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법적 문명의 의미 탐색: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A Point-counterpoint Investigation of the Meaning of Civilization in Huxley's Brave New World

  • cc icon
  • ABSTRACT

    This paper aims to explore the meaning of 'civilization' often addressed in the Brave New World. It is not until one understands the writer's point-counterpoint narrative that the re/discovery of the civilization in the new world is fully made through a step-by-step approach to the text. Accordingly, the past and present historical meaning of the New Mexican Reservation should be first reviewed to know why Huxley foregrounds the reservation along with the brave new world in the text. Secondly, two episodes will be compared; the past historical episode that Gorillas were exhibited in London in 1861 and the present fictional one that John the Savage from New Mexico Reservation is experimented with as an ape in the zoo. Creating the point-counterpoint narrative quoting or using many of the historical or fictional characters in the novel, Huxley has implicitly led us to rediscover what the real civilization should be like in the future unlike that depicted in the dystopian novel. Huxley seems to suggest the attitudes that T. H. Huxley and Matthew Arnold should have had in their argument as to which one is superior to the other, science or culture/literature; T. H. Huxley should have more valued the culture and literature, and Matthew Arnold the science. In brief, Aldous Huxley argues those two should be integrated into the social and cultural society. Finally Huxley seems to say that it is only when both humanity and science are reciprocally respected that human society would prosper without losing the value of humanity even in the scientific world.

  • KEYWORD

    문명 ,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뉴멕시코 , 야만인 보호구역 , 과학 , 인간성

  • I. 서 론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1932)는 20세기 과학기술의 발전과 현대과학 문명에 대한 헉슬리(Aldous Huxley)의 평가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한편 굴달(Jesper Gulddal)은 “문화 엘리트들이 “미국화”되어 가는 미래에 대한 전망에 대해 거의 공포심을 가지고 미국을 정치적인 적으로가 아니라 생과 사의 문명화 투쟁에 있어서 유럽의 적으로서 배척하려는 경향이 있었다”(499)라고 지적하며 이 작품이 유럽의 반미국적 정서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다른 한편에서 영국인 작가로서의 헉슬리가 그리고 있는 이 작품이 “인류의 퇴락해가는 유전적 형질에 대한 대중적인 불안”과 “이러한 쇠퇴가 영국의 경제적, 정치적 미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Woiak 106). 전반적으로 이 작품은 1920-30년대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전 세계의 분위기, 특히 1차 세계대전 전후로 경험한 현대의 기계 문명화 및 인간의 비윤리적 본성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요구하며 인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우려를 동시에 표명하고 있다.

    작품 속의 신세계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안정성이다. 이 세계는 안정성의 보장을 위해 인간의 감정, 가족 간의 유대관계, 인간의 낭만적 정서를 철저히 금한다. 세계 감독관인 무스 타파 몬드(Mustapha Mond)는 “사회적 안정 없이는 어떠한 문명도 없다. 개인의 안정 없이는 어떠한 사회적 안정도 없다”(No civilization without social stability. No social stability without individual stability 42)라고 주장하며, 개인적, 사회적 안정성이 신세계 문화와 문명의, 그리고 삶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결정적 요소임을 분명히 밝힌다.

    신세계는 영국 런던을 중심으로 한 세계국가와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을 중심으로 한 전체 10개의 세계국가로 구성되어 있다. 헉슬리는 <중앙 런던 부화 조건 센터>(Central London Hatchery and Conditioning Centre)를 중심으로 한 첨단 과학 문명 기반의 런던의 삶과 과학의 혜택이 전혀 없는 미국 뉴멕시코 보호구역(New Mexican Reservation)의 비문명의 삶, 이 두 세계의 삶을 대비시켜 미래 문명의 발전과 현대 문명의 퇴보를 교차적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본 소설은 현재의 그리고 충분히 가능할법한 미래의 두 문명의 충돌을 통해 무분별한 과학발전에 대한 비판적 풍자를 담아내려 한다. 대체적으로 본 작품에 대한 국내외 연구는 포드주의 비판, 유토피아/디스토피아, 자유와 (생명)윤리의 상실, 맹목적 과학기술주의, 종교 기능의 상실 등과 관련된 주제를 주로 다루고 있다.1)

    하지만 이 소설이 대위법(point counter point)적으로 새로운 문명 혹은 문화에 대한 비판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헉슬리의 『연예 대위법』(Counter Point Counter 1928)은 여러 인물과 사상이 마치 독립적인 선율처럼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화법을 도입한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2) 대위법은 여러 음의 화음을 맞춰 하나의 특정 음색을 내는 화성과는 달리, 복수의 독립적 선율의 결합을 추구한다. 마찬가지로 대위법적 구성의 이 작품은 이야기의 구조가 단일하지 않고 여러 갈래의 스토리 라인과 주제를 지니고 있어 논점의 방향이 동일하지 않다. 헉슬리의 대위법적 소설의 일반적 특징은 등장하는 인물들의 목소리와 주장이 헉슬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의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장면과 장면, 그리고 인물과 인물을 갑작스럽게 옮기는 “일종의 내포적 임의성, 즉 ‘고상한 무질서’”(a kind of contained randomness, an ‘elegant chaos,’ Deery 31)의 모더니즘 서사를 사용하여 당대의 종교, 예술, 성과 정치 분야에 있어서 새로운 각성을 요구한다.3)

    달리 말하면 『멋진 신세계』에서 헉슬리는 다양한 복수의 대위법적 화법의 선율들, 곧 1920-30년대에 경제성장과 더불어 저속화된 미국의 문화, 비문명의 원시적 상징이 되고 있는 인디언 보호구역, 인디언 문명과 문화를 관광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로렌스(D. H. Lawrence), 오이디푸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 이론을 통해 가족관계의 문제점을 제시한 프로이드(Sigmund Freud), 19세기 초 과학과 문화의 논쟁을 벌인 T. H. 헉슬리(T. H. Huxley)와 매튜 아놀드(Matthew Arnold), 진화론을 주장한 다윈(Charles Darwin), 고릴라를 최초로 런던에 소개한 샤이유(Paul du Chaillu), 미국 동물원에 전시되고 죽음을 맞는 아프리카 피그미 오타 벵가(Otta Benga), 인문주의적 정신과 전통의 가치를 담고 있는 작품을 쓴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집단적 전체주의와 개인적 자본주의 등과 같은 다양한 인물과 소재들을 대위법적으로 이용 하여 전체 플롯을 구성하고 있다. 곧 복합적인 씨줄과 날줄의 대위법을 통해 미래 문명에 나타날 다양한 모순과 갈등의 문제점을 소설의 사건 속에 그리고 인물들의 사상 속에 풍자적으로 투영시키고 있다.

    작가 헉슬리가 작품을 통해 제시하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세밀한 분석과 그가 의도하고 있는 문명의 새로운 의미의 탐색을 위해 다음과 같이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우선 뉴멕시코 야만인 보호구역을 통해 그 지역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 함의를 살펴보고, 다음으로 야만인 존이 신세계의 런던으로 들어와서 벌어지는 사건과 아프리카 탐험가 샤이유가 야만세계의 고릴라를 런던에 가져옴으로써 생겨난 사회적 반응을 비교하고, 마지막으로 텍스트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헉슬리의 대위법적 서사를 통해 그가 추구하려는 문명의 방향성을 탐색하고자 한다.

    1)주제에 관련한 국내의 주요 논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권영희,“『멋진 신세계』의 포드주의 비판 : 노동, 몸, 성의 문제들,”『안과밖』35, 2013.11,; 노동욱, “『멋진 신세계』에 나타난 진보된 과학과 인간의 자유의 문제,” 『영어영문학21』25. 3 (2012); 추재욱. “『프랑켄슈타인』과 『멋진 신세계』에 나타난 과학과 생명윤리 연구: 포스트휴먼 시대의 생태학적 생명윤리,” 『현대영미소설』16. 2 (2009); 김효원, “올더스 헉슬리의 현대문명 비판에 대해,” 『현대영미소설』4. 2 (1997). 그리고 대학소속의 여러 인문학연구소 논집도 『멋진 신세계』에 나타난 종교, 인간복제, 자유의 문제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실고 있다.  2)『연예대위법』은 1920년대의 모더니즘 계열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색다른 화법을 사용한다. 이 작품에서의 로렌스(D. H. Lawrence)나 맨스필드(Katherine Mansfield)와 같이 당대에 잘 알려진 인물들의 과학, 철학, 종교, 예술, 사랑, 절망에 대한 그들의 견해를 여러 인물들 - 월터 비드레이크(Walter Bidlake), 존 비드레이크(John Bidlake), 필립 콸즈(Philip Quarles), 마크 램피온(Mark Rampion), 모리스 스팬드럴(Maurice Spandrell), 데니스 벌랩(Denis Burlap) - 의 각기 다른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3)콩돈(Brad Congdon)에 따르면 헉슬리는 미래 문명의 문제점이 미래 세계의 비인간적인 과학 그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그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신화와 조직”에 있다고 본다(96). 헉슬리는 뉴멕시코 보호구역 출신의 야만인 존(John the Savage)이 과학문명 중심의 미래 세계 속에서 다양한 사건과 인물들과 만나고 부딪히는 과정을 설정한다. 그는 인류의 역사, 문학, 문화 등의 유산에 큰 정신적 가치를 부여하며, 대위법적인 서사 방식을 도입하여 신세계가 지닌 견고한 신화와 조직을 깨뜨리고자 한다.

    II. 본 론

       1. 뉴멕시코 야만인 보호구역

    『멋진 신세계』에서 <중앙 런던 부화 조건 센터>는 신세계의 가장 상징적인 장소이다. “공동체, 동일성, 안정성”(Community, Identity, Stability 3)의 절대적 모토를 가진 이곳은 보카노브스키(Bokanovsky) 방식으로 사회의 역할에 맞게 정신과 신체가 조건화된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 계급의 인간을 대량생산 하는 공장이다. 알파는 최상의 지도계급이고 엡실론은 가장 비천하고 단순한 일을 맡게 되는 하층계급이 다. 철저한 계급주의의 사회이지만 구성원 모두는 자신의 신분과 직업에 만족하도록 유아 시부터 철저히 세뇌되고 조건화 된다.

    이 신세계는 다음의 몇 가지 선언적 명제로 특징화 되어 있다. “문명 이란 불임/살균을 의미한다”(Civilization is sterilization 110, 121). 그리고 이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소비를 권장 혹은 강제하는 시스템으로 구축되어 있다. “버리는 것이 고치는 것보다 낫다”(Ending is better than mending 49)와 “더 꿰맬수록 부가 더 줄어든다”(The more stitches, the less riches 121)라는 말과 의식을 유아에 주입시킴으로써 절약보다는 소비를 권장한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는 “모든 이가 모든 다른 이에게 속해있다”(Every one belongs to every one else 40). 따라서 신세계에는 결혼제도가 없고, 자유로운 성생활의 추구가 일상적인 규범이 되어 있다. 이러한 방식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욕구를 쉽게 충족시킴으로써 불만이 없는 안정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신세계 전략이다. 이 신세계 사람들에게 있어서 마약과도 같은 소마(soma)는 불필요하게 발생될 수 있는 인간적 감정 및 정서를 해소하는 마지막 수단이다.

    이러한 런던을 중심으로 한 신세계와 대조적 문화 공간으로 제시된 곳이 야만인 보호구역(Savage Reservation)이라 불리는 ‘뉴멕시코 보호구역’이다. 사실 19세기 이후 대대적으로 이루어진 미국 정부의 원주민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미국 동부, 중부와 남부 지역 대부분의 원주민들이 자신의 본래 삶의 터전을 떠나 인디언 보호지역이나 오클라호마 지역으로 강제이주를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인데 반하여, 19세기 중반까지 스페인과 멕시코 정부 관할 지역이었던 뉴멕시코를 비롯한 미국의 남서부 지역의 원주민들은 일정 지역에서 농업, 목축, 사냥을 하며 살던 정착민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 따라서 뉴멕시코 지역은 미국 동부와 중부와는 상당히 다른 이곳의 지형적 특색과 원주민의 독특한 전통과 문화 덕분에 1850년대 미국에 합병된 이후 꾸준히 유럽 및 미국의 다른 지역으로부터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예컨대, 스나이더(Carey Snyder)가 지적하고 있듯이 1924년 이후 약 2년간을 살며 이 지역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로렌스는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뉴멕시코가 관광과 상업에 의해 근대화되어 가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정도가 되었다.4)

    비록 헉슬리가 1920년대에 캘리포니아, 그랜드 캐년, 뉴욕시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기는 하였지만, 사실 그는 1932년 『멋진 신세계』를 발표할 때까지도 뉴멕시코를 방문한 적은 없었다. 그랜드 캐년 방문 시 일반 인디언 문화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으나, 뉴멕시코의 인디언 문화를 체험하거나 그 문화에 대한 지식을 얻지는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헉슬리는 1926년에서 1930년 로렌스가 죽을 때까지 서로 친한 관계였으며, 로렌스가 사망하자 헉슬리는 그가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로렌스 서간집』(Letters of D. H. Lawrence)을 1932년에 출간하였다. 따라서 그 서간집 편집과정에서 헉슬리는 자연스럽게 뉴멕시코 인디언 문화에 대한 로렌스의 경험과 생각을 접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뉴멕시코 인디언 문명에 대한 그의 작품 묘사에 있어 어떠한 방식으로든 로렌스의 영향이 반영되었다(Snyder 689). 로렌스의 영향 이외에도 헉슬리는 한 인터뷰에서 밝히고 있듯이 『멋진 신세계』의 집필을 위해 뉴멕시코에 대한 철저한 자료조사를 한 바 있다.

    『멋진 신세계』에서의 뉴멕시코의 야만인 보호구역은 과거 그리고 현재의 인디언 보호구역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곳의 인디언들은 푸에블로 노인들이 말하는 “아워나윌로나(Awonawilona) 신이 인간과 모든 창조물들의 씨앗, 태양과 지구, 그리고 하늘의 씨앗을 성장의 안개로부터 만들어 냈다”(130)는 그들의 전통적 믿음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소설 속 신세계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이러한 믿음이 있는 이 곳은 지구상 “넌센스로 가득한”(131) 가장 비문명화된 지역이다. 이 지역은 “6만 볼트 전류가 흐르는 5천 킬로미터 담이 둘러 처진”(101) 고립된 곳으로 “그 담을 건드리면 바로 즉사”하는 곳으로 “야만인 구역 에서 탈출이 불가능”(102)할 정도로 차단되어 있다. 이는 마치 아프리카 정글과 평야 속에 동물들을 고립시켜 보존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립 공원과도 같다.

    이 야만인 구역에는 신세계가 구성되기 이전의 모든 전통적인 문화적, 종교적인 유산들이 인디언의 문화와 뒤섞여 함께 잔존하고 있다. “푸에 블로 마을을 위해 – 비를 내려 옥수수를 자라게 하는 것. 그리고 푸콘신과 예수를 기쁘게 하는 것. 그리고 다음으로 내가 울부짖지 않고 고통을 참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이는 것”(117)과 같은 그들의 제의적 행위 에서 알 수 있듯이 그 보호구역에는 인디언 종교의식과 신세계에서는 이미 사라진 기독교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예컨대, 존이 자신의 몸에 스스로 채찍질하는 고통의 의식은 인디언 전통적인 속죄 의식과 더불어 고통 받는 “십자가의 예수처럼 한 여름 한 낮에 팔을 벌려 바위에 몸을 기대고 서 있는”(137) 종교적 고난을 형상화하고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집』(The Complete Works of William Shakespeare) 역시 이 보호구역에서 발견되었다. 이 책의 발견은 이 지역이 신세계에서는 야만성을 상징하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종교적, 문화적 가치가 남아 있는 곳임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더군다나 여기 에서는 <중앙 런던 부화 조건 센터>에서의 대량의 아기 생산 방식이 아닌 전통적인 자연 분만 아이생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비록 신세계 관점에서는 더럽고 원시적인 것으로 냉대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의 전통적인 가족 형태가 존재한다.

    작가로서 헉슬리는 이처럼 신세계 이외에 뉴멕시코의 야만인 보호구 역이라는 가상적 공간을 병치시킨다. 위 인용문이 보여주듯이 이 세계는 신세계 출신의 사람들에 의해 철저히 통제 받고, 외부세계와의 교류가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신세계에는 사라진 문화, 관습, 결혼과 가족제도, 잡다한 과거의 종교와 미신들이 존재하나, 과거 이 지역을 지배했던 스페인 및 멕시코의 스페인어, 그리고 가장 많은 인디언들이 사용하던 아사파스칸 언어를 찾아볼 수 없고 교육도 부재하다. 이 구역의 사람들은 야생동물들이 함께 더불어 신세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더럽고 처참한 야만세계 속에 살고 있다.

       2. 야만세계에서 문명사회로

    문명은 인류가 진화 과정을 거치며 축적한 정신적, 물질적 결과로 생성된 문화적 특성과 형태를 말한다. 『멋진 신세계』에 나타난 미래 과학문명에 대한 헉슬리의 생각은 과학의 발전과 맞물린 진화론적 시각에 바탕을 두고 있다. 헉슬리의 조부 T. H. 헉슬리는 19세기 초 과학과 과학 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이후 전통과 문화를 강조한 매튜 아놀드와 과학과 문화의 우위성에 대해 논쟁을 벌인 바 있는 인물이다.5) 흥미로운 점은 아놀드 역시 후일에 작가 헉슬리의 백조부가 된다(Murray 7). 또한 T. H. 헉슬리는 다윈의 진화론을 강력히 지지한 인물로 다윈의 불독이라 일컬어진다. 다윈의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 1859) 출간 이후 영국의 옥스포드 대주교 윌버포스(Samuel Wilberforce) 와 진화론 옹호 논쟁을 벌인 것으로도 또한 유명하다.6) 이러한 과학과 문화 그리고 진화론에 대한 각각의 주장은 『멋진 신세계』에서 동일하게 반영되어 있다.

    『종의 기원』의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