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저널리스트의 직능과 소속사에 따른 역할 인식 연구*

Broadcasting Journalists' Role-Perceptions according to the Job and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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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저널리즘의 내용은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저널리스트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저널리스트가 자기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는 지는 보도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 연구는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에 관심을 두고 이를 직능과 소속사에 따라 그 차이를 살펴보았다. 역할 인식에 있어서 프로듀서가 기자보다 더 높은 주창자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소속사와 직능에 따른 여섯 집단 중에서는 KBS 기자와 MBC 기자 집단이 다른 네 집단보다 관찰자에 더 가까운 역할인식을 보였다. 또한 이 연구는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이 저널리스트가 갖고 있는 통제요인 인식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 지도 알아보았다. 연구결과, 주창자 집단이 관찰자 집단보다 더 높은 통제요인 인식을 보여주었다. 이는 주창적인 생각을 가진 저널리스트가 언론조직 내․외부의 통제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이론적 논의에 치우쳐 있던 역할 인식을 실증적으로 측정하고, 직능별, 소속사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 지를 직접적으로 살펴보았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Journalism content is decided by journalists who practice journalism. Therefore, how journalists define their roles could be an influential factor on journalism content. Based on this, the present study examined broadcasting journalists' role-perceptions according to their jobs (news reporter/documentary director) and companies (KBS/MBC/SBS). This study also sought to find out whether there is any relationship between journalists' role-perceptions and their perceptions of control-factors. In terms of role-perceptions, documentary directors showed greater tendencies to see themselves as advocates than news reporters. On the other hand, among the six job-company groups (two jobs by each company) the KBS news reporter group and the MBC news reporter group showed more tendencies to see themselves as observers than the other four groups. Regarding conceptions of control factors, advocate groups showed higher conceptions of control factors than observer groups. This implies that journalists with advocating mind sensitively respond to internal/external control factors in broadcasting system.

  • KEYWORD

    방송 저널리스트 , 직능 , 소속사 , 역할 인식 , 통제요인 인식 , 저널리즘 실천

  • 1. 서론

    매일 매일 쏟아지는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은 똑같은 사건과 사고를 다루면 서도 그 내용이 각각 다르다. 서로 다른 매체 특성을 가진 신문과 방송의 기사가 다르고, 같은 매체라 하더라도 언론기업의 조직문화에 따라, 혹은 제작진의 성향에 따라 뉴스나 프로그램의 내용이 다르다. 물론 갠스(Gans, 1979)의 지적처럼 미디어 조직의 관행이 개인의 태도나 가치를 약화시킬 수도 있지만 언론 사별로 그 영향력이 다르고 개인 신념의 강도도 다르기 때문에 소속 회사와 개인의 인식이 반드시 비슷하지만은 않다. 그러므로 저널리스트가 가지는 가치나 인식은 뉴스를 생산하는 저널리스트 집단 안에서도 나름의 자율성을 가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널리스트의 인식에 대한 연구는 저널리즘 내용의 분석만큼이나 중요한 연구주제로 다루어져 왔다. 언론 종사자들이 전문직 정향 성을 얼마나 띠는지 알아보거나 어떠한 역할 인식을 갖고 직업 활동에 임하는 지를 알아보는 것은 초창기 언론전문직주의 연구의 주요 주제였다. 1960년대 이후 저널리스트의 태도적 특성이나 저널리즘 인식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McLeod & Hawley, 1964; Janowitz, 1975; Johnstone, Slawski, & Bowman, 1976; Weaver & Wilhoit, 1986; Wu, Weaver, & Johnson, 1996).

    최근 수 년 간 정치권력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방송 저널리즘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그치질 않고 있다.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의 출범 이후로 이러한 논란은 심화되고 있고 정치세력마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직능별 차이도 뚜렷하게 나타나는 편이다. 기자가 만드는 뉴스 프로그램은 다루어야 할 이슈를 다루지 않거나 외면한다는 이유로, 프로듀서가 만드는 시사프로그램은 구성과 표현이 편향되었다는 이유로 논란이 증폭된다. 기자와 프로듀서 두 직능집단 간에는 과연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일까? 최근 PD저널리즘에 대한 여러 선행연구들(이상기, 2002; 김연식‧윤영철‧오소현, 2005; 원용진, 2005; 김연식‧조성호, 2008; 박인규, 2010)이 있어왔다. 하지만 방송사 내‧외부의 여러 논란들을 고려하면 기자와 프로듀서 직능의 저널리즘 실천을 서로 비교해 보는 것은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라고 하겠다. 방송사 간의 차이도 주목할 부분이다. 개인 소유의 상업방송이라는 이유로 SBS는 KBS나 MBC에 비해 공정성 논란에서 비켜있는 편이었고 장기간의 방송사 파업과도 거리가 멀었다. 민영 방송이라는 소유구조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이들 지상파 방송사의 저널리스트 간에도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고자 방송 저널리스트의 인식 차이에 주목하였다.

    저널리스트에게는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니라 사회 환경을 감시하고 진실을 알리는 임무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는 가가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임무와 책임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느냐가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실천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은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실천과 관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역할인식과 관련하여 몇 몇 선행연구가 있지만 대부분 이론적인 논의에 그치고 있다. 최근 방송 저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역할인식을 실증적으로 조사한 김연식‧박홍원(2011)의 연구는 직능별 역할인식 차이를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내에서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을 직능과 소속사에 따라 좀 더 구체적으로 세분화하여 살펴본 본격적인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지난 수 년 간 방송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실천 인식에 대해 진행한 연구들(김연식, 2008; 김연식, 2009; 김연식‧박홍원, 2011; 김연식, 2014)의 연장선상에서 역할인식에 주안점을 두어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 연구를 통해 방송 저널리스트의 다양한 집단 간 차이를 규명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방송은 공공재라는 특성이 있어서 개인사주가 운영하는 일반적인 언론기업에 비해 더 큰 공정성을 요구받는다. 그러므로 방송 저널리스트가 외부로부터 받는 영향은 신문 저널리스트가 받는 영향과는 차이가 있다. 조직 내적으로 혹은 조직 외적으로 저널리스트에게 미치는 영향은 저널리스트에게 가해지는 통제압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오늘날 방송 저널리스트의 통제압력을 알아보는 것은 방송 저널리즘의 구체적인 제작 매커니즘을 살펴보는 방법이 된다. 본 연구에서는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에 따라 통제압력을 어떻게 인식 하는 지도 함께 파악함으로써 현재의 방송 저널리즘 현실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데 연구의 목적을 두고자 한다.

    2. 이론적 논의

       1) 저널리스트 역할 인식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짓느냐에 따라 그가 만들어내는 기사내용의 성격이 정해진다. 이는 곧 저널리스트가 사건‧사고나 사회적 이슈를 어떤 입장에서,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는 문제와 직결된다. 크게 보아 두 가지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관찰자의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주창자의 입장이다. 관찰자의 입장은 전통적인 객관주의 저널리즘의 입장에서 냉철하게 제3자로서 자신이 확인한 사실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 사실에 대한 가치판단은 수용자에게 맡긴다. 이에 비해 주창자의 입장은 자신이 확인한 사실을 넘어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진실을 수용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 연구는 이두 역할을 중심으로 논의되어 왔다.

    초기 언론전문직주의 연구는 저널리스트의 직업만족도와 직업실천의 중요한 가치를 살펴봄으로써 언론직이 다른 직업과 어떻게 다른지, 언론직은 전문직이 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면밀히 살펴보았다(McLeod & Hawley, 1964). 이후 역할 인식의 차이에 따라 저널리즘 실천이 어떻게 다른 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솔로스키(Soloski, 1989)는 저널리스트가 가지고 있는 역할 인식을 알아보고 저널리스트 개인마다 저널리즘 실천이 어떻게 다른 지를 규명 하고자 하였다. 존스톤 외(Johnstone et al., 1976)는 미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기자의 역할 인식을 중립적 관찰자와 참여자로 구분하였다. 연구결과, 중립적 관찰자는 객관성과 정확성을 중요시하며 참여적 기자는 뉴스 속의 의미나 맥락을 밝혀 전달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1900년대 초반의 저널리스트를 연구한 톤튼(Thornton, 1995)은 머크레이커(muckraker), 즉 추문 폭로자로 불렸던 저널리스트들이 자신들을 설교자 역할에 가깝게 여겼지만 당시의 독자들은 오히려 정보전달자 모델을 더 선호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이 연구를 통해 수용자가 생각하는 역할과 저널리스트가 지향하는 역할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역할 인식 연구에서 단순히 두 종류의 역할 모델만 제시된 것은 아니다. 위버와 윌호이트(Weaver & Wilhoit, 1986)는 감시자, 해설자, 정보전달자 등으로 나누고 세 가지의 역할 범주가 한 사람에서 모두 나타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외(Wu et al., 1996)는 정보전달자, 해석자, 대항자의 세 부류로 나누어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을 알아보았는데 러시아와 미국의 저널리스트들이 서로 다른 역할 인식을 갖고 있음을 밝혔다. 이들의 연구가 함의하는 것은 나라별 혹은 조직별 특성이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에 차이를 가져오고 또한 보도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유종원(1995)의 연구에서 역할 인식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저널리스트의 역할 모델을 ‘배심원제 판사’와 ‘단독 판사’형으로 나누었다. 서로 다른 주장들을 균형 있게 전달하는 ‘배심원제 판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저널리스트와, 옳고 그름에 대한 판결권을 가지는 ‘단독 판사’형의 두 분류가 있다는 것이다. 강명구(1993)는 1980년대 한국의 기자 집단이 이념적 보수화 경향을 띠면서, 저널리스트의 역할에 대한 평가와 보도되는 뉴스 내용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최근 저널리즘 현실에서도 저널리스트의 역할과 보도 내용을 둘러싼 갈등은 쉽게 발견된다. 방송 프로듀서들이 만드는 시사 프로그램의 공정성 논란이 그러하다. 방송 저널리즘 연구자들도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고 여러 연구들을 진행시켜왔는데(김연식 외, 2005; 원용진, 2005; 이상기, 2002; 최민재, 2005), 기자와 프로듀서의 제작관행, 제작자의 태도, 프로그램 영상의 차이 등 다양한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김연식 외(2005)는 PD저널리즘 실천이 기존의 저널리즘과 어떻게 다른 지를 알아보면서 기자 저널리즘과의 차이를 분석 하였다. 그 결과 방송 프로듀서들이 객관주의 저널리즘을 지향하는 기자들과 달리 주창자적 성격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직능집단에 따른 역할 인식의 차이가 저널리즘 내용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이 직능집단별로 혹은 소속사별로 어떻게 다른 지를 알아보는 것은 그 집단이 보여주는 저널리즘 실천의 양태를 유추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김연식‧박홍원(2011)은 텔레비전 기자와 프로듀서의 역할 인식과 공정성 인식과의 관계 연구에서 기자 직능이 프로듀서 직능보다 관찰자 역할인식을 더 많이 가지고, 공정성의 하위요인인 균형성, 중립성에서도 더 높은 공정성 인식을 갖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또한 기자이면서 관찰자 역할인식을 동시에 갖고 있는 저널리스트는 균형성과 중립성 요인을, 프로듀서이면서 주창자 역할인식을 가진 저널리스트는 사실성 요인을 더 중요시 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직능과 소속사에 따른 차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으며 다른 국내 저널리즘 연구에서도 이러한 차이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 연구는 기존 연구의 바탕 위에서 역할인식을 보다 입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언론의 통제요인

    방송은 매체적 특성으로 인해 인쇄매체와는 다른 저널리즘 규범을 요구받는다. 국민의 공동소유라고 할 수 있는 한정된 전파자원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방송에 대한 사회의 기대는 신문에 대한 것과는 다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2013)의 ‘2013 언론인 의식조사’를 보면, 신문사 기자들은 기사제작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사람으로 9.6%가 광고주를 꼽고 있지만 방송사 기자는 1.5%만이 광고주를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나 정치조직에 대해서는 반대로 방송사 기자가 8.6%, 신문사 기자는 1%만 가장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하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방송이 광고수입에서 신문보다 우월한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경영진은 주로 정치권력에 의해서 결정되기 때문인 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지상파 방송은 공영방송 체제가 다수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신문이 정론지로서 사회발전에 봉사하기를 요구받는다면 방송은 국민들로부터 방송의 공영성, 공익성을 요구받는다. 그러므로 신문과 방송의 제작규범은 다를 수밖에 없고 기자들이 영향받는 통제요인도 상이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일찍이 슈메이커와 리스(Shoemaker & Reese, 1996)는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실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여러 가지 차원에서 고찰한 바 있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저널리스트는 개인적 차원, 미디어관행 차원, 조직차원, 미디어 외적 차원, 이데올로기 차원 등에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메이커과 리스가 미디어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을 열거하긴 했지만 이를 정확히 논증하기란 어렵다. 측정이 쉽지 않고 영향력의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자들이 보다 용이하게 접근하는 것은 여러 가지 차원의 통제요인들에 대한 저널리스트의 인식을 물어보는 방법이다. 그리고 그러한 방법을 통해 저널리스트가 조직 내‧외적으로 받고 있는 통제압력을 측정하고, 이 결과를 통해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실천을 분석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방법의 여러 연구들이 이어져 왔다(정인숙, 1998; 남효윤, 2006; 현동헌‧최낙진, 2009). 이 연구들은 언론인의 통제요인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가 그리 많지 않은 한국의 연구풍토에서 직접 언론인조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의를 가진다. 하지만 매체별 특성을 고려한 연구는 많지 않고 통제 요인 인식 외의 다른 변인을 함께 다룬 연구도 드문 편이다. 방송 저널리스트의 통제인식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로는 허진(1997)의 연구가 있다. 그는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종사자의 인식비교를 통해 민영방송에서는 경영부서의 간부가 저널리스트에게 더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선행 연구들의 결과를 종합하면, 각 언론사의 운영체제나 조직문화의 차이에 따라 통제요인 인식에도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김연식(2014)은 지난 2008년과 2013년의 비교를 통해 방송 저널리즘의 통제 요인 인식이 상당히 증대되어 왔음을 밝혔다. 이는 방송 저널리스트가 조직 내외의 다양한 통제요인들로부터 받는 통제압력이 점점 더 커져왔음을 보여준 다. 하지만 김연식(2014)의 연구는 전체적인 통제압력의 증대를 위주로 분석하였을 뿐 저널리스트가 가지는 역할인식에 따른 통제압력의 차이는 다루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역할인식의 분류에 따른 통제요인 인식 분석을 시도하고자 한다.

    개별 언론사는 서로 다른 보도문화를 가진다. 어느 언론사의 구성원이든 조직이 요구하는 정책이나 방침을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회사의 소유형태에 따라, 사주나 경영진의 보도방침에 따라, 그리고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제 각각의 보도문화에 따라 언론사별 저널리즘 실천의 차이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방송저널리즘에서도 방송사의 체재에 따라, 사주의 존재유무에 따라 통제요인이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과 통제요인에 대한 인식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두 요인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실천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실증연구는 국내에서 이루어진 바가 없다. 또 신문과 방송 두 기자 집단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 조사연구는 많았지만 방송 저널리스트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드물었다. 그러므로 방송 저널리스트의 직능별, 소속사별 역할 인식을 알아보고 통제요인 인식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방송 저널리즘 실천 양상을 파악하는 중요한 시도라고 하겠다.

    3. 연구문제

    저널리즘 실천의 다양한 차이를 설명하기 위하여 이 연구는 저널리스트의 역할인식과 통제요인 인식에 주목하였다.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에 따라 저널리즘 실천의 양태는 다르게 나타난다. 그리고 저널리스트가 기사나 프로그램을 작성함에 있어 외부의 여러 요인들에 대해 얼마만큼의 통제압력을 느끼고 있는 가도 저널리즘 차이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기자와 프로듀서 두 직능집단 간의 저널리즘 차이는 역할인식과 통제요인 인식, 두 가지 측면에 대한 접근으로도 설명할 여지가 많아 보인다. 서로 각기 다른 조직 문화를 갖고 있는 직능집단 간의 역할 인식을 알아봄으로써 집단 간의 차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역할인식과 통제요인 인식 간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도 저널리스트의 개인별 보도양태를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목적들을 해결하고자 다음과 같이 두 가지의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4. 연구방법

       1) 조사대상자의 선정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과 통제요인 인식을 알아보기 위하여 지상파 방송3사의 기자와 프로듀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KBS, MBC, SBS 각 방송사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상파 방송 KBS 기자 79명과 프로듀서 50명, MBC 기자 62명과 프로듀서 33명, SBS 기자 56명과 프로듀서 36명이 설문에 응했으며, 조사기간은 2013년 4월 26일부터 5월 16일까지였다.

    <표 1>은 방송국별로 기자와 프로듀서의 표본 수와 표본 규모 비율을 나타낸 것이다. 모집단 수는 조사 시점에 보도국 및 제작국에서 실제 근무하는 기자와 프로듀서의 숫자를 기준하였다.

       2) 주요 개념의 정의 및 측정1)

    (1) 저널리스트 직능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과 통제요인 인식을 알아보기 위하여 방송저 널리스트의 직능을 기자와 프로듀서로 나누었다. 일반적으로 저널리스트를 대개 기자로 한정지어 인식하는 경향이 있지만 프로듀서들이 교양프로그램에서 시사이슈를 다루거나 시사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저널 리스트를 단순히 기자 집단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는 뉴스를 비롯한 저널리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송사 인력 모두를 저널리스트로 정의하고 기자와 프로듀서 집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먼저 기자는 텔레비전 방송사 내에서 방송기자 직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말한다. 뉴스 이외에 보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력도 포함한다. 프로듀서는 텔레비전 방송사 내에서 다큐멘터리나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력이다. 이 연구에서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교양프로듀서로 한정한다. 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프로듀서는 방송 저널리스트로서의 정의에 맞지 않으므로 연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2) 역할 인식

    본 연구는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을 ‘관찰자’ 모델과 ‘주창자’ 모델 두 가지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저널리스트의 자기 주장 포함 정도에 따라 방송 저널리즘의 공정성 논란이 자주 불거져 왔기 때문이다. 단순한 사실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소극적인’ 보도태도로 인해, 혹은 사실을 넘어서 선명한 주장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보도태도로 인해 의견이 다른 수용자 집단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것이 우리나라의 방송 보도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찰자와 주창자 어느 쪽의 성향이 더 강한 지를 알아보는 것이 저널리즘 실천의 차이를 규명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판단하였다.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이 집단별로 어떻게 차이가 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이 연구는 관찰자와 주창자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조작적으로 정의 내렸다. 먼저 관찰자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취재하고 보도함에 있어 기사 내용의 사실성과 저널리즘 조직 내의 전통적인 취재원칙을 준수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일군의 저널리스트를 일컫는다. 이들은 보도를 접한 수용자가 그들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보다 중요한 역할로 인식 한다. 주창자는 기사나 프로그램을 취재하고 보도함에 있어 드러난 사실뿐만 아니라 제작자 자신의 해석과 의견도 보도내용 속에 적극적으로 포함시키는 일군의 저널리스트를 일컫는다. 이들은 경우에 따라 보도를 접한 수용자를 교육과 계몽의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그들을 설득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한다.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을 측정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네 가지의 설문문항을 사용하였다. 네 개의 설문문항은 “기자는 보도내용에 자신의 주장을 드러내지 않아야 하며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겨야 한다(자기주장)”, “기자는 기사내용에 자신의 의견을 담아야 한다(자기의견)”, “기자는 시청자를 교육과 계몽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교육계몽)”, “기자는 사회발전과 변화를 위해서 기사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자기 견해를 개진해야 한다(사회변화)” 등이다. 이들 설문 문항들 중에서 부정문으로 질문한 첫 번째 설문문항은 리코딩하여 통계적으로 재처리 과정을 거치도록 하였다. ‘자기의견’이 기사내용에 자신의 의견을 담는 정도를 묻는 것이라면 ‘자기주장’은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을 강하게 개진하는 적극적인 태도를 물어본 문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설문문항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에서 ‘매우 그렇다’로 구성된 5점의 폐쇄형 리커트 척도가 사용되었으며, 네 문항 모두 점수가 높을수록 상대적으로 주창자 역할인식에 가까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차분석에서는 이들 4개의 척도에 대한 응답자들의 응답을 평균점수로 환산하여 사용하였다. 평균점수를 기준으로 평균 이상이면 주창자 역할 인식 집단으로, 평균 미만이면 관찰자 역할 인식 집단으로 코딩 하였다. 4개 문항의 내적 신뢰도 계수(Cronbach's Alpha)는 0.774로 나타나 항목간 신뢰도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3) 통제요인 인식

    이 연구는 선행 연구들의 통제요인 분류(정인숙, 1998; 남효윤, 2006; 현동헌‧최낙진, 2009)를 참고하여 저널리스트의 통제요인을 크게 조직내적 통제 요인과 조직외적 통제요인으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조직내적 통제요인으로는 직속 상급자(데스크), 조직 내 동료, 사내 직능단체, 경영진, 사장 혹은 사주, 사내 심의평가, 취재내용과 소속 언론사의 이해관계, 조직외적 통제요인으로는 정치권력, 광고주, 시민사회 단체, 이익단체, 시청률, 시청자 평가 등을 선정하였다.

    뉴스 및 프로그램의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5점의 폐쇄형 리커트 척도로 측정하였다. ‘전혀 그렇지 않다’, '약간 그렇지 않다', '보통이다', '약간 그렇다', ‘매우 그렇다’의 다섯 가지 응답을 사용하였다. 세부 항목들 간의 내적일치도를 평가하기 위해 신뢰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전체 13개 문항의 내적 신뢰도 계수(Cronbach's Alpha)는 0.860으로 나타나 항목 간 신뢰도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13개 문항의 평균값은 아래 <표 2>와 같다. 상급자로부터의 통제압력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고 시청률과 시청평가, 조직동료, 정치권력 수준이었다. 시민단체, 이익단체, 사내직능단체로부터의 통제압력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이 연구는 이론적 논의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선행연구(김연식, 2008; 김연식‧박홍원, 2011; 김연식, 2014)들과의 비교 연구에 대한 의미도 가지기 때문에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주요 개념의 조작적 정의를 그대로 따르기로 한다.

    5. 연구결과

       1) 역할 인식 분석

    첫 번째 연구문제인 방송 저널리스트의 소속과 직능에 따른 역할 인식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먼저 역할 인식에 대한 전체 4개 문항의 평균을 알아보았다.

    <표 3>에서 알 수 있듯이, 방송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은 ‘자기주장’, ‘자기의견’, ‘교육계몽’, ‘사회변화’ 각각의 문항에서 3점을 넘지 않았는데 ‘자기주장’ 항목이 2.59(SD=1.13), ‘자기의견’ 항목이 2.83(SD=1.10), ‘교육계몽’ 항목이 2.18(SD=1.10), ‘사회변화’ 항목이 2.65(SD=1.09)로 나타났다. 역할 인식을 묻는 모든 문항에서 프로듀서 집단의 점수가 높았다. 전체 평균은 기자 집단 2.29(SD=0.78)와 프로듀서 집단 2.99(SD=0.73)로 차이가 났으며 <표 4>는 이러한 결과가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함(자유도 314, t값 –7.762, p<.001)을 보여 준다. 즉 프로듀서 집단이 기자 집단보다 주창자 인식이 더 높다고 얘기할 수 있겠다. 이는 선행연구(김연식 외, 2005; 김연식‧조성호, 2008)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프로듀서들의 저널리즘에 대한 시각이나 직업관행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자와 프로듀서, 직능 간의 평균 차이를 김연식‧박홍원(2011)의 연구결과와 비교하였을 때 두 집단 모두 역할 인식 점수가 다소 낮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데 이명박 정부 이후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어 왔다는 평가들2)에 기대어 본다면, 방송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민감한 사안을 피하고 확인된 사실만을 위주로 보도하는 경향이 방송 저널리스트 집단에 전체적으로 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한편, 기자와 프로듀서 두 집단 간 차이는 2008년과 마찬가지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 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저널리즘 실천의 차이가 역할 인식의 차이와 강한 연관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PD저널리즘을 비판하는 측에서는 프로듀서가 지나치게 제작자의 의견을 부각시키는 바람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다고 말한 다. 하지만 프로듀서들은 단순히 사실을 늘어놓기보다는 사실 이면의 진실이나 맥락을 더 중요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참여적 기자가 뉴스 속의 의미나 맥락을 더 많이 전달하려는 경향을 가진다는 존스톤 외(Jonestone, et al., 1976)의 연구결과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역할 인식’의 네 가지 변인의 합산 평균값 2.56(SD=0.84)을 기준으로 관찰 자와 주창자, 두 집단으로 나눈 결과는 <표 5>와 같다. 표에서 보듯이 기자 직능집단에는 관찰자 역할 인식을 가진 사람이 130명(66%)에 이르고, 프로듀서 직능집단에는 주창자 역할 인식을 가진 사람이 81명(6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두 집단 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것(X2 =34.558, df=1, p=.000)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는 김연식‧박홍원(2011)의 연구결과와 거의 합치하고 있어서 기자 직능과 프로듀서 직능 간에는 특정한 시기와 상관없이 역할 인식에 대한 뚜렷한 구분이 있음을 보여준다.

    소속사별로 역할 인식에 따라 관찰자, 주창자 두 집단으로 구분한 결과는 다음 <표 6>과 같다.

    앞의 역할 인식 평균과 비슷한 결과로 KBS에서 관찰자 역할 인식을 가진 저널리스트(79명, 61.2%)의 숫자가 가장 많고 SBS에서는 주창자 역할 인식을 가진 저널리스트(55명, 59.8%)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방송과 민영 방송의 차이가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소속사와 직능에 따른 역할 인식의 평균 차이를 알아보았다.

    <표 7>에서 보듯이 소속사별 평균은 SBS, MBC, KBS 순이었다. 공영방송을 표방하는 KBS나 MBC보다도 민영방송인 SBS의 평균이 높게 나타났다. 소속사와 직능에 따라 여섯 집단으로 나누었을 때 MBC 프로듀서의 평균이 3.08(SD=0.66)로 가장 높았고 KBS 기자의 평균이 2.04(SD=0.71)로 가장 낮았다. MBC 전체의 평균은 SBS보다 낮았지만 직능별로 살펴보았을 때는 MBC 프로듀서의 평균값이 가장 높았다. 즉 MBC 프로듀서의 주창자 역할 인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사의 효과, 직능의 효과 및 소속사와 직능의 상호작용 효과에 대한 분산분석을 실시한 바 그 결과는 <표 8>과 같이 나타났다.

    역할인식에 대한 소속사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F 통계값이 5.705로 유의수준 .05에서 소속사에 따라 역할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능에 따라 역할인식에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검정결과 F 통계값이 58.059로 유의수준 .05에서 기자 집단과 프로듀서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소속사와 직능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F 통계값은 5.377로 유의수준 .05에서 역할인식에 대한 상호작용 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사별 분산분석 결과를 보면 SBS 저널리스트의 주창자 역할 인식이 KBS 나 MBC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방송의 저널리스트보다 민영방송의

    저널리스트가 더 주창자적인 보도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방송사간의 차이는 소유구조의 차이로 볼 수도 있고 다른 측면에서는 조직문화의 차이로 볼 수도 있다. 1960년대 이후 오랜 동안 권위주의 정권 아래 방송을 담당해 오면서 만들어진 KBS나 MBC의 조직문화가 1987년 민주화 이후 출범한 SBS와는 다를 것이다. 즉 조직문화의 차이가 제작규범의 차이로 이어지며, 입사 이후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사회화 과정에서 역할 인식의 차이도 발생했을 거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소속사와 직능 간에는 상호작용 효과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KBS 기자 집단이 SBS 기자, KBS 프로듀서, MBC 프로듀서, SBS 프로듀서 집단보다 역할 인식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MBC 기자 집단도 동일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KBS 기자와 MBC 기자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 결과 는 공영방송의 기자 집단이 다른 집단들보다 더 관찰자 역할에 충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보도해야 한다는 중립성이 방송 뉴스에서 강조되는 바, 공영방송의 기자는 다른 조직의 저널리스트보다 더 엄격 하게 객관주의 저널리즘 규범을 요구받는다. 따라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 보다는 확인된 사실을 전하는 역할을 선호한다고 하겠다. 한편, <표 7>에서 보았듯이 MBC 프로듀서의 역할 인식 평균값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를 통해 최근 수 년 간 우리 사회의 논쟁적 이슈를 적극적으로 제기했던 MBC 프로듀서의 저널리즘 실천방식이 역할 인식과 관계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황우석 연구조작 사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보도’, ‘4대강 사업 보도’ 등의 사회적 이슈가 MBC ‘PD수첩’을 통해 제기되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강한 주창자 역할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고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언론 전문직주의를 실현하려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속사와 직능의 상호작용 효과를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그래프는 〈그림 1〉과 같다. 모든 소속사에서 프로듀서 집단이 기자 집단보다 주창자 역할 인식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KBS는 기자와 프로듀서간의 격차가 가장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고 KBS기자 집단이 관찰자 역할에 가장 가까운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SBS의 경우에는 기자와 프로듀서간의 격차가 크지 않고 기자 집단은 3사 기자 집단 중 주창자 역할 인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BC에서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프로듀서 집단이 가장 높은 주창자 역할 인식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2) 역할 인식과 통제요인 인식 비교

    연구문제 2 ‘방송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에 따라 통제요인 인식의 차이가 있는가?’를 해결하기 위하여 방송 저널리스트 집단을 관찰자와 주창자,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통제요인 인식의 차이를 비교해 보았는데 그 결과는 <표 9>와 같다. 주창자 역할 인식을 가진 저널리스트는 13개의 모든 통제요인에서 관찰자 역할 인식을 가진 저널리스트보다 더 많은 통제압력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창자의 통제요인 인식 평균값이 관찰자보다 모두 높게 나타났다. 이는 주창자 인식의 저널리스트가 기사나 프로그램에 자신의 주장을 담기 위해서 조직 내‧외의 환경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제작에 임한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사내직능단체, 경영진, 사장‧사주, 사내심의 등 4개의 조직내적 통제요인에 서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상급자나 조직 동료 로부터 받는 통제압력은 차이는 났지만 통계적인 의미는 없어, 관찰자나 주창 자가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하겠다. t값을 보면 주창자가 경영진이나 사장‧사주로부터 받는 통제압력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방송 전‧후, 경영진이나 사장‧사주로부터 받게 되는 평가를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의 질적 평가 뿐 아니라 제작자 개인에 대한 평가도 회사의 임원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소속사와의 이해관계 요인은 자신의 프로그램으로 말미암아 회사에 피해를 주는 상황을 피하려는 부담의 작용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조직외적 통제요인 인식에서는 광고주, 시민단체 요인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직내적 통제요인 중의 소속사와의 이해관계 요인과 비슷한 맥락이다. 즉 주창자가 관찰자보다 광고주로부터 더 큰 통제압력을 받는 것은 자신이 만든 기사나 프로그램으로 인해 회사의 경영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 때문이라고 보겠다. 기사나 프로그램에 자신의 주장을 담다보면 회사와 광고주와의 관계를 껄끄럽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부담이 주창자 인식의 저널리스트에게는 통제압력이 되는 것이다.

    한편 통제요인 점수는 높지 않지만 시민단체 요인에서 관찰자와 주창자 사이에 차이가 생긴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 시민단체는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의 주요 취재원이자 외부 평가자라고 할 수 있다. 방송 저널리스트는 민주주의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프로그램에 담아내야 하는 자신의 역할을 고려할 때, 시민단체의 입장도 반영해야 하고 그들의 평가에도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시민단체는 경우에 따라 시민의 이름으로 방송사에 유‧무형의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주창자 역할의 저널리스트는 관찰자 역할의 저널리스트보다 시민단체에 더 많은 부담을 느낀다고 하겠다.

    2)국제 언론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는 ‘2014 언론 자유 보고서’에서 한국의 언론 자유지수를 32점으로 매겼고 조사대상 197개국 중 68위로 기록하였다. 또한 국경없는 기자회의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도 한국은 3년 연속 하락해 180개국 중 57위를 기록했다.(세계일보, 2014년 5월 3일자)  3)2008년 조사결과는 김연식‧박홍원(2011)의 연구에서 인용.

    6. 결 론

    저널리즘의 내용은 저널리즘을 실천하는 저널리스트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저널리스트가 어떠한 저널리즘 인식을 가지고 저널리즘 활동을 하는 지 알아본 연구들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국내에서는 공정성 인식 연구, 통제요인 인식 연구, 역할 인식 연구 등이 그러하다. 저널리스트가 어떠한 공정성 인식을 갖고 있는지, 어떠한 요인에 통제압력을 많이 느끼는지, 자신의 역할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등은 저널리즘 실천과 관계되는 중요한 연구주제들이 다. 하지만 공정성 인식이나 통제요인 인식 연구와는 달리 역할 인식과 관련 하여서는 이론적인 논의에 비해 실증적인 연구가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이 연구는 저널리스트의 역할 인식에 주목하고 직능과 소속사에 따라 그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 지를 알아보았다. 또한 역할 인식에 따라 통제요인을 인식하는 데에도 차이가 나는 지를 살펴보았다.

    먼저 역할 인식에 있어서 프로듀서가 기자보다 더 높은 주창자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PD저널리즘이 기존의 객관주의 저널리즘에 대한 반성과 비판에서 발전해 왔다는 측면에서 이해가능한 부분이다. 그리고 프로듀서 집단의 제작관행과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1분 20초 전후의 뉴스를 주로 제작하는 기자는 확인된 사실을 전달하는 방식에 익숙하고, 적게는 10분 내외 많게는 60분 가량의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프로듀서는 자신이 파악한 진실을 전달하는 데 익숙하다. 김연식 외(2005)의 연구는 참여관찰과 심층인터뷰를 통하여 기자는 관찰자, 프로듀서는 주창자에 가깝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두 직능집단 간 역할인식의 차이가 통계적으로도 확인되었다.

    소속사에 따라서도 역할 인식은 다르게 나타났는데 민영방송인 SBS의 저널리스트가 가장 높은 주창자 인식을 보였다. 공영방송의 저널리스트가 민영방송의 저널리스트보다 좀 더 관찰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의 역사적 배경, 그리고 조직문화의 차이가 역할 인식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소속사와 직능의 상호작용 효과에 대한 분산분석 결과에서도 소속사, 직능에 따라 역할 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소속사와 직능 간의 상호작용 효과도 입증되었다. 소속사와 직능에 따른 여섯 집단 중 KBS 기자와 MBC 기자 집단은 다른 네 집단과 역할 인식 차이를 보였다. 오랜 기간 저널리즘 객관주의 관행을 훈련받아온 공영방송 기자의 역할 인식은 다른 집단들보다 더 관찰자에 가깝다고 하겠다.

    역할 인식과 통제요인 인식 간의 관계를 비교한 연구결과에서는 주창자 집단이 관찰자 집단보다 모든 요인에서 더 높은 통제요인 인식을 보여주었다. 그 중 사내직능단체, 경영진, 사장‧사주, 사내심의, 이해관계, 광고주, 시민단체 요인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는 자신의 주장을 기사나 프로그램에 담으려는 저널리스트일수록 조직 내‧외부의 여러 요인들을 더 많이 고려한다는 의미이다. 기사나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난 후 생길 수 있는 수용자 및 조직의 평가에 더 민감하다는 뜻이다.

    본 연구의 결과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SBS의 주창자 역할 인식이 가장 높았는데 이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KBS나 MBC는 권위주의 정권 아래 정부의 통제를 직접적으로 받은 경험이 있다. 당시 기사나 방송제작에 자신의 의견을 집어넣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에 비해 SBS는 민주화 이후 1990년대에 출범하여 저널리스트의 자율성이 확장되던 시대를 거쳐왔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이 역할인식의 차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이론적 논의에 머물렀던 역할 인식, 통제요인 인식을 실증적으로 측정하고, 직능별, 소속사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 지 살펴보았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의 결과는 저널리스트의 인식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지 저널리즘 실천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러한 차이들이 저널리즘 내용으로도 어떻게 드러나는 지를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직능별, 소속사별로 기사 혹은 프로그램 구성방식 그리고 기사문장의 표현방식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다. 향후 방송 저널리스트의 저널리즘 실천에 대한 보다 면밀한 연구들이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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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 1>] 방송저널리스트 모집단과 표본의 구성
    방송저널리스트 모집단과 표본의 구성
  • [<표 2>] 통제요인 인식 문항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통제요인 인식 문항에 대한 평균과 표준편차
  • [<표 3>] 역할 인식 세부 문항에 대한 직능 집단의 평균과 표준편차
    역할 인식 세부 문항에 대한 직능 집단의 평균과 표준편차
  • [<표 4>] 직능별 관찰자?주창자 역할 인식에 대한 평균 차이 분석
    직능별 관찰자?주창자 역할 인식에 대한 평균 차이 분석
  • [<표 5>] 직능과 역할 인식에 따른 저널리스트 구분
    직능과 역할 인식에 따른 저널리스트 구분
  • [<표 6>] 소속사와 역할 인식에 따른 저널리스트 구분
    소속사와 역할 인식에 따른 저널리스트 구분
  • [<표 7>] 소속사와 직능에 따른 역할 인식에 대한 기술통계
    소속사와 직능에 따른 역할 인식에 대한 기술통계
  • [<표 8>] 소속사 및 직능에 따른 역할인식 이원배치 분산분석 결과
    소속사 및 직능에 따른 역할인식 이원배치 분산분석 결과
  • [〈그림 1〉] 소속사와 직능의 상호작용 효과
    소속사와 직능의 상호작용 효과
  • [<표 9>] 관찰자 주창자 통제요인 인식 차이
    관찰자 주창자 통제요인 인식 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