초등국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발의 과제와 전망

Three Suggestions for Developing the New Curriculum of Korean Language Art for the Elementary G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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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이 논문에서는 문·이과 통합교육을 지향하며 새롭게 고시될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해 고려해야 할 과제를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여기에는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성을 살리면서 국어과교육이 지닌 통합적 속성을 실현하는 방법과 그 지향을 담았다.

    첫째,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은 교육과정 문서부터 통합적으로 개발함으로써 국어과교육의 통합성을 드러내야 한다. 이는 교육과정 문서의 구성 요소들을 서로 통합하여 단순하고 간명한 교육과정을 개발함으로써 가능하다. 둘째, 국어과 교육의 독자성을 드러내는 주요 요소인 ‘텍스트’ 선정을 중시하여 국어과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 순수과학, 기술과학 등의 내용을 담은 텍스트 선정의 기준을 체계화하여 제시하고, 텍스트와 지도내용이 통합되도록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교육과정에서 실제교육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는 교육내용의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 ‘지도내용’과 ‘언어활동’ 사이의 통합성을 추구하는 성취기준을 선정함으로써 이 과제가 실현될 수 있다.

    이들 방안은 ‘초등국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개발을 지향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또한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성이 중등 국어교육과 연계를 이루도록 하는 고심도 담겼다. 각 급 교육의 독자성과 연계성을 살리며, 문·이과 통합교육의 시대에 적합한 교육과정이 개발되기를 전망한다.


    In 2015, a new curriculum of Korean Language Art will be introduced. Our education, especially elementary language education will changed to an integrated-model education. In a view of elementary language education, it is most important to develop the pedagogical contents in the integrated curriculum. Therefore, I suggest three things, in order to develop the high-quality curriculum as follows.

    (1) The curricula documents of the integrated Korean Language Art should be simplified to be understood by teachers easily.

    (2) The pedagogical contents in the integrated curriculum of Korean Language Art contain the texts of various languages including topics of natural sciences.

    (3) The standards of the curriculum should combine at least two language activities among listening, speaking, reading, and writing.

  • KEYWORD

    초등국어교육 , ‘통합성’ ,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 , 교육내용 , 텍스트 , 지도내용 , 언어활동

  • Ⅰ. 문·이과 통합 교육 시대를 맞는 초등국어교육

    2011년에 각 교과 교육과정이 고시된 지 4년 만에 또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있다. 2009년에 교육과정 개정을 시작할 때나 또 다시 개정을 앞둔 지금이나, 학문공동체는 이전 교육과정에 대한 비판과 문제점에 대해 충분한 반성과 고민과 토론의 시간을 갖지 못한 채 다시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 혼란과 문제점이 적지 않다.1)

    초등국어교육의 과제도 무겁다. 개정될 교육과정의 지향점인 ‘문·이과 통합교육’에 대한 요구와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적인 지향이 새로운 교육과정에 담겨야 한다. 두 가지 과제가 대두된 셈이다. 하나는 ‘문·이과 통합교육’의 실현이고, 또 하나는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성의 구현이다. 이 두 가지의 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초등국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발의 과제를 밝혀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한 탐구의 방법은 기존의 초등국어과 교육과정2)에서 계승할 점을 탐색하고, 새로운 시대적 요구와 지향점을 모색하여 그 둘을 통합하는 것을 택하기로 한다. 교육이 지닌 보수적 속성상 과거의 교육과정에서 계승되어야 할 점이 있게 마련이므로, 이를 탐구하여 드러낸다. 또, 교육의 미래지향적인 특성에 따라 새로운 요구에 대한 체계적인 반영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그에 대한 구현 방법도 탐구해야 한다.

    먼저, 기존의 교육과정에 대한 계승 문제는 국어과교육의 핵심을 추출함으로써 가능하다. 제4차 국어과 교육과정 이후 국어과교육의 핵심은 ‘언어’, ‘문법’, ‘문학’으로 이해된다(한철우, 2004). 물론 ‘문법’을 ‘언어’에 포함시켜 ‘언어’와 ‘문학’의 이원적 구조로 국어교육을 보는 논의도 있고(한명숙, 2006), 이를 바탕으로 ‘문법’을 ‘언어’에 관하여 아는 지식으로 보아 ‘언어’ 안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초등국어교육의 관점에서는 이와 같은 인식도 가능하다.

    여기에 추가해야 할 새 시대의 요구인 ‘통합’은 ‘문·이과 통합’을 지향한다. ‘역량 강화’라는 지향도 부각되며 추가되는 추세다. 이는 ‘문·이과 통합교육’의 기반이 되는 국어능력과 그 역량을 강화하는 통합형 국어과교육과정 개발에 대한 과제다. 그 답은 명료하다. 그동안 초등국어교육에서 해 왔던 ‘통합성’ 구현의 성과가 교육과정 구현되도록 하면 된다.

    실제적인 과제는 교육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초등국어과 통합형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타일러(Tyler)가 교육내용 조직의 원리 가운데 하나로 ‘통합성’을 제시한 이후 교육과정 개발의 기본으로 인식되어 온 ‘통합성’을 담아내는 일은 어렵지 않다. 시대 변화의 흐름 속에서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의 교육적 흐름을 반영하면 된다. 그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성과 중등과의 연계성 및 통합성을 확보하는 국어과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할 것이다.

    과제의 해결의 과정에는 이미 진행되어 온 다양한 ‘통합’ 관련 논의가 뒷받침이 되어 준다. 언어와 문학의 통합으로 국어과교육을 전개하는 설계를 보여준 논의(한명숙, 1995)부터 문학이나 문법 영역 간의 통합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통합적 국어교육의 성격을 밝힌 논의(이재승, 2006)와 초등학교 국어 학습 부진을 통합교육 방안으로 극복하자는 주장(이경화, 2009) 등 초등국어교육에서 ‘통합’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다. 최근에는 그 논의 방향도 다양해졌다(김상욱, 2008천경록, 2009김주환, 2010김명순, 2011서현석, 2012이경화, 2011임칠성, 2011이관규, 2011김종률, 2012 등).

    ‘통합’은 실제 초등교육 현상에도 이미 도입되어 있다. 교육기관, 학교, 교사, 사회 사이의 행동적 합의를 이루게 하고, 잠재적 교육 가능성 개념의 도입으로 교육력을 증진한다는 관점으로 통합교육과정도 일찍이 논의되었으며(김재복, 1983:63), 최근에는 통합교육에 대한 새로운 조명도 이루어졌다(조상연, 2014:79~103). 이런 기반은 초등국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발의 초석이 되어 준다. 여기에 ‘문·이과 통합교육’의 지향을 담아내고, 새 교육과정으로서의 변화와 발전을 지향하며, 초등국어과교육의 독자성을 구현하면 새롭게 개발되는 초등국어과 교육과정으로서의 위상과 가치를 드러낼 수 있으리라고 본다.

    1)2014년 6월 20일(금),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열렸던 ‘문‧이과 통합 국어과 교육과정 재구조화를 위한 공개 토론회’에서는 이와 같은 혼란과 문제점이 청중 종합 토론의 마당에서까지 명료하게 제기되었다.  2)‘초등국어과 교육과정’이라 함은 제1차~제6차까지의 ‘국민학교 국어과 교육과정’과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제7차 이후의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초등에 해당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을 일컫는다.

    Ⅱ. 국어과교육의 통합 지향 성과와 가능성

       1. 통합의 개념과 지향

    ‘초등국어과 통합형 교육과정’은 ‘통합’이 초등국어과 교육과정에 수용할 가치가 있으며 이미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이미 ‘통합’은 적용도와 지향도가 높은 주제로 초등교육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초등 통합교육에 대한 교육과정 개발 논의도 진행되었다(강충열· 정광순, 2009). ‘통합’을 넘어서서 이른바 ‘STEAM 교육’이라 하여 융복합적 교육이 초등학교와 중학교 현장에서 시도된 지도 2년 여 세월이 흐른 시점이다.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교육에서 ‘통합’은 ‘학습’이라는 목적을 위하여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나누어진 여러 요소를 모아서 합쳐 하나로 체계화한다는 뜻을 지닌 용어다. 교육학 용어로서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이 확인된다.

    ‘통합’이 지닌 핵심은 ‘학습의 요소를 일정 원리에 따라 합하여 체계화’한다는 데 있으며, 그런 점에서 단순히 둘 이상을 하나로 합치는 ‘복합’이나 ‘체계화’를 위해 ‘구별’을 지향하지 않는 ‘융합’과도 다른 개념이다.4) 그것은 ‘일정 원리’에 따른 ‘체계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구체화되며, ‘체계화’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 통합된 요소 간의 ‘구별이 없게’ 하지는 않는다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이 통합은 ‘둘 이상의 요소를 합치된 각 요소의 독자성이 살아나도록 하는 체계화’를 뜻한다.

       2. 국어과교육의 통합적 속성

    국어과교육은 기본적으로 통합의 속성, 즉 ‘통합성’을 견지하고 있다. 그것은 국어과교육이 다루고 있는 교육내용 요소로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언어학습이 상호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문법과 문학 등의 학습이 언어활동과 상호 통합적으로 이루어 진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국어교육은, 특히 초등국어교육에서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서로 통합하여 지도하는 총체적 언어교육(whole language)의 접근법을 활발히 수용하고 시도해 왔다. 언어와 문학의 통합에 대한 전망(A Whole language and literature perspective, Ruddell, 1992: 612-620)이나 총체적이고도 정서적이며 인간적인 국어교육의 장을 열 수 있는 통합적 언어교육으로서 ‘문학기반 국어교육’이라 불리는 ‘문학을 통한 언어 학습 프로그램’(literature-based program, Cullinan, 1992:69, 426)의 적용 가능성 등도 국어과교육의 통합적 속성에서 비롯된다. 이 통합은 학습자의 언어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문학작품 텍스트를 활용하면서 그 둘을 서로 통합하는 방식이다.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 때 최초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국어과 교과서에 구현되었다.5)

    문학 텍스트 외에도 국어과교육은 학습자의 언어능력을 기르기 위해 특정 텍스트와 언어활동을 통합한다. 언어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텍스트의 활용이 필요하므로, 대부분의 국어과 수업은 특정 제재를 듣거나 읽고, 그것을 활용하여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의 학습을 진행하게 된다. 문법능력이나 문학능력을 기르는 수업도 마찬가지로 특정 텍스트를 활용한다. 이런 속성을 활용하여 2007 국어과 교육과정은 성취기준 수준에서 텍스트와 언어활동의 통합을 시도해 보였다. ‘담화, 글, 언어자료, 작품의 수준과 범위’를 먼저 제시하고, 그것과 실제로 가르칠 지도내용을 통합하여 ‘성취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이다.6) 이런 통합의 결과 ‘광고에 나타난 정보의 신뢰성을 평가한다.’(5학년 읽기 영역)와 같은 성취 기준이 제시되었다. 그 결과 ‘광고’라는 텍스트와 ‘정보의 신뢰성 평가’라는 ‘지도내용’을 통합했다. 지나치게 도식적이라는 한계가 있으나 텍스트와 언어활동의 통합을 분명히 드러내는 성과를 보였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국어교과에서 다루어지는 언어가 ‘대상언어’와 ‘도구언어’(최현섭 외, 2005:125)로 구분되는 데서 비롯된다. 가르쳐야 할 목적과 내용이 되는 ‘대상언어’와 이 ‘대상언어’를 가르치는 데 사용되는 ‘도구언어’는 국어과교육이 다루는 언어의 두 축을 이룬다. 그리고 이 두 언어가 교육과정, 교과서 및 실제 수업에서 모두 통합되어 나타난다. 교육과정에서 대상언어는 교육내용으로서의 ‘영역’으로 나타나고, 각 영역의 성취기준에서는, 특히 문법과 문학 영역에서는 그것을 도구언어와 통합해낸다.7) 교실의 국어과 수업에서 그 통합은 더욱 활성화된다. 학습자의 듣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말하기, 읽기, 쓰기 등의 수단언어를 활용하게 되고, 읽기능력을 기르기 위해 듣기, 말하기, 쓰기의 수단언어 및 문법학습을 활용하기도 한다. 국어과교육 자체가 ‘대상언어’와 ‘도구언어’의 통합으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국어과교육에서 ‘통합’의 의의는 학습자 중심 언어교육의 원리로 제시된 ‘통합성’(Moffett & Wagner, 1992:20~47, 신헌재·이재승 편역. 1997: 67~125)에서도 나타난다. 이 ‘통합성’은 지식 구조가 효과적으로 종합될 수 있도록 학습 내용 간에 서로 유기적 관련을 맺으며 통합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원리이다. 그것은 또한 ‘국어과 수업에서 다루어지는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통합될 때 교수·학습의 효과가 더 높아진다’는 교수·학습 원리이기도 하다.

    이상의 고찰로 국어과교육이 지닌 통합적 속성이 파악되었다. 지도내용과 언어활동, 텍스트와 지도내용, 대상언어와 도구언어 등의 요소가 서로 통합될 수 있는 속성을 국어과교육은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통합적 속성은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을 구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문·이과 통합의 지향을 담고, 새 시대의 국어과 교육과정으로서 보이는 변화와 발전이 담기면 바람직할 것이다.

       3. 초등국어과교육의 통합 실현 양상과 성과

    초등교육 현장에서 ‘통합교육’은 크게 두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다. 그 중 하나는 통합 교과의 형태로 나타나는 교육과정의 통합이다. 1970년대에 들어서 학문중심교육과정에 대해 지나친 분과주의, 현실과 유리된 학문에의 편중성 등이 그 단점으로 지적되면서 기존의 학문중심교육과정을 비판하고 새로운 대안으로서 지식의 종합적 접근이 시도되었다.

    교육과정 통합은 크게 세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교육대학교직교재편찬위원회 편, 1985:23-35). 첫째, 지식의 폭발 현상에 대비하는 지식 영역의 상호관련 및 학습에서 목적과 의의를 부여하는 인식론적 기능이다. 둘째는, 학습을 용이하게 해 주고 학습을 통한 인격의 발달과 통합을 도우며 학생 상호 간의 긴밀한 인간적 교섭을 촉진하게 하는 심리적 기능이다. 셋째로 간학문적 접근을 필요로 하는 사회 문제를 다룰 수 있으며 학교와 사회를 연결시키는 사회적 기능이다.

    초등학교 통합교육의 또 다른 현상은 ‘통합적 학습’이다. 교과 내 학습 요소들을 통합해 내면서 이루어지는 ‘통합적 학습’은 학습의 전체성과 통일성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흔히 활용된다. 사회 현상은 갈수록 분화되지만 그와 비례하여 분화된 현상들 사이의 상호관련성이 높아지고 있어, 여러 학습 영역이나 내용들의 통합을 꾀함으로써 상호관련성을 높일 수 있다. 부분으로부터 전체를 조망하는 시각도 길러 준다.

    초등학생들은 학습 주제가 통합적일 때 더 깊은 수준으로 더 많이 학습한다(Fisher & Terry(3Ed), 1990:479). 통합된 학습은 의미 있는 학습 상황을 부여해 줌으로써 학습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효과를 올린다. 그래서 학습이 통합될 경우 교실은 변화된다. 학습자 쪽에서는 학생의 개인차가 고려되어 흥미와 동기가 촉진되고, 학생들 각자의 활동과 서로 간의 상호작용이 증대됨으로써 학습 효과를 증가시켜 준다.

    ‘통합적 학습’은 교사의 교수 효율성도 높인다. 학습이 통합되었을 때 교사는 교수 학습 활동을 계획하고 교실 안의 상황과 요구에 적합한 학습 내용과 방법을 고안하는 연구자로서의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보람을 얻게 될 것이다. 그 성과는 학생들에게로 돌아간다. 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 따른 초등국어과 교과서가 ‘통합형 교과서’를 표방한 데는 이런 점을 고려한 선택이 반영되었으리라 이해된다.

    기실 초등국어과 교과서는 다양한 통합 실현의 면모를 보여 왔다. 첫째, 서로 다른 언어사용기능의 통합이다. 한 단원의 학습에 듣기·말하기와 읽기, 쓰기, 문법, 문학 등 두 세 영역의 성취 기준이 반영되게 하고, 그 학습 요소들을 통합한 단원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대단원 체제로 개발된 제7차 국어과 교과서에서 이미 시도된 형태인데, 한 단원의 학습에 서로 다른 영역의 성취기준을 통합해 넣음으로써 두세 영역의 언어사용기능을 익히는 학습이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한 것이다. 이로써 실제 수업에서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의 언어사용이 통합되고, 그것이 문법 및 문학 교육과도 서로 통합되게 했다.

    둘째, 국어과 교과서에는 ‘내용 성취기준’과 텍스트의 통합도 시도되었다. 2009 국어과 교과서에서 ‘국어 자료의 예’에 제시된 텍스트와 ‘내용 성취기준’을 서로 통합하여 각 단원 학습과 차시 학습을 구성한 것이 그 예다. 2007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성취기준 자체에 텍스트와 지도내용을 통합하여 제시한 예도 있다. 이렇듯 국어과교육에서 텍스트와 지도내용을 서로 통합될 수밖에 없는 속성을 지닌다.

    셋째, 교과서에는 ‘내용 성취기준’과 언어활동의 통합도 실현된다. 이 것은 교육과정 각 영역별 ‘내용 성취 기준’을 도구언어가 되는 언어활동과 통합하는 방식이다. 가령, 3-4 학년 군 읽기 영역의 ‘내용 성취 기준’인 “(1) 글을 읽고 대강의 내용을 간추린다.”에 도달하기 위한 차시학습의 경우, 학습자의 읽기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말하기나 쓰기 등의 언어활동을 해 보게 함으로써, 읽기학습과 말하기, 쓰기 등의 언어활동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통합은 국어교과를 방법 교과로 인식하기 시작한 제5차 교육과정기의 교과서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정리하자면, 초등국어과교육이 시도해 온 통합은 언어사용기능 간의 통합, 성취기준과 텍스트의 통합, 성취기준과 언어활동의 통합 등으로 나타난다. 이런 통합 양상은 특히 초등국어과교육의 기본적 속성이기도 해서 항존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국어과 교육과정 문서에 구현하면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여기에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의 지향을 담아내고 아울러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성을 구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3)사전적 의미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 인용. ‘조직’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개체나 요소를 모아서 체계 있는 집단을 이룸”을 뜻하고, ‘체계’는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를 뜻하는 말이다.(진하게는 필자)  4)합해진 요소들 사이에 구별이 있다는 점에서 통합은 융합과 다르다. ‘융합’은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게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듦”을 뜻한다.  5)제7차 초등국어과 교과서에서는 시, 설화 등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설득의 언어사용 능력을 기르게 하거나 문법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시도되었다. 김경성의 <할아버지 등 긁기>(5-2 ≪말하기‧듣기‧쓰기≫, 48)로 “표준어와 방언에 대하여 알아봅시다.” 라는 목표의 수업이 이루어지게 하거나, ‘지혜로운 아들’이라는 옛이야기를 설득 단원(3-1 ≪읽기≫, 63~67)에 수록하여 ‘이어 주는 말’을 학습하는 등 많은 문학 제재가 언어능력을 기르는 데 활용되었다. 이와 같은 접근법은 제7차 중학교 국어과 교과서에서도 시도되었다. 윤선도의 시조“보리밥 풋나물을~~~” 한 수가 ‘국어의 언어적 특징’을 가르치는 단원(2-1 ≪생활국어≫, 66)에 수록되었고, 김남조 시인의 수필 ‘할머니의 옛날 별’이 ‘좋은 화제로 말하기’를 가르치는 단원(3-1 ≪생활 국어≫, 28~31)에 수록되는 등 문학기반 국어교육을 시도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6)2007 국어과 교육과정 5학년 읽기 영역의 성취기준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7)다음과 같은 성취기준이 이에 해당한다. ∙한글 낱자(자모)의 이름과 소릿값을 알고 정확하게 발음하고 쓴다.(2009, 1-2/문법) ∙소리와 표기가 다를 수 있음을 알고 낱말을 바르게 발음하고 쓴다.(2009, 3-4/문법) ∙글에 대한 경험과 반응을 다른 사람과 나눈다.(2009, 5-6/문학) ∙문학 작품에서 재미있는 내용을 그림이나 말로 표현한다.(2007, 1/문학) ∙문학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을 바꾸어 쓰고, 그 의도의 효과를 설명한다.(2007, 5/문학)

    Ⅲ. 초등국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발의 과제

       1. 교육과정 구성 요소가 통합된 새로운 체제 개발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의 출발은 교육과정 문서 체제의 구성에도 적용되는 지향점이다. 교육학 용어로 ‘통합성’의 의미는 어떤 신념이나 이론 체계에서 구성 요소들이 모순, 갈등, 충돌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응집력을 가진 상태를 뜻하며, 구성 요소들이 서로 의미 있게 연결되어 상호보존적인 정도가 높은 것을 통합성이 높다고 한다(서울대사범대학 교육연구소 편, 1986:572). 교육과정 내용 조직의 원리로 받아들여지는 이 ‘통합성’이 국어과 교육과정 개발에도 적용된다면 미래 지향적인 새 교육과정을 전망할 수 있겠다.

    2009 국어과 교육과정이 보인 ‘통합’ 시도는 영역 간 통합과 언어사용의 실제에 대한 통합 두 가지로 이루어졌다. 이 중 듣기교육과 말하기교육을 통합하여 듣기·말하기 영역으로 교육내용을 체계화한 것은 최초로 이루어진 언어기능 간의 통합 시도다. 이에 따라 ‘내용 성취기준’ 또한 듣기교육과 말하기교육이 통합된 문장으로 진술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8) 결국 6개 영역이 5개 영역으로 축소되었고, 교육과정 내용체계도 변화하였다.

    변화는 언제나 가능하다. 교육과정 체제의 ‘통합’을 이루는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발도 시도해 볼 수 있다.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요소는 ‘목표, 내용, 방법, 평가’의 네 가지다. 이 구성 요소들을 재구조화한 새로운 체제의 개발이 불가능할 리 없다. 교육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교육내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문서를 개발하면서 방법과 평가를 통합하여 제시하는 방식도 그 한 예가 될 것이다. 그 결과는 교육과정 문서를 간결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실질적으로 교육과정 문서는 짧고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제시되어야 가독성이 높아진다. 복잡하게 제시된 교육과정의 문장들이 실제 수요자인 독자들에게 외면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9)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내용’ 항목의 제시 방식과 효율성에 대한 재고는 절실하다. ‘내용’ 항목은 학교교육과 가장 긴밀하게 관련되는 것이며, 무엇을 가르칠지를 결정하는 ‘교육내용’을 제시함으로써 실제 수업과도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다. 그러므로 간명하고 단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예가 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 나타난다. 성취기준을 3단계로 제시함으로써 복잡함을 더했다. ‘학년 군 성취 기준’이나 ‘영역 성취 기준’이 실제의 교육에서 특별한 기능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운영하는 초등교육에서 이런 교육과정의 여러 성취기준을 이해하고 해독하는 교사들은 극히 적다. 복잡한 체제의 교육과정은 그 접근성과 가독성을 낮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문서의 기본 품격과 ‘이용후생’, ‘실사구시’의 실효성 사이에서 균형감을 갖추는 교육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교육과정 문서에서 ‘내용체계’와 성취기준의 통합도 고려해 봄직하다. 제6차 교육과정 때부터 이 ‘내용’은 크게 두 가지 층위로 제시되었는데, 하나는 ‘내용 체계 표’이고, 다른 하나는 지도 내용으로서 ‘성취기준’이다. 이 중 ‘내용체계 표’의 실효성은 재고가 요청된다. 초등국어과교육의 관점에서는 더욱이 ‘내용체계 표’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더욱이 그것이 국민공통의 ‘내용 체계 표’로 제시된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 때부터 그 안에 제시된 내용이 초등의 학년별 성취기준과 호응하지 않는 것도 있어서 문제점으로도 지적이 되었다(한명숙, 2011, 2012). ‘언어사용의 실제’가 제시되어 있다는 점 외에 ‘지식/기능/태도’로 범주화된 ‘내용체계’의 하위 내용들이 지니는 의미가 일선 교사들에게는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학년 군별 교육과정의 체제도 재고가 요구된다. 초등국어과교육의 관점에서 2009 국어과 교육과정의 학년 군별 ‘내용 성취 기준’은 교과서에 구현되는 과정에서는 결국 학년 별로 성취기준을 배당하였고, 학년 군별 교육과정의 취지는 ‘지속 성취 기준’으로만 반영되었다. 그러나 ‘지속 성취 기준’의 비중은 1~4학년을 통틀어 볼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다음 표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각 학년 군별로 전체의 약 1/2에 해당하는 성취기준은 각 학년별로 배당되어, 학년 군별 교육과정으로서의 위상이 낮다. 더욱이 한 학년, 한 학년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는 초등학생들에게 두 개 학년을 하나로 묶어 일괄적인 성취기준으로 교육하는 방식은 적합성이 낮다. 이에 대한 보완과 수정이 필요하다.

    차기의 교육과정이 교육과정 구성 요소들 간의 통합을 구현하기 위해 해야 할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국어과교육의 목표, 내용, 방법, 평가 등 교육과정 문서에 꼭 필요한 요소를 선별하고 통합하여 제시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또 하나는 초등과 중등의 국어과교육이 연계되면서 서로 구별되도록 하여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성을 살리는 교육과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2. 텍스트와 지도내용의 통합

    국어과교육은 텍스트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듣기능력과 말하기능력을 기르는데 활용되는 음성언어 텍스트, 읽기와 쓰기 능력을 기르는 데 활용되는 문자언어 텍스트 및 미디어 문식성(Media Literacy)를 기르는 일명 ‘매체언어’라 불리는 텍스트 등 적어도 세 가지 형태의 언어 유형별 텍스트를 활용한다.

    국어과교육에서 다루어져야 할 텍스트가 교육과정에 명시적으로 제시된 때는 제1~2차 초등 국어과 교육과정부터다. ‘언어 경험의 요소’라 하여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로 나누어 텍스트 및 텍스트성을 지닌 언어경험을 제시했다. 이어 제3차 초등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영역별 ‘지도사항’에 이어서 그 지도를 위한 ‘주요 형식’을 영역별로 제시하였다. 이것이 제5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각 학년별, 영역별 지도내용에 통합되어 진술되다가, 제6차~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제4차 때처럼 텍스트 요소가 희미해진다. 이후 2007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다시 텍스트가 교육과정의 주요 구성 요소로 살아나 현행 국어과 교육과정에 이어진다.

    종합해 보면 교육과정 문서에 텍스트를 제시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 독립적으로 텍스트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제1~2차 및 2007, 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활용한 것이다. 이 방식은 다시 다음의 두 가지로 구체화된다.

    둘째, 텍스트를 독립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지도내용과 결합하여 제시하는 방식도 나타난다. 제5차 국어과 교육과정이 이 방식을 택하였다. 다음과 같은 성취기준이 이에 해당한다.

    위의 ‘내용’에는 통합성이 구현되었다. 텍스트와 지도내용의 통합 및 영역 간 언어활동의 통합이 나타난다. 듣기나 말하기 영역의 지도내용에 ‘동시’, ‘동화’ 등의 문학 텍스트가 통합되어 있기도 하고, 쓰기나 읽기 영역의 지도내용에 ‘토의한다’, ‘이야기한다’와 같은 음성언어 활동이 통합되기도 했다. 텍스트, 지도내용, 언어활동의 통합적 진술이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문·이과 통합’을 구현할 요소는 텍스트다. 실제 교육에서 활용될 ‘이과’ 내용의 텍스트를 체계화하여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함으로써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분야 등 다양하고 다채로운 분야의 텍스트가 교과서 제재로 수록되도록 해야 한다.10) 교육과정 문서에 ‘이과’ 텍스트를 제시한 예는 제1차와 제2차 국어과 교육과정에 나타난다. 공히 ‘국어과 읽기의 주요한 주제’라는 항목으로 제시되었는데, 여기에서 ‘이과’ 분야에 해당하는 주제를 볼 수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비록 두 교육과정에 같은 내용이 제시되었지만, 이런 계획이 이후의 국어과 교육과정에는 없다. 그러나 국어과교육에서 ‘텍스트’는 문·이과 통합을 뒷받침할 핵심적인 기능 요소다. 국어과교육에서 ‘이과’ 분야인 자연과학 관련 제재를 다루어줌으로써 문·이과 통합의 교육적 지향에 기반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등교육 시기부터 학생들이 순수과학이나 기술과학 관련 제재를 듣고, 읽으며 성장하여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세계를 경험하며 성장하도록 돕는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문 분야의 분류나 도서분류법 등을 활용한 텍스트 선정의 체계화를 구현해야 한다. 구체적인 과제는 국어과 교육과정에 텍스트를 제시하는 방식을 탐구하는 것이다.11)

       3. 지도내용과 언어활동의 통합

    학습자의 국어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국어교과는 그에 해당하는 특정한 ‘지도내용’을 선정해서 가르쳐 왔다. 가령, 글을 읽고 주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줄거리 간추리기’를 가르치고, 표준서체에 맞게 글씨를 쓰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바르게 글씨 쓰기’를 가르치며, 어휘력을 기르기 위해서 낱말의 종류, 뜻, 쓰임 등을 가르치는 등의 ‘지도내용’이 그것이다. 이들 ‘지도내용’은 각 교육과정마다 새롭게 선정되기도 했고, 같거나 유사한 ‘지도내용’이 반복, 계승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국어과교육에서 ‘지도 내용’은 실제의 교육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교육과정 요소다. 교육과정에 따라 ‘지도 목표’(제1차), ‘학년 목표’(제2차), ‘지도 사항’(제3차), ‘내용’(제4~5차), ‘학년별 내용’(제6~7차), ‘성취 기준’(2007, 2009) 등의 용어로 제시된 것에는 필수적으로 이 ‘지도내용’이 함유되어 있다. 이들은 교육과정의 가장 미시적인 요소이며, 실제 교육과 교육과정 문서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것이다.

    ‘지도내용’은 주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언어활동과 통합을 이루었다. 제1차 국어과 교육과정 ‘지도 목표’부터 2009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 성취 기준’에까지 나타난다.

    위에 예시된 내용들, 이를 통틀어 ‘성취기준’이라 일컫겠는데, 이들 성취기준에 담긴 요소는 세 가지다. 하나는 ‘텍스트’ 요소고, 다른 하나는 ‘지도내용’ 요소이며, 또 하나는 ‘언어활동’ 요소다. 위에서 예로 든 성취기준의 진술에는 이들 요소 중에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가령 ‘읽는 이의 마음을 고려하며 축하하는 글을 쓴다’는 성취기준에는 ‘축하하는 글’이라는 텍스트 요소가, ‘읽는이의 마음을 고려하기’라는 지도내용 요소가 들어 있다. ‘장면을 떠올리며 소리 내어 읽는다.’에는 텍스트 요소가 없으나 ‘장면을 떠올리기’라는 ‘지도내용’ 요소와 ‘읽는다’라는 언어활동 요소가 통합되어 있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의 진술에서는 ‘언어활동’ 요소가 중요하다. 그것은 ‘듣는다’, ‘말한다’, ‘읽는다’, ‘쓴다’와 같은 언어활동으로 진술될 수도 있고, ‘이해한다’, ‘파악한다’와 같은 사고활동으로도 진술이 가능하다. 또, ‘기른다’, ‘나눈다’, ‘가진다’, ‘사용한다’, ‘지닌다’와 같은 언어활동이나 사고활동 외의 요소로 진술될 수도 있다. 2007 국어과 교육과정에서는 쓰기 영역의 학년별 성취기준 24개 중 23개의 성취기준이 ‘쓴다’로 진술되었고, 말하기 영역에서는 주로 ‘말한다.’로 성취기준이 진술되는 등 주로 언어활동 중심으로 성취기준을 진술했다.

    ‘지도내용’과 ‘언어활동’의 통합이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제3차 국어과교육과정이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네 영역의 ‘지도 사항’을 보면, ‘가르쳐야 할 내용+언어활동’의 방식이 보인다.

    제3차 초등 국어과 교육과정의 ‘지도 사항’은 문장 형태가 아닌 방식으로 진술되었다. 그러면서도 가르쳐야 할 요소에 언어활동 요소를 결합하는 방식의 통합을 보였다. 9개 국어과 교육과정 중 유일하다. 물론 이 또한 반드시 필요한가를 짚어 봐야 한다. 각 영역별 지도내용이 그 영역의 명칭으로 진술되면서 제시되었으니, 굳이 듣기 영역의 지도내용에 ‘듣기’를, 쓰기 영역의 지도내용에 ‘쓰기’라는 ‘언어활동’을 넣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문법 영역이나 문학 영역의 지도내용 이라면 모를까…….

    교육과정의 전문화를 위한 과제는 지도내용과 언어활동을 어떤 방식으로 통합하여 제시하면 좋을지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므로 교육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둘을 통합해야 할 것이다. 가르쳐야 할 지도내용 요소를 선정하고 그것을 어떤 언어활동으로 다루게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다. 언어활동의 층위도 고민해야 한다. ‘말한다’, ‘쓴다’ 등의 언어활동뿐만 아니라 ‘낭독한다’, ‘설명한다’, ‘안내한다’, ‘표현한다’, ‘발표한다’ 등의 언어활동이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진술에 활용되었는데, 거기에 어떤 특별한 원리나 전문적 체계가 보이지는 않는다.

    ‘언어활동’을 ‘지도내용’과 통합하기 위해서는 ‘언어활동’의 심층을 이루는 ‘사고활동’에 대한 탐구도 이루어져야 한다. 언어와 사고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에 국어교육과 사고와의 관계는 깊이 있게 탐구되었고(이삼형 외, 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사고활동’은 기실 성취기준을 진술하는 술어로 제시되어 왔다. ‘안다’, ‘이해한다’. ‘헤아린다’, ‘확인한다’, ‘파악한다’, ‘판단한다’, ‘예측한다’, ‘추측한다’, ‘정리한다’, ‘간추린다’, ‘평가한다’, ‘수용한다’, ‘적용한다’, ‘상상한다’, ‘반응한다’, ‘활용한다’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닌다’, ‘가진다’ 등 태도 및 정의적 지도내용을 포함하는 성취기준도 제시되었다.

    차기 국어과 교육과정은 이들 언어 및 사고 활동을 체계화하고 지도내용 요소와 적합하게 결합 및 통합하여 성취기준 진술의 전문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영역의 설정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만일 읽기, 쓰기 등의 영역이 그대로 존재하게 된다면, 그 영역의 성취 기준에는 굳이 ‘읽는다’, 쓴다’와 같은 술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영역 설정과 그에 따른 성취기준 사이의 통합도 요구된다.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영역 설정의 문제는 민감하다. ‘한 지붕 세 가족’ 의 논의(한철우, 2004) 이후 국어교육학계는 세 영역 6분법을 유지해 오다 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통합하여 세 영역 5분법의 체계가 마련되었다. 2007 국어과 교육과정 때 문법과 문학 영역을 ‘언어사용’에 포함시키려 했던 시도가 있었듯이(한국교육과정평가원, 2005:39), 영역 ‘통합’ 논의를 확장한다면, 다른 구분법도 가능하다. 가령 제4차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보였던 ‘언어 이해’와 ‘언어 표현’의 구분법을 중심으로 하고 그것을 ‘문법’ 및 ‘문학’과 통합하는 방식의 구분법도 가능하다. 문학교육이 언어사용교육에 포함될 때의 부정적 결과에 대한 우려(이주섭, 2010:77)가 있지만, 초등국어교육에서는 이들의 통합을 시도해 볼 만하다.

    8)다음과 같은 ‘내용 성취기준’에서 이와 같은 시도를 볼 수 있다.   9)국어과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되는 내용이 다섯 가지로 나타난 것은 제6차 국어과교육과정이다. ‘국어과교육의 성격, 목표, 내용, 방법, 평가’가 그것인데, 이 때 최초로 제시된 ‘성격’ 항목은 2009 국어과 교육과정에 사라졌다. 그러나 간명한 교육과정 문서를 추구한다 해도, 국어과교육이 지니는 ‘성격’은 목표 및 내용과 통합적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국어과 교육과정이 수요자를 위한 문서가 되도록 해야 한다.  10)2007 국어과 교과서에 수록된 자연과학 분야, 즉 ‘이과’ 내용의 제재로 ‘동물들의 잠’(2007, 2-1 ≪읽기≫), ‘나비박사 석주명’(제7차 3-1 ≪읽기≫), ‘우리나라 곤충의 사계’(제7차 6-2 ≪읽기≫) 등이 있다. ‘혈액형과 성격’(2007 6-2 ≪읽기≫)과 같은 학문 통섭적인 제재도 수록되었다.  11)2007 국어과 교육과정의 경우 학년마다 제시된 텍스트의 종류를, 가령 4학년에서 ‘전기문’ 제재, 5학년에 ‘서평’ 제재 식으로 제시된 것을 따르느라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고, 학생들은 다양한 유형의 텍스트를 경험할 기회를 놓쳤다. 2009 국어과 교육과정의 경우 이런 단점이 극복되었으나 학년 군별로 경험할 수 있는 텍스트 유형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텍스트를 제시하는 특정한 체계나 논리가 세워지지는 않았다.

    Ⅳ. 초등국어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전망

    이 논의에서는 온고이지신의 방법으로 과거 교육과정에서 취할 것과 버릴 것을 탐색하여 새롭게 정비하고, 새 시대의 요구를 분석하고 살펴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과제에 대하여 거론하였다. 논의의 기준은 ‘초등국어과교육’과 ‘통합’의 관점이다. 그 결과 차기 초등국어과 교육과정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세 가지로 제시했다.

    이 세 가지 과제에는 세 가지 지향이 담겼다. 하나는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실현하는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초등국어교육의 독자성을 구현하는 것이다. 나머비 하나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걸맞게 교육과정 자체의 변화와 발전을 보이는 것이다. 이 세 가지 과제 실현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교육과정으로서의 변화와 발전은 교육과정 문서를 알아보기 쉽고 간명하게 제시하는 방안의 모색으로 구체화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구성 요소들 사이의 통합으로 간명하고 가독성을 높이는 교육과정 문서를 개발해야 하며, ‘내용체계 표’에 대한 과감한 재구조화 및 제시 방식도 고민해 봐야 한다. ‘방법’ 및 ‘평가’에 대한 계획은 교육내용을 중심으로, 혹은 서로 통합하여 제시될 수 있다. 여기에 협동학습 이론이나 방법, 전략 등을 적극 소개함으로써 국어과 교수·학습의 진정한 변화가 교실 수업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모색도 가능하다.

    둘째,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의 실현은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 제시로 가능하다. ‘문과’와 ‘이과’의 여러 지식 내용을 담은 다양한 분야의 텍스트를 균형 있게 선정하여 체계적 분류로 제시해야 한다. 텍스트의 다양성과 주제의 범위를 확장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셋째, 초등국어과교육의 독자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도내용’과 ‘언어활동’을 통합한 성취기준을 선정해야 한다. ‘지도내용’과 ‘언어활동’을 통합 방식은 ‘언어활동’을 진술하는 원리와 체계를 개발하고, 언어와 사고와의 상관관계를 고려한 ‘사고활동’까지 ‘지도내용’과 통합될 수 있도록 하는 성취기준을 선정하고 진술해 보임으로써 가능해진다. 성취기준은 텍스트 요소, 학습내용 요소, 언어활동 및 사고활동 요소가 모두 드러나 도록 통합하여 제시하면 좋을 것이다.

    문·이과 통합교육의 시대에 초등학교 학생들은 이과 분야의 제재를 듣거나 읽고, 그에 대해 쓰고, 대화하고, 주제를 정해 토의 토론하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지리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천체과학 및 철학, 종교, 예술 등에 대한 제재를 망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 경험이 차후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목의 학업에 바탕이 될 것이며, 미래의 인문학자와 과학자를 육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통합교육은 새로운 창조다. 진정한 통합이 교과안의 여러 요소들을 서로 결합시키고 통일하여 새로운 하나로 창조해내는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생산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며 차기 ‘통합형 국어과 교육과정’은 교육과정의 여러 요소를 통합하고 재구성하여 구조화된 체계화를 이루기 바란다. 이런 교육과정이 창조해 낼 새로운 교육으로 한국 사회가 새로워지기를 희망한다.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새로운 국가 건설을 시도해 봄직하다.*

    *이 논문은 2014년 7월 31일 접수하여 2014년 9월 17일 논문 심사를 완료하고 2014년 9월 22일에 게재를 확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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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2009 1~4학년 ≪국어≫ 교과서 ‘내용 성취 기준’ 배당 현황
    2009 1~4학년 ≪국어≫ 교과서 ‘내용 성취 기준’ 배당 현황
  • [<표 2>] 제1~2차 국민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자연과학 텍스트
    제1~2차 국민학교 국어과 교육과정 자연과학 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