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시의 융합적 성격과 창의성*

Convergent Characteristics and Creativity of Eco-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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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This study aims to reveal convergent characteristics and creativity of Eco-poetry. Existing studies on convergence of science and art understand nature as a subject which has an objective truth understandable through scientific methodology. It has been identified that this point of view is opposed to the world-view of art which focused on aesthetic judgement and figuration of nature. There have been some attempts recently to blur such conflictual distinction and communicate across the borderline, but there was a limit to that convergence as it was based on the existing way of thinking of science. This study is about ecological literature as science being integrative, which believes that ecology is an alternative to an inflexible definition of existing science and accordingly has been influenced by ecology. This study gives an example of the convergence of science and art, in particular, mainly with Eco-poetry. Along with that, it gives shape to meaning of convergent aspect of Eco-poetry by deriving creativity of that characteristics.

  • KEYWORD

    생태시 , 생태학 , 과학 , 예술 , 융합 , 창의성

  • 1. 서론: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논의

    자연은 인간에게 수많은 영감의 원천이 되어 왔다. 특히 과학과 예술 영역에서 자연은 주요한 대상으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이들이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은 동일하지 않다. 과학은 피타고라스-플라톤주의 전통에 입각하여 자연을 ‘거대한 기계’로 인식하고 자연 속의 인과 관계를 파악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자연과 우주에 대한 수학적 기술은 근대 과학의 특징 중 하나였다.1)

    이에 비해 예술은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미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과학 혁명과 계몽 사조, 산업혁명을 거치며 확립된 ‘과학지상주의’에 반발한 낭만주의자들이 주로 비판한 내용이 수학화되고 기계 화된 과학이 자연으로부터 생명, 조화, 신비, 멋 등을 제거한 데 있다는것2)은 둘 사이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관계 맺기 방식의 차이는 과학과 예술이 동일한 대상을 다루면서도 접점을 찾기 힘든 결과물을 생산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기존의 흐름은 최근에 들어 통합(integration), 융합(convergence), 통섭(consilience)과 같은 용어의 등장과 함께 변화하고 있다. 이들 용어의 유행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다양한 분야들 사이의 소통’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3) 학문의 세분화는 각자의 영역 안에서 전문화된 지식을 생산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보다 창의적인 지식의 생산과 활용에 대한 폭넓은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학문 분야가 서로의 경계를 허무는 데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이질적인 것의 상호 소통이 가진 힘에 대한 기대에 기반을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융합, 복합, 통합과 같은 ‘경계를 넘나드는 소통’을 뜻하는 용어들이 사회 전반적인 핵심어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용어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과학과 예술의 소통을 시도한 일련의 노력들이 과연 두 영역 간의 진정한 융합을 이루고 창의적 결과를 낳았는지는 회의적이다. 근대 이후 과학과 과학적 방법론은 보편적 진리의 지위를 누려 왔으며 이는 융합의 장면에서도 과학이 예술에 녹아들지 못하는 이유로 작용한다.

    통합이나 융합과 달리 통섭은 하버드 대학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O. Wilson)의 저서인 『컨실리언스: 지식의 통일』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가 한국어 번역서에서 『통섭』으로 발간되며 등장한 용어이다. 원효의 화쟁사상에서 나왔다는 이 용어를 번역한 최재천 교수는 통합•융합과 비교하며 통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그에 따르면 통합이 “모두 합쳐져 하나로 모음 또는 둘 이상의 것을 하나로 모아서 다스림”을 뜻하는 통일 또는 응집의 의미를 지닌다면 융합은 “녹아서 또는 녹여서 하나로 합침”이라는 뜻으로 세포나 조직 등이 합쳐지는 것을 뜻한다. 이들과 달리 통섭은 “서로 다른 요소 또는 이론들이 한데 모여 새로운 단위로 거듭남”을 의미하기 때문에 병렬적 수준의 통합이나 융합을 넘어 새로운 이론 체계를 찾기 위한 접근이다.4)

    그러나 이러한 개념 정의는 통합과 융합 개념에 대해 지나치게 단순 화하여 파악하고 있다는 점과 논의 자체가 다분히 과학적 관점에 치우 쳐져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노정한다.5) 그는 ‘번역자 서문’에서 ‘통섭’이란 번역어에 ‘분석과 종합을 포괄’하는 의미를 부여한다. “분석은 과학적인 방법론을 사용하여 할 수 있지만 통섭은 결국 언어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말과 글을 갖고 있지 않은 동물들도 발견과 분석은 할 수 있다. 다만 그들의 발견을 꿸 실이 없을 뿐이다.”6)라는 말은 인문학의 역할을 과학적 발견을 꿰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규정한다.

    위와 같은 관점은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도출된 지식이 그 자체로 존재하기보다 그것을 실로 꿰어 다른 것과 연결시킬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의 성취가 융합의 목적임을 알려준다. 이런 관점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예시들에서 흔히 보이는 ‘과학의 부각’이 어디서부터 온 것인지를 알려준다.

    여기서 ‘과학의 부각’이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우선, 융합에 있어 그 주체가 과학인 경우를 뜻한다. 루트 번스타인(Root-Bernstein)은 과학적 천재들의 위대한 발견에 도움을 준 발상법이 예술가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그의 책 『생각의 탄생』에 나온 생각 도구 13가지인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 인식, 패턴 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은 과학과 예술에 넘나들며 적용되어 위대한 결과물들이 탄생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천재적 과학자들은 예술의 영역에서 주로 활용되는 사고 전략을 통해 더욱 창조적인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은 그의 발상에서 예술을 활용한다.

    다음으로 융합의 주체가 예술이라도 과학적 특성이 형식과 내용을 주도하는 경우를 뜻한다. 회화를 과학이라 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Leonardo da Vinci)는 회화를 함에 있어 원근법과 기하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현대에 들어와서 과학은 예술의 표현 대상과 표현 방식에 큰 변화를 추동하여 공상과학영화, 판타지, 테크놀로지 아트, 전자 예술, 컴퓨터/디지털 아트 등을 발생시켰다.

    그렇다면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서 과학이 부각되는 양상이 아닌, 예술과 과학이 녹아들어가는 융합이 가능할 수 있을까? 과학과 예술의 발상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상상력'을 근거로 하여 과학에서도 예술에서 쓰이는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하는 입장이나 예술에서도 그것이 아름답다고 말할 때 일정한 형식의 체계성과 질서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라 하여 과학적 속성을 찾으려고 하는 시도7)들은 온전한 설명이라기엔 부족 함이 있다. 이유는 이들 논의가 이미 자연과학을 "자연의 물리적, 화학 적, 그리고 생명 현상 등에 관한 진리 탐구를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관찰, 법칙, 추상적 이론으로 구성되었다고 규정8)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헤드(A. N. Whitehead)에 의하면 과학은 정신성이라 할 수 있다.9) 어떠한 정신은 세계관을 형성하여 세상을 인식하는 관점을 특정한 방향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