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에 참여한 영아교사의 경험 탐구*

Exploring infant and toddler classroom teachers’ experiences while participating in teacher education based on action lea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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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본 연구의 목적은 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에 참여한 영아교사의 경험을 탐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2명의 영아교사들을 대상으로 9개월 동안 총 11회기에 걸친 교사교육을 진행하면서 교사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심층면담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 교사들은 순환적인 교사교육의 과정 속에서 다양한 상황을 인식하고,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를 체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출발점에서 교사들은 참여에 대한 부담감과 망설임이 있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사로서의 성장을 자각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들은 자부심, 감정적 공감, 실천적 지식의 공유와 전달, 힐링과 희열 등을 체험하면서 반성하고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교사들의 경험을 근거로 현직교사를 위한 구체적인 교육 방안에 관한 논의 및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This study explored the essential meanings of 22 infant and toddler classroom teachers’ experiences while they were participating in teacher education based on action learning. In the current study, action learning involved various forms of the teachers’ actions including listening to lectures about early childhood education theories, practicing for problem solving in early childhood institutions, small group discussions and presentations about their actions, and counseling on their problems with the action learning leaders. Utilizing phenomenological approaches in exploring teachers’ experiences, the study revealed that the teachers went through various psychological and phenomenological experiences during the action learning. The themes emerged from their experiences included psychological burden at the beginning stage, a sense of pride, sympathy, passion, transmission of their learning, joy, healing, a teacher as a researcher, and reflection. On the basis of these results, tangible in-service teacher education programs and more realistic ideas in crafting a new teacher education paradigm were discussed.

  • KEYWORD

    액션러닝 , 교사교육 , 영아교사

  • Ⅰ. 서 론

    교육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현장의 특성과 연계하는 실천하는 교사의 의지나 실행력은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교육은 학습자의 개인차뿐만 아니라 교육이 실천되는 기관 및 사회 문화적인 특성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는 절대적인 지식의 중요성보다는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정의되는 지식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윤종건, 2000; Darling-Hammond & Bransford, 2005). 이러한 논리를 교육에 적용한다면 교사들도 학습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교육적 맥락을 통찰할 수 있는 전문적인 자질을 바탕으로 스스로 현상학적 텍스트가 되어 교육과정의 창조자이자 구성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한명희, 1995). 이는 교사가 단순히 전문지식을 습득한 것만으로 교실의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로 예비교사 뿐만 아니라 현직교사를 위한 실천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맥락이다. 특히, 유아의 개인차와 교사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유아교육에서는 관련 지식을 기초로 유아의 발달적 특성이나 요구 그리고 현장의 여건을 고려하여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교사의 전문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교사 전문 역량의 중요성에 관한 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져왔다(박고훈, 박분희, 2002; 배소연, 2013; 염지숙, 조형숙, 박지희, 2014; Burstein, Kretschmer, Smith, & Gudoski, 1999; Kennedy & Heineke, 2014; Korthagen, 2004).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교직전문성(professionalism)을 주목하면서 교과와 교육과정에 대한 지식, 학습자에 대한 지식, 교수에 대한 지식 등 교직 수행에 필요한 이론적 지식을 강조하였다. 유아교사에게 필요한 전문적 지식으로는 아동발달 이론에서부터 언어, 신체, 음악, 미술 등 각 영역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지식과 내용이 중시되어 왔다.

    최근 들어 전문 지식의 현장 실천능력을 중시하는 역량 중심 교사교육(competence based teacher education)이 강조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논의는 아직 부족한 편이다. 다시 말하면 현장의 다양한 맥락을 고려할 수 있는 역량 중심 교사교육의 절차나 실천 사례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교사교육에서 단순한 지식 전달 교육은 지양하고 있으나 대부분 질의 및 응답, 토론을 부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안부금, 2003; 이미화, 김명순, 2004). 교사교육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도 교육을 통해 교사들이 체득한 지식이나 기술이 어떻게 교사들의 의식적, 실천적 신념으로 연계되어 실제 교육활동으로 전개되는지 구체적인 과정을 살펴보는데 한계가 있다. 유아교육은 다른 어떤 수준의 교육보다 교사의 의식적, 실천적 노력에 의해 교육 현장이 변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교사교육의 방법론적 측면에 대한 새로운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변화에 따른 새로운 교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김병찬(2000)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설명하였다. 과거 상위하달식의 교사교육이 아니라 교사개인의 발달을 지향하며, 비판적/해석학적 탐구적이며, 실천 지향적이고, 반성적인 교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학습자의 지식 획득을 목적으로 교사교육자 중심의 과정-산출이 강조되는 명시적 수업에서 학습자 중심의 지식 활용 능력 및 자아 개발과 실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과 관련이 있다(임규혁, 임웅, 2013). 지식의 인식론적 관점에 대한 변화에 따라 지식을 구성하는 개인의 경험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지식은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맥락 안에서 구성(소경희, 1997; Pinar, Reynolds, Slattery, & Taubman, 1995)되므로 교사의 역할도 과거 지식의 전달자에서 오늘날 지식 구성을 위한 안내자, 촉진자로 변화하였다. 이러한 지식기반사회에서의 교사 역할 변화는 새로운 교사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한 당위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양옥승과 황윤세(2002)는 과정-산출 중심의 전통적인 유아교사교육 패러다임이 교수 학습의 주체인 교사의 사고과정과 의미체계를 고려하지 못함으로써 내적 신념체계나 실천적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음을 비판하였다. 그리고 학자들은 교사가 스스로 체험하고 자신의 교수활동을 반성적으로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교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김남희, 손유진, 2008; 박고훈, 박분희, 2002; 방유선, 권귀염, 2011; 염지숙, 2007). 다시 말하면 교육 이론과 실제의 연계선 상에서 교사들이 무엇을 실천하며 반성하고 있으며, 교육적 내러티브에서 어떤 것들이 표현되고, 교사의 지식과 가르치는 맥락은 어떻게 연계되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교육자와 교사들 간의 수직적 관계는 축소되고 공동체 안에서 교사들이 함께 배우는 학습공동체가 새로운 교사교육방법으로 제안되었다(Darling-Hammond & Bransford, 2005; Korthagen, 2004). 더불어 최근에는 학습공동체 안에서 학습자의 자발적인 학습형태를 강조하는 액션러닝(action learning)이 전통적 교사교육 방법의 대안(허영주, 2007; 2009; Ross, 1987)으로 소개되고 있다. 액션러닝은 참여자가 자신의 학습과 경험을 통해 성과를 향상시키는 일련의 과정(김명숙, 최종인, 2011)으로 정의될 수 있는데, 여기서 학습의 의미는 일방적인 강의를 통해 전달된 지식보다 실제 참여하면서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미지의 것을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액션러닝은 개인 발달 지향적이며 동시에 실천적, 반성적 패러다임과 맥을 같이 한다(김명숙, 최종인, 2011).

    액션러닝은 소규모로 구성된 집단이 직면한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쳐 각 구성원은 물론 조직 전체의 학습과 변화를 이끌어 나가는 특징을 가진다(유재언, 2012). 따라서 액션러닝 참여자들은 서로 간의 경험을 통해 무엇을 성취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장애물들이 있는지 등 자신의 상황을 심층적으로 탐색할 수 있다(Kemmis & Taggart, 2000). 액션러닝 참여자로서 교사들은 교실의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다양한 실천 방안을 모색해 나갈 수 있다. 이에 Marsick(1990)Morris(2011)는 액션러닝을 통한 비판 성찰적 접근 방법이 반성적 실천(reflection-in-action)을 중요시하는(Schön, 1983) 현장중심의 교사교육과 부합될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과거의 교사교육에서 교사교육자가 주로 지식 제공자의 역할을 했다면 액션러닝에서의 교사교육자는 러닝코치이자 촉진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러닝코치는 액션러닝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학습과 문제해결의 촉진자, 관찰자, 분위기 조성자, 대화촉진자 등의 역할을 통해 구성원들의 학습 및 과제수행 성과의 향상에 기여한다(김형숙, 봉현철, 2010). 이와 같이 액션러닝의 러닝코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사교육 실행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액션러닝을 통해 교사들이 지식의 습득과 활용능력을 함께 배울 수 있음을 보고하는 연구가 수행되었다(이은지, 정지현, 2013; 장경원, 경혜영, 이종미, 김희정, 2011). 액션러닝의 과정 속에서 교사들은 다양한 상황적 맥락을 경험하고, 자신의 교수활동과 교육과정의 의미를 구성하면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교실의 문제해결을 위한 실천적 지식을 얻을 수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허영주, 2007). 그러나 유아교육 현장교사를 대상으로 교사교육의 방법으로서 액션러닝이 갖는 의미나 그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유아교육분야에서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 관련 연구(이은지, 정지현, 2013; 이혜원, 임수진, 2012)가 시도되었으나 대부분 단기간 동안 적용되거나 참여 교사의 근무 기관 특성이나 담당 연령의 맥락 등이 고려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액션러닝에 참여한 유아교사들이 교육의 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어떠한 의미를 구성해 나가는지 심도있게 밝힐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참여 교사들의 맥락적 특성 및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순환적 프로세스를 통해 교사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허영주, 2007).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본 연구에서는 영아교사를 대상으로 그들이 다른 교사들과 교사교육의 장소와 시간을 공유하면서 어떠한 경험을 하는지 탐구하고자 하였다. 영아교사는 다른 어떤 연령을 담당하는 교사보다 학습자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하며, 개별 영아의 요구나 상황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김정원, 김유정, 배인자, 2002).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는 영아반이 많지 않아 원내에서도 다른 교사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육에 참여한 영아교사의 독특한 체험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기술하고자 현상학적 질적 탐구방법을 시도하였다. 현상학에서는 선입견, 사전 개념 등으로부터 배제된 현상 그 자체를 이해하고자 한다. 이러한 방법적 접근은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이라는 맥락에서 영아교사들이 무엇을 겪고, 지각하고, 의식하였는지를 연구자의 편견이나 신념, 현상에 대한 당연한 이해 방식을 떠나 그 본질적 체험을 탐색하고자 하는 연구의 내용과 부합되며 연구참여자들의 ‘경험되는 맥락(신경림, 2003; Pinar et al., 1995)’을 기술하고 해석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이론과 실천을 연계한 교사교육 형태로써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에서 영아교사의 살아 있는 경험의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Ⅱ. 연구방법

       1. 현상학접 접근

    현상학적 접근은 해석학, 상징적 상호작용론 등과 함께 질적연구방법론의 배경 철학이 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상학적 접근은 20세기 초 훗설이 ‘사태 자체로(to the things themselves)’를 주장하면서부터 교육학에 접목되기 시작하였는데 인간의 경험에 대해 보다 나은 이해를 얻기 위해 인간의 경험을 기술하는 귀납적 연구방법의 일종이다(김애령, 2009; 배상식, 2013; 유혜령, 2009). 연구자는 현상학적 접근에서 영아교사를 위한 현직교육의 맥락에 대해 스스로가 지니고 있는 자연적 태도와 일상적 태도를 괄호치기(bracketing)하고 판단중지(epoche)를 함(Creswell, 2005)으로써 교사교육 속에서 영아 교사들의 경험적인 맥락은 무엇인지 인식하고자 노력하였다.

       2. 연구참여자

    현상학적 접근에서 현상학적 자료는 현상을 경험한 5-25명의 개인과 면담을 통해 수집하는 것이 적절하다(Polkinghorne, 1989). 본 연구에서는 ‘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총 7개 어린이집의 교사들 중에서 90% 이상 출석하고 연구참여에 동의한 22명을 연구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연구자의 책무성을 명시하고 윤리적 지침을 따르기 위하여 연구참여자에게 참여 동의를 구하였으며 참여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이름은 가명 처리하였다. 모든 연구참여자는 전문대학 이상에서 유아교육 및 보육,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였으며 현재 수도권에 위치한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근무하면서 만 1, 2세 영아를 담당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배경은 다음의 표 1과 같다.

       3. 연구자

    연구자들은 모두 유아교육을 전공하였으며 평소 예비교사 및 현직교사들을 위한 교육에서 교사교육자 역할을 수행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연구의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역할을 구분하였다. 2명의 연구자는 본 연구의 교사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는 교사교육자이자 러닝코치의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각 차시별 교육 주제를 발제하였고 교사들이 열린 분위기 속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최소한의 개입을 하는 진행자가 되었다. 나머지 1명의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들을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면담하면서 연구자로서의 역할만을 수행하였다.

       4.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

    교사들이 참여한 ‘액션러닝 기반 교사 교육’은 대학의 교사교육장과 실제 교육 현장을 연계한 실천 중심의 교사교육 프로그램(정미라, 이방실, 박수경, 2014)이다. 연구참여자들은 다음의 표 2와 같이 9개월에 걸쳐 총 11회기의 교사교육에 참여하면서 대학의 교사교육장에 모여 주기적인 만남을 가졌다.

    그림 1과 같이 연구참여자들은 소그룹 교사모임에서의 나눔, 강의, 액션러닝 계획, 현장에서의 액션러닝 수행의 과정으로 이루어지는 교사교육에 참여하였다. 1시간 정도 진행된 강의에서는 교사교육자이자 액션리더가 주제를 발제하며 관련 이론을 설명하였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8명 이하 구성의 소그룹 교사모임에서 연구참여자들은 그 주제에 대한 토론을 하였고,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의 액션러닝 플랜을 마련하여 이를 다음 회기까지 현장에서 수행하였다. 즉, 교사들은 각 기관에서 다음 회기 모임 전까지 강의를 통해 접한 이론을 실제와 연계시키기 위해 플랜에 따른 실행(action)을 하였고 그 결과를 다음 회기 소그룹 교사모임에서 나누었다. 이러한 순환적 과정을 통해 교사들은 가상이 아닌 실제 교육현장에서 이론과 실천을 통합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특히 마지막 회기는 교사교육자가 아닌 교사들이 중심이 되는 사례발표회로 구성되었다. 마지막 회기에서 교사들은 10회기 동안 교육 현장 및 소그룹 교사모임에서 나누었던 경험을 전체 참여교사를 대상으로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5. 자료수집

    자료수집은 교사교육이 실시되었던 전체 기간 동안 관찰, 심층면담, 교사저널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관찰의 경우, 교사교육장에서 진행된 강의와 소그룹 토의를 모두 녹음하였고 녹음 후 1-2일 이내 전사하였다. 심층면담의 경우, 연구참여자들을 대상으로 1회 이상 이루어졌으며 주로 교육 실시 전과 후 또는 참여교사의 근무기관에서 1시간 내외로 진행되었다. 반구조화된 심층면담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의 교사교육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지, 교사교육의 전 과정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였는지, 이러한 경험이 참여자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등을 살펴보았다. 공식적 심층면담 이외에도 연구자의 판단에 따라 비공식적 면담이 추가로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심층면담의 과정 중에 연구참여자들은 현상학적 접근에서 교사교육 현장에서 배운 바를 실천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떠올리도록 요구되어졌다. 이는 떠오르는 경험의 의미가 교사 자신의 선험적인 경험이나 선입견에 의해 영향받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추가 연구자료로 당일 교사교육에 대한 교사의 반성적 저널과 연구자의 저널이 수집되었다.

       6. 자료분석

    자료분석은 경험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목적으로 하는 현상학적 접근을 활용하며 이루어졌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질적연구의 인식론적 관점을 논하면서 Schutz의 영향을 받은 Schwandt(2000)의 사회학적 현상학을 기저로 자료분석을 실시하였다. 사회학적 현상학은 사회 속에서 구성원들이 상호주관적(intersubjective)인 의사소통에 참여하면서 어떻게 자신과 타인의 의미있는 행동들을 해석해 나가고, 객관적 의미를 재생산해 나가는지 초점을 둔 관점이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참여자의 의미있는 경험에 보다 초점을 두고 분석하고자 노력하였다. 연구자는 모든 전사된 토의, 발표, 면담 자료들을 반복해서 읽음으로써 각 교사들이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의 과정 속에서 어떠한 개인적, 심리적 경험을 하는지 관련 진술을 찾아 나열하고(horizonalization), 나열된 자료 속에서 심리학적, 현상학적 개념들로 표현된 의미군(cluster of meanings)을 도출하였다. 도출된 의미군을 바탕으로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기술하고, ‘어떻게 경험되었는지’를 구조적으로 기술하였다(Creswell, 1997). 이 과정에서 연구자는 경험을 괄호치기(bracketing)하며 도출된 의미군을 조직 및 구조화함으로써 경험의 본질적 의미를 찾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자료분석 과정에서 선입견을 내려놓고 참여자의 관점에 다가가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노력하였다. 또한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동료의 자문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간주관적 설득력과 타당성을 확보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도출된 의미군, 현상학적 기술들, 그리고 해당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의 표 3과 같다.

    Ⅲ. 연구결과

    9개월 동안 진행되었던 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에서 연구참여자들은 다양한 상황적 맥락을 체험하였다. 교사교육의 내용이나 과정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그리고 매달 한 번씩의 만남, 교육 현장에서의 실행, 그리고 그 실행 경험을 다시 교사교육장으로 가져와 다른 교사들과 나누는 순환적 과정 속에서 연구참여자들은 다양한 상황을 인식하고, 감정을 느끼면서, 의미를 체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1. 부담감과 뿌듯함의 공존

    새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4월, 그 동안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교육에 참여한다는 사실은 교사들에게 어떤 의미일지 의아함 속에 면담이 시작되었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영아교사들에게 본 연구의 연구자들 그리고 다른 교사들은 이미 더 이상 낯선 관계가 아니었다. 서로 간의 “힘들지는 않으세요?”라고 주고받는 대화나 참석하는 교사들의 지친 모습은 영아반 교사들의 업무량과 일의 강도를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실제 면담에서도 교사들은 힘들었던 하루 일과와 뒤를 있는 교사교육에 대한 부담감을 이야기하였다. R교사, M교사, J교사가 언급하였듯이 교사교육이 시작되던 시점에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새로 시작되는 교사교육을 또 다른 업무의 연속으로 인식하였다. 이는 현직 영아반 교사들의 일상이 자신의 교수활동을 돌아보거나 더 나은 교수를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조차 부담으로 느낄 정도로 많은 업무와 교수활동 준비로 채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영아교사들의 솔직한 언어(예: ‘부담감, ‘스트레스’)로 교사교육의 부담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업무 이외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교사교육이 교사들에게 ‘부담감’이며 ‘스트레스’인지 살펴보아야 했다. 연구자들은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개별 경험의 특수적 맥락으로 인해 필연적인 편견(Gadamer, 1976)을 지닐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자기 이해의 과정을 통해 교사들의 언어를 보다 편견없이 바라보고자 노력하였다(유혜령, 1999). 그러자 그 동안 연구자들 스스로 놓치고 있었던 연구참여자들의 또 다른 언어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교사들은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뿌듯함은 단순히 이론적 강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이론적 강의와 연계된 액션러닝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토의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교사들은 이론과 실제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체험하였다. 즉, 이론의 틀을 자신의 내면적 가치로 형성해 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그제야 이론이 실천적 지식과 함께 다듬어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망설임과 부담감, 생소했던 주제와 방법에 대한 의아함으로 시작했던 교사교육이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참여하면 뿌듯함이 느껴지고 자부심을 가져가는 자리로 변화하였다. 이는 교사교육이 갖고 있는 서로 다른 모습인 부담감과 뿌듯함이 동시에 인식되는 순간이었다. 즉, 영아교사들이 참여하였던 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의 장은 급박하게 돌아가는 근무 기관의 상황과 많은 업무량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올 수 없는 부담스러운 공간으로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교사교육의 장은 영아교사들이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뿌듯함을 느끼는 공간으로 점점 채워져 갔다.

       2. 공유된 언어 “공감”

    본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은 부담과 망설임, 의아함으로 시작하여 뿌듯함을 느끼는 가운데 교사교육의 현장과 실제 영아교육 현장의 고리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액션러닝의 진행과정 중 교사들이 가장 빈번히 떠올린 의식은 ‘공감’으로 나타났다.

    ‘공감’이라는 단어는 교사들의 반성적 저널이나 면담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었던 단어 중 하나였다. 교사교육에 참여했던 교사들에 따르면 처음 만남은 서로 낯설었다. 각자 서로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교사들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서로 인사를 나누기도 어색할 정도였고 마주보며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더욱 힘들었다. 그러나 액션러닝의 특성상 교사들은 자신의 교실에서 직접 실행했던 부분을 함께 나누어야 했고, 이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현장에서의 어려웠던 점과 관련된 감정적인 부분도 공유하게 되었다. 특히, 교사들은 지도하기가 힘든 영아나 어려운 학부모와의 관계에서 교사로서 느끼는 감정적 소진도 서로 나누면서 감정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교사들은 교사교육장에서 ‘공감’을 통해 힘을 얻고 활력을 찾고 있었다. 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①남의 의견이나 논설에 대하여 자기도 그러하다고 느낌, ②남과 같은 감정을 가짐”이다(이희승, 2011). 그러나 연구자들은 ‘공감’의 사전적 의미를 교사의 ‘경험되는 맥락’(Pinar et al., 1995) 속에서 이해하고자 시도하였다. 사전적 의미에 대한 판단중지를 통해 연구자가 깨달은 교사들이 느끼는 공감은 ‘내가 누구를 공감했다’, ‘누군가 나를 공감해 주었다’, ‘쌍방 간의 공감이었다’를 넘어선 ‘교사교육장 및 모든 교사들 간에 통용되는 공유의 언어로서의 공감’이었다. 9개월 간의 교사교육 여정을 통해 영아교사로서의 고된 업무 및 이와 관련된 고민들, 영아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 등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을 서로 전달하고 전달받고 있었다. 그리고 함께 공유된 이러한 공감은 액션러닝 과정 속에서 교사들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무언의 공통 언어가 되고 있었다.

       3. 실천 가능한 지식에의 “열정”

    서로를 들여다볼 수 있었던 액션러닝의 사례 나눔에서 교사들은 적극적으로 실천 가능한 지식을 내어 놓았었다. 교사들의 관점에서 의미있었던 사례 중 하나는 서로의 보육계획을 살펴보고 비평하는 것이었다.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다른 어린이집의 교육계획안을 본 게 거의 처음이었거든요”라고 말하였다. 경력 1년이 갓 넘은 C교사는 연구자와의 면담 과정에서 열의 가득한 눈빛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C교사와 같이 경력이 많지 않고 다른 기관에서 근무한 경험도 없는 초임교사의 경우 이러한 열의가 더욱 나타났다. C교사는 자신이 매일 수행하는 교수계획과 교수활동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에 다른 교사 또는 타 기관의 계획안을 살펴보고 싶었다. L교사나 M교사처럼 고경력 교사들도 다른 계획안을 살펴본 것에 대해 언급할 때 굉장히 진지하고 뚜렷한 눈빛을 보였다. 이는 연구자들로 하여금 계획안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였다. 연구자들은 평소에 일일계획안이나 주간계획안이 갖는 의미를 판단 중지(epoche)하고, 교사들의 눈빛과 열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교사 관점의 계획안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였다. 면담이 이루어지기 전 수집된 전사자료를 다시 읽음으로써 타 기관의 계획안을 언급했을 때 교사들의 진지한 태도와 경험되는 맥락이 어떠한지 살펴보았다. 교사들이 언급했던 타 기관의 계획안이란 다른 교사들이 자신의 교실에서 무엇을 어떠한 모습으로 실행해나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열쇠였으며 그러한 맥락은 바로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지식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소그룹 모임에서 교사들은 다른 교사나 다른 기관들의 활동을 자연스럽게 접하였고 이 때 이루어진 대화들은 교사들에게 ‘나도 적용해 볼 수 있는’ 실천적 지식이 되었다. 다음은 이러한 실천적 지식들을 적극적으로 서로 나누는 사례이다.

    이와 같이 바다어린이집의 J교사는 영아의 신체운동을 주제로 한 액션러닝 과정에서 직접 수업동영상을 촬영한 뒤 소그룹 교사모임에서 고운어린이집의 C교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교사는 서로 다른 기관에 근무하지만, 만 1세반 담임교사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교사들의 현장실천과 이후 교사교육장의 소그룹모임 토의의 순환적 과정에서 교사들은 실천적 예들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경험들은 교사들에게 스스로 교수실행에 대한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교사교육이 일어나는 대학의 교실 상황 속에서 교사들은 비슷한 주제 또는 같은 교육의 원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다양한 계획안과 구체적인 실행 방법들을 나누는 것에 몰입했다. 서로 다른 기관에 근무하지만 같은 목적과 성격을 가지고 일하는 교사들이었기에 이미 알고 있었던 지식이 어떻게 현장에서 발현되는지를 적극적으로 나눌 수 있었다. D교사와 같이 자신의 실행을 다른 교사의 실행과 비교해 보기도 하고, M교사와 같이 다른 교사와 의견 교환을 하면서 또 다른 방법을 학습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몰입의 경험 을 교사들은 “열정”(L교사, 개인면담, 2014. 11. 06; B교사, 개인면담, 2014. 12. 17) 또는 “평소보다 더 적극적”(C교사, 개인면담, 2014. 11. 07)이라고 표현하였다. 실천적 지식을 공유하면서 교사들이 발휘했던 열정은 짧은 시간 동안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경력 15년의 L교사는 처음에 ‘아,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우리 원에 누가 될까?’라고 생각되어 다른 교사 앞에서 말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하였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교사들의 공유된 언어인 ‘공감’이 형성되면서 교사들은 실천적 지식을 적극적으로 나누는데 열정을 보였다.

       4. 긍정의 에너지 “힐링”, “위안”, “희열”

    I교사는 면담과정에서 환한 웃음과 적극적인 어감으로 ‘힐링’, ‘희열’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였다. 연구자들이 인식하기를 I교사는 교사교육 전 과정을 통하여 늘 참여적이었고, 액션러닝을 성실히 수행한 후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소개한 교사였다. 그러한 I교사이기에 자신이 액션러닝 과정에서 적용했던 부분이 긍정적 효과를 보았거나, 문제해결과정에서 의구심이 들었던 부분이 교사교육장에서 해결되었을 때 ‘희열’을 느꼈다고 표현하였다. 이는 교사들이 교사교육 현장에서 논의되었던 이론적 측면들을 직접 현장에 적용해 보면서 부딪쳤던 문제들을 다른 교사들과 함께 해결해 가는 과정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기쁨이었다. I교사에게 교사교육의 현장은 ‘힐링’을 주는 장소였다. 연구자들은 I교사의 언어에서 나타난 ‘힐링’의 의미를 괄호(bracketing)’치면서 다른 영아교사들의 언어에 귀를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다른 교사들이 말하였던 “풀어지는 느낌”이 I교사에게는 ‘힐링,’ J교사에게는 ‘위안’과 같은 언어임을 인식하게 되었다. 영아교사들은 감정적 공감의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현장에서의 스트레스를 “풀어버리고”, “힐링”을 경험하였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유아교사들은 유아와의 상호작용 뿐 아니라, 기관 조직 내 관계, 학부모와의 관계 등으로부터 끊임없이 육체적, 정신적 소진을 경험한다(Klassesn, Foster, Rajani, & Bowman, 2009). 앞에서 I교사가 토로하였듯이, 교사들의 육체적, 정신적 소진은 기관 내 영아와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나아가 교사의 의식적, 실천적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교사들은 육체적, 정신적 소진을 상쇄할 수 있는 감정적 공감을 통한 ‘힐링’이 필요했던 것이다. 교사의 감정적 ‘힐링’은 교실의 변화를 가져오는 원동력(신혜영, 이은해, 2005; Yoon, 2002)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본 교사교육에 참여한 영아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액션러닝을 통한 보다 탐구적이고 실천적인 문제해결 과정의 경험은 영아교사들의 교수 실제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보여진다.

       5. 실천적 지식을 확산하기

    액션러닝 과정을 통해 공유된 실천적 지식은 교사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던 다른 교사들에까지 공식적,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확산되기도 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의 경험에 따르면, 공식적 연수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진 비공식적인 만남을 통해 함께 근무하는 동료 교사에게 실천적 지식이 전달될 수 있다. 즉, 교사들은 액션러닝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동료 교사와 협력할 기회를 가졌는데, 이러한 협력 과정은 교사 스스로 이론을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동시에 교사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던 동료에게 교사교육을 통해 습득한 이론적, 실천적 지식을 공유하는 계기도 되었다.

    한편, 몇몇 교사들은 자신의 근무 기관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는 동료들에게까지도 교육의 내용 및 토론 과정에서 느꼈던 점을 전달하는 경험을 갖기도 하였다.

    C교사는 기관의 교수활동이나 아동 철학이 예비교사교육에서 배운 이론과 상이하여 이론과 실제 사이에서 큰 괴리를 경험하고 있는 어느 교사를 만났다. C교사에 의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그 교사는 점차 교수 실행과 아동 철학까지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그 교사와 힘든 점을 나누면서 C교사는 점차 자신이 참여한 교사교육의 과정에서 배운 점과 느낀 점, 그리고 다른 교사들과 공유했던 실천적 사례를 소개해 주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C교사의 경험을 액션러닝의 결과를 나누는 과정에서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나눔이 아닌 교사들 서로가 지지하고 도움을 주었던 경험의 재현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교사들의 경험은 이론적 지식 또는 실천적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전문인으로서의 단순한 전달이 아니었다. 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 참여를 통해 교사들은 감정적 공감과 실천적 지식 공유의 가치를 발견해 나가면서 동료교사의 힘든 점을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6. 돌아보고 깨치기

    영아교사들은 액션러닝 중 하나였던 교육계획안 분석을 하면서 자신의 계획과 교수활동을 되짚어보았다. 교사들은 이러한 경험을 “반성”이었고 “깨달음”이었다고 표현하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교사들은 바쁘게 진행되는 하루일과에 쫓겨 자신의 교수계획과 실행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시간이 없다. 본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러한 교사들은 2회기에 걸쳐 실시되었던 액션러닝 ‘계획안 분석 후 재구성해보기’를 통해 계획안과 일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였다. 또한 현장에서의 수업동영상 촬영 후 분석하면서 교사들은 지속적으로 “반성”과 “깨달음”의 순간을 접하였다. 교사들은 “그동안 놓치는 아이들이 많았었다.”(U교사, 개인면담, 2014. 10. 23)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전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부족한 것에 대한 깨달음”(I교사, 개인면담, 2014. 10. 23)의 순간을 경험하였다. 즉, 교사들은 처음에 단지 액션러닝의 플랜을 수행하기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였지만 추후 촬영된 결과를 분석하면서 그 장소, 그 시점에서 갖지 못했던 관점들을 다시 되짚어 보고 그 자리에서 인지하지 못했던 영아의 존재, 말, 행동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위의 U교사는 수업동영상을 분석하면서 교실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영아의 모습과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부족했던 자신의 상호작용을 아쉬워했다. 그리고 앞으로 좀 더 “넓게 봐야겠다는 생각”(U교사, 개인면담, 2014. 10. 23)을 하였다. 이처럼 교사들은 액션러닝의 과정에서 그동안 깨닫지 못했거나 소홀했던 자신의 모습과 행동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반성을 계기로 영아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태도나 말투를 새롭게 인식하고 실천하고자 다짐도 하였다. 의사소통 주제와 관련한 8회차 액션러닝 나눔에서 M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만 2세반 담임교사인 M교사는 평소 영아들의 언어적 개인차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영아 간 발달의 차이가 자신의 교수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M교사는 액션러닝을 수행하면서 자신이 또래에 비해 언어발달이 빠른 영아들과 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M교사는 상대적으로 언어발달이 느리거나 소극적인 영아와 충분히 상호작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와 같은 ‘깨달음’의 순간은 교사 개인의 액션러닝 과정 뿐 아니라 타 교사들과의 나눔에서도 빈번히 일어났다. 그 예로 영아의 개인차를 다루었던 7회차 액션러닝에서 P교사는 교사들을 ‘힘들게’ 한다는 희망이(당시 38개월)의 사례를 소그룹 교사모임에서 소개하였다. P교사에 의하면, 희망이는 등·하원 시 친구의 볼을 지속적으로 꼬집고, 놀이 참여도 드물며, 놀이 시간에는 물건들을 어질러 놓거나 던지는 등의 행동을 자주 하였다. 토의 과정에서 동료교사들은 희망이 사례와 관련하여 있음직한 다양한 원인들을 살펴보았다. 교사들은 희망이 부모님과의 해결 방안 모색과 희망이의 과잉에너지,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 등의 이야기를 하였다. 이와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P교사는 희망이 부모님과 지속적인 상담을 시도하였고 결국 희망이의 문제가 부모의 양육태도로부터 기인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P교사는 그동안 혼자 해결하지 못했던 희망이의 행동에 대한 대처 방안을 다른 교사들과 논의하는 가운데 찾게 되었다. 다음은 4개월이 지난 후 희망이의 변화에 대한 P교사의 설명이다.

    P교사는 희망이의 표면적인 행동만을 바라보고 문제의식을 가졌었으나 소그룹모임에서 다른 교사와 함께 그 사례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보고 논의함으로써 희망이의 맥락에 더욱 접근하여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P교사의 실천은 일회적으로 그치지 않고 다른 교사들의 관심 속에서 지속적인 논의 속에 발전된 것이었다.

       7. 액션러닝을 통해 연구자로서의 교사되기

    오래전에 석사과정을 마쳤던 경력 14년차 M교사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교수활동을 벗어나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M교사의 현장 업무는 숨가쁘게 진행되었고, 육아와 일을 병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배움에 대한 갈증만 남아 있었다. 이와 같이 경력 교사이지만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 M교사에게는 또 다른 스트레스였다. 그러나 M교사는 본 교사교육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교사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면담과정에서 액션러닝을 실행하는 자신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 단어가 무엇이냐는 연구자의 질문에 M교사는 잠시 생각 후 “연구자, 연구자가 된 기분이었어요.”라고 다소 단언적으로 말하였다. 이어 “연구자가 되었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하는 M교사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진 것을 확인하였다. M교사는 액션러닝을 통해 어떠한 문제에 부딪혔을 때 문제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겪으며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 희열을 느끼는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M교사는 ‘연구자’라고 표현하였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유아교사는 보수나 사회적 지위 측면에서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모용희, 김규수, 2013; 연희정, 송주은, 김은주, 2014). 이는 교사들의 자존감의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교사들의 경력은 높아가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경력 15년차 M교사는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 연구자로서의 자신을 발견하는 기분 좋은 체험을 하였다. 교사 연구자에 대한 논의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현장연구(action research)와 연결되어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왔다(조재식, 2002; Brydon-Miller, Greenwood, & Maguire, 2003). 현장연구에서는 구체적인 교사의 경험이 연구의 출발점이 되며 교사 자신의 반성적 사고를 실제에 적용할 수 있다. 현장연구는 교사의 교수 실제에 많은 도움을 주고 현장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교사교육 분야에서 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노진아, 서경혜, 2009; 조재식, 2002).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사들이 연구 방법상의 한계(노진아, 서경혜, 2009) 때문에 현장연구 실행 역량을 기르는 교사교육의 필요성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와 M교사의 사례를 고려할 때, 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은 교사 연구자로서의 체험을 제공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여졌다. 대부분의 연구참여자들은 교실 안에서의 액션플랜을 실행하면서 교사 연구자가 되어보는 경험을 하였다. 연구참여자 중에는 M교사와 같이 대학원 과정을 이수한 교사가 있었으며, 경력 교사 뿐 아니라 초임 교사도 있었다. 이와 같이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교사들이었지만 대다수의 교사들은 교사 연구자가 되기를 희망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액션러닝 과정에 참여하면서 다음과 같이 교사 연구자로서의 경험을 하였다.

    경력 5년차 K교사, 경력 3년차 R교사, 경력 2년차 I교사, 경력 1년차 U교사 모두 액션러닝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토의하는 과정에서 더 알고 싶은 욕구를 자각하였다. R교사와 K교사가 이야기했듯이 많은 영아교사들은 ‘애기를 키우거나’‘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면 된다는 ‘안전’ 위주의 보육적 역할에 익숙해 있었다. 이러한 일상 경험들은 그 동안 영아 교사들이 스스로를 전문인으로서 자각하는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었을 것이다. R교사와 K교사와 같이 대부분의 교사들은 교사교육장과 연계된 액션러닝을 현장에서 수행하면서 전문가로서 배우고 연구하는 것에 대한 욕구를 채우고 있었다. 동시에 영아들에게 미칠 수 있는 자신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자각을 K교사는 “꿈꾸던 교사”가 되어가는 것으로, R교사는 “멋져”보인다고 표현하였다.

       8. “더 교사가 되어가는” 그 느낌과 그 자각으로 일어나기

    교사들과의 면담과정에서 평소 조용한 성격의 U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U교사가 ‘더 교사가 되어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을 때, ‘교사’가 가지고 있는 단순한 사전적 의미를 벗어나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였다. U교사의 언어에 다르면, ‘아이’, ‘아이의 성향’, ‘아이와의 상호작용’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교사의 역할이다. 이는 이전에 연구 참여자들이 가졌던 그저 영아들을 교실 내에서 신체적, 정서적으로 지켜낼 수 있다면 비난받지 않는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수동적 신념을 넘어서는 것이다. U교사가 언급했던 ‘더 교사가 되어가는 느낌’이란 본 연구에 참여했던 다른 영아교사들이 전보다 개별 영아를 진심으로 이해하게 되었다거나 자신이 매일 매일하는 교수 활동에 대해 일상에서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과 동일한 경험의 맥락으로 이해된다. 영아의 발달 특성상 교육보다 안전한 돌봄이 우선이라는 의식이 강했던 영아교사들이었지만 액션러닝을 통해 개별 영아의 특성과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과정을 고민하면서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 었다.

    이러한 ‘더 교사가 되어가는 느낌’과 함께 영아교사들은 점차 교사로서의 자부심도 회복하고 있었다. 교사들은 스스로를 전문적 지식과 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실천적 역량을 지닌 전문인으로서의 교사라고 자각해 나갔다. 교사로서 누구나 어려움은 있지만 회의가 아닌 도전이 필요하다는 교사로서의 의식이 성장하고 있었다. 다음과 같이 C교사는 교사교육 참여 전보다 교육현장의 상황과 개별 영아 이해의 중요성을 더욱 의식하면서 적극적인 태도로 영아들을 교육하게 되었다.

    P교사와 G교사가 이야기했듯이, 전문인으로서의 교사들의 자각은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용기와 동기로 이어졌다. 액션러닝에 참여한 교사들의 체험을 통해 교사들이 발견한 전문성 그리고 느끼는 자부심은 단지 교사가 아이를 사랑하고 수업을 매끄럽게 진행한다는 자각에만 그치지 않도록 만들었다. 교사들은 이론과 실제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깨달음이 교실 맥락에서 자신의 자율적, 주도적, 적극적 의지로 실천되는 체험을 하였다. 그러한 체험은 본 교사교육의 과정, 즉 강의, 강의와 연계된 액션플랜 구성, 액션플랜 실행, 결과 분석 및 나눔, 비공식적 나눔 등의 곳곳의 맥락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본 연구에 참여한 많은 교사들이 지적하였듯이, 지식적 배움이 그 자체로 끝난다면 교사 스스로가 지각할 수 있는 진정한 성장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교사들은 배움과 깨달음이 일어났던 “그 느낌과 그 자각으로” 현장에서 실천을 하였고, 이러한 과정에서 교사들은 스스로를 전문인으로 여기게 되었으며 그 자각을 토대로 일상의 교실 상황에서 긍정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는데 필요한 실천적 의지를 기를 수 있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액션러닝 기반 교사교육에 참여한 영아교사 경험의 본질을 현상학적 접근으로 탐색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교사교육은 현장과 교사교육장을 연계한 소집단 액션러닝 형태로 9개월에 걸쳐 총 11회기가 진행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교사교육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교사들은 일회성이 아닌 장기간의 교육이라는 점과 다른 기관의 교사들과 지속적으로 함께 교류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많은 교사교육 관련 선행연구에서 교사교육 패러다임의 전환(김병찬, 2000; Korthagen, 2004)을 논의하면서 현장 중심의 교사교육의 가치와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 교사들에게는 교사교육 참여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또한 현장과 연계한 교사교육 참여 경험이 미흡한 상태에서 교사들은 향후 전개될 교육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

    둘째, 교사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가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힘들지만 뿌듯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교육에 몰입하게 되었다.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데 기여한 것은 바로 교사교육장에서의 공감이었다. 교사들은 다른 기관의 동료 교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사례 중심의 토의와 실천 사례를 발표하면서 실천적 지식을 채워 나갔다. 강의와 연계된 액션 플랜을 각자 현장에서 실천하고 그 사례를 다시 교사교육장으로 가져와 나누면서 비슷한 어려움을 경험하는 교사들 간에 감정적 공감을 느끼고 다른 교사로부터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실천적 지식을 배워 나갔다. 이는 예비유아교사들을 대상으로 액션러닝에 기반한 교직실무수업을 실시한 이혜원과 임수진(2012)의 연구와 아동건강교육 수업을 실시한 부성숙(2014)의 연구에서 실천적 지식을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결과와 일맥한다. 이은지와 정지현(2013)도 교사가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실제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직접 찾아보면서 적용할 수 있는 기회 제공이 바로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의 장점이라고 보고하였다.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에서는 교사의 열정이 가치있게 드러나며 ‘듣는 교육’이 아니라 ‘실천하는 교육’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 교사교육에서 강조되어야 할 점이 바로 교육적 맥락을 고려한 융통성의 발휘이다. 본 연구에서 교사들은 이론적 지식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어린이집과 학급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관심을 가졌고, 이에 대해 다른 교사들과 적극적으로 토의하였다. 교사교육장에서 이루어진 이러한 교사들의 대화는 바로 교육과정 실천을 위한 대화(curriculum as conversation)가 되어 교육 현장을 변화(Applebee, 1996)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여진다.

    셋째, 교사 스스로의 경험은 때로는 참여하지 않았던 교사들에게까지 비공식적 교육으로 연결되어 그 의미가 확산되었다. 참여하지 않았던 교사들도 어떻게 교사교육이 전개되고, 어떤 것이 공유되는지 관심을 가졌으며 기관 내 비공식적인 학습커뮤너티(learning community)가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참여 교사들의 주도적 학습과 전달이 이루어졌고, 참여하지 않았던 교사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생성되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영아교사들은 더욱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의 의미를 찾게 되었고 그 중요성도 인식하였다.

    넷째, 본 연구에 참여했던 교사들은 교사교육장의 강의 내용을 액션러닝 과정을 통해 본인의 교수활동과 연계하였고, 그 과정에서 경험했던 문제를 다시 함께 참여했던 다른 교사들과 나누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참여교사들은 영아발달과 교육을 위한 실천적 지식을 공유하고 현장에서 힘들었던 마음을 위로받고 힐링하는 경험을 하였다. 대부분의 교사 교육에서 추구하는 바는 바로 바람직한 교수 활동과 관련 직무 수행 증진일 것이다. 그러나 강의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이나 일회성으로 이루어지는 교육에서는 교육을 통해 습득한 이론적 지식을 현장의 실제와 연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의 결과는 교사들의 전문성은 누군가가 인정하고 길러주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교사교육자들이 함께 현장의 맥락을 이해하고 실천해 나가는 과정 속에 길러지는 것(배소연, 2013)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실무중심 워크숍만으로 교사교육장에서 배운 활동을 현장에서 다른 실제 활동과 연계하고 확산하기 쉽지 않다. 결국 교사들은 바람직한 교육을 계획하고 수행하기 위하여 지식 습득만이 아닌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바르게 이해하고 분석하고 종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배소연, 2014). 본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은 강의를 통해 얻은 새로운 지식을 이해하고 직접 현장에 실천해본 후 그 결과를 다시 교육장으로 가져와 다른 교사들과 나누는 일련의 경험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교사들은 현장의 어려움을 다른 교사와 나누었고 다른 교사의 사례를 통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교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 교사들은 하루하루 힘든 보육현장에서 영아 중심 활동을 실천하기 위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시도해 볼 수 있는 용기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선행연구(김미진, 김병만, 2012; 이경민, 최윤정, 이경애, 2012)에서도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 제고를 위해 강조하는 부분이다. 교사가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실제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주체임을 생각해 볼 때, 교사의 감정적 힐링은 교실의 변화뿐 아니라 영아와의 상호작용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섯째, 교사들은 액션러닝의 과정을 통해 이전에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일상성이나 교수활동에서의 무의미한 반복도 깨닫게 되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의미하게 반복하였던 계획안 작성, 등·하원 지도, 문제행동에 대한 자신의 태도 등을 반성하기도 하였고 다른 교사들의 지원으로 새로운 관점을 찾기도 하였다. 지식으로만 남아있었던 ‘개인차에 대한 배려’의 의미를 다시 되짚어보면서 영아들과의 상호작용 방식을 반성하기도 하였다. 이를 계기로 연구자로서의 교사로 성장하였다. 교사들은 현실적으로 바쁜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여건에서 지속적인 배움만 갈망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9개월간의 지속적인 액션러닝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채워가는 느낌을 갖게 되고, 배운 것을 교실에서 실천하는 교사 연구자로 성장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영아교사들은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되기 위한 노력과 영아들에게 미칠 수 있는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하게 되었다. 이는 교사의 역할과 자질에 관한 선행연구(이경민, 최윤정, 이경애, 2012; 이경하, 석은조, 2010)에서 성공적인 교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강조하고 있는 바이다. 영아교사는 다른 유아교사에 비해 평소 재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편이다(심영희, 성소영, 2013). 본 연구에서도 일부 교사들은 매일의 일과 속에서 어려움과 혼란을 느끼고 있지만 전문성을 가진 교사로서 다시 일어서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 조차 간과한 채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너무 완벽한 교사의 모습을 강조한 나머지 이러한 노력의 과정을 간과하지는 않았는지 우리가 깊이 반성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의 교사교육에서는 교사에게 필요한 지식이 나 정보 전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그 과정까지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가 갖는 의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그 동안 현직교사를 위한 교육이 대부분 일회성이거나 장학형태로 실시되어 온 것에 반해 본 연구에서 시도된 교사교육은 액션러닝을 활용한 현장중심의 시각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교사는 듣고 교사교육자만 가르치는 교사교육에서 벗어나 교사 스스로 몰입하고 이전에는 무관심했던 것, 의미 없던 것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하는 교사들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그간 학계에서 많은 교사교육 관련 연구가 강조해왔던 교사들의 실천경험 형성과정을 분석하였다. 교육의 질은 교사가 담보한다는 측면에서 교사들이 어떻게 성장하였는지 그 모종의 변화를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을 밝히면서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의 대상은 수도권 소재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영아반 교사들이었다. 따라서 본 교사교육에 참여한 교사들의 경험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적 배경, 근무기관의 배경 등을 고려하여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은 대부분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 및 보육을 전공하였다. 교사의 경험들이 비교적 일관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교사의 일반적 배경의 특성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보육교사들의 다양한 학력을 고려할 때 추후 연구에서는 참여 교사의 개인적 특징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셋째, 본 연구는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에서 교사들의 경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경험의 다양성을 논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추후연구에서는 액션러닝을 활용한 교사교육의 현장 실천 효과를 살펴보는 연구도 지속되기를 바란다. 넷째, 본 연구의 자료는 주로 교사교육장에서의 관찰과 면담 방법을 활용하여 수집되었다. 추후 연구에는 교사들의 현장과도 연계하여 교사들의 경험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사례연구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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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1>]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배경
    연구참여자의 일반적 배경
  • [<표 2>] 영아교사들이 참여한 교사교육의 회기별 내용
    영아교사들이 참여한 교사교육의 회기별 내용
  • [[그림 1]] 교사들이 참여한 교사교육의 절차
    교사들이 참여한 교사교육의 절차
  • [<표 3>] 자료분석의 예
    자료분석의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