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재난으로서 허리케인 카트리나

Hurricane Katrina as Unnatural Dis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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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이 글은 2005년 8월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례를 통해 재난 발생과 복구 과정에서 어떤 정치사회적 기제가 작용했는지를 분석한다. 카트리나는 ‘정부 실패’와 ‘위험 불평등’이라는 이중의 실패를 드러낸 사례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재난관리시스템의 문제로서 연방정부와 주/지방정부 간에 협력체계가 무너진 과정을 분석한다. 특히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9.11 이후 조직과 권한이 축소된 점이 재난대응 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둘째, 미국사회의 빈곤과 인종 문제가 취약계층에게 위험이 집중되는 불평등 문제를 초래했음을 분석한다. 이와 함께 주거, 복지, 교육 등 공공정책이 흑인과 빈곤층에 대한 배제적 정책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카트리나는 ‘이중의 실패, 절반의 복원’이라는 양상을 나타낸다. 이것은 미국사회의 공공성이 갖는 복합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재난관리 거버넌스의 재구축 과정은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지만, 위험 불평등의 지속과 공공적 접근의 약화는 공공성이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효과적인 재난관리를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력 거버넌스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공공정책 강화를 통해 재난의 사회적 취약성을 해소하고 사회적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다.


    This paper analyzes the process of the disaster caused by Hurricane Katrina in August 2005 the US case. Katrina is the case exposed the double failure of ‘government failure’ and ‘inequality of risk’. First of all, I have an issue dealing with the disaster management system, and analyze how the cooperation between the federal government and the local government collapsed. Second, I analyze how the damage was concentrated to blacks and poor people. In addition, I point out that the public policies such as housing, welfare, and education policies are working as exclusive policy for them.

    Katrina shows that the publicness of American society has a complex nature. The rebuilding process of collaborative governance shows the power of US democracy. However, the inequality of risk that remains unresolved shows the vulnerability of the publicness. Therefore, disaster management does not mean just to increase the organizational capacity and improve the management system. We need to enhance the social resilience to disasters by developing public policies to address the social vulnerability.

  • KEYWORD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 Katrina) , 사회적 취약성 , 공공성 , 재난관리시스템 , 협력 거버넌스 , 위험 불평등

  • 1. 들어가는 말

    2005년 8월 말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 Katrina)가 뉴올리언스를 비롯해 걸프 연안을 강타했다. 역사상 최악의 재난 앞에서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져들었다. 허리케인은 전쟁이 휩쓸고 간 것 같은 폐허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제방이 무너지면서 뉴올리언스의 80%가 침수되었고, 물에 잠긴 도시는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갔다. 카트리나는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다. 1,330명이 사망하고, 약 1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파괴된 주택은 30만 채가 넘었고, 경제적 손실은 1,250억 달러에 달했다(White House, 2006: 7; Bureau of Labor Statistics, 2006; FEMA, 2006: 5). 재난 대응은 총체적 부실로 얼룩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제때 구조되지 못했고, 피난처는 수용능력을 넘어서면서 제구실을 못했다. 도로가 유실되고 전기와 상하수도 시설이 마비되는 등 도시기반시설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통신은 두절되고, 의약품과 구호품도 제때 전달되지 못했다. 특히 사회경제적 자원이 부족한 흑인과 빈곤층에게 피해가 집중됐다. 허리케인은 자연재해로 시작됐지만, 단순히 하나의 자연재해에 그치지 않았다. 카트리나 재난의 발생, 대응, 복구의 과정은 재난관리시스템을 비롯해 미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점에서 카트리나는 ‘사회적 자연재난’(unnatural disaster)의 성격을 띤다(Logan, 2009; Levitt & Whitaker, 2009). 재난은 보통 재난의 종류에 따라 자연재난, 인적재난, 사회적 재난으로 분류되어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재난의 원인들이 어느 하나에서만 비롯되지 않고, 복합적 원인들이 서로 연관되어 발생한다. 홍수, 태풍,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는 자연의 변덕에 따라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동일한 자연조건에서 동일한 규모로 재해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피해 양상은 사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재난은 자연적 원인이나 기술적 장치의 실패만이 아니라 정치·사회·경제시스템의 실패로부터 산출되기 때문이다(임현진 외, 2002).

    이와 관련하여 최근 재난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자연재해와 관련하여 ‘취약성’(vulnerability)이라는 개념을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Bankoff, 2001; Cooper, 2013). 이른바 ‘유사전쟁 모델’에서는 재난의 원인을 외부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사회의 내재적 문제를 고려하지 못하는 데 반해, 취약성 모델은 재난을 사회적 취약성의 표현으로 본다. 자연재해라는 외부적 위협의 수준이 비슷하더라도 각 사회가 지닌 역량의 차이에 따라 실제로 재난 발생과 회복 정도가 극명한 차이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재난은 내부에서 키워진 사회적 위험이 표출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김은성 외, 2009: 45; 정지범, 2012: 16-17). 특히 한사회의 공공성 수준은 자연적, 사회적 위험의 발생 및 대처방식의 차이를 낳는다. 이 점에서 이 글은 카트리나 재난을 공공성 문제를 축으로 미국사회의 총체적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서 주목하고자 한다.

    카트리나의 사회적 충격이 컸던 만큼 그 원인과 이후 과정에 대해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미국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에서도 관심은 컸다. 그러나 국내 연구들은 재난의 원인을 둘러싸고 주로 미국 재난관리시스템의 문제와 정부의 부실한 대응에 초점을 맞추면서 우리사회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 연구가 대부분이다(김은성 외, 2009; 김흥순, 2010; 배재현·이명석, 2010; 정지범, 2012).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흑인과 빈곤층에게 피해가 집중된 결과를 두고 미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재해의 원인으로 지적하는 논의도 있다(이현송, 2006; Squires & Hartman, 2006; Johnson, 2011; Elliot & Pais, 2006). 그러나 이연구들은 카트리나를 사회적 재난으로 분석하는 데 있어서 ‘정부 실패’1)와 ‘사회 실패’라는 측면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지 못하고. 각각 개별 측면만을 해명하는 한계를 보인다. 따라서 이 글은 공공성 문제를 축으로 하여 정부 실패와 위험 불평등이라는 ‘이중의 실패’ 과정으로서 카트리나를 분석하고자 한다.

    우선 재난 발생과 대응의 문제를 낳는 직접적 요인으로 재난관리 정책을 수립·실행하는 과정에서 권한과 책임의 문제, 리더십과 계획의 실패 등이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재난관리시스템의 문제와 관련하여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체계가 무너진 과정을 중요한 문제로 다룰 필요가 있다. 카트리나는 현상적으로 이와 같은 정부 대응의 부 실과 무능에서 비롯되지만, 그러한 부실을 낳게 된 구조적 배경도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재난의 발생과 피해 정도는 재난의 예방과 대비, 복구와 재건 과정에서 재정적·사회적 자원을 얼마나 투입하고 어느 곳에 집중할 것인가의 문제와 관련된다. 특정지역과 집단의 피해가 막대한 이유는 정책의 체계적 선택과 배제가 이루어지면서 재난관리에 투입되는 자원배분이 불균등하게 나타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정부 시스템의 실패문제만 강조할 경우에는 이같이 재난 정책의 성격과 방향을 결정하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간과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카트리나 재난의 원인과 영향을 밝히기 위해서는 재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원인과 함께 재난의 사회구조적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1)정부 실패는 정부가 국민의 선호를 정확하게 대변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정부가 추구하는 민주성, 형평성, 책임성, 효율성의 가치와 그 실현과정이 저해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재난관리 측면에서 정부 실패는 단지 정부 대응의 부실과 무능 문제에 국한되지 않으며, 공공재의 제공에서 효율적인 자원배분 및 전달체계의 문제도 포함하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정부 수준에서 나타나는 재난관리의 조직적 역량과 시스템 문제에 한정해서 정부 실패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2. 재난과 공공성 위기

    이 글은 자연재해가 사회적 재난으로 전화되는 기제로 공공성의 위기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고자 한다. 공공성의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2) 첫째, 공공성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과 과정을 규정하는 민주주의 문제이다. 둘째, 공공성의 내용을 규정하는 문제로서 사회적 부담과 혜택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들 수 있다(임의영, 2010). 이 두 가지 공공성의 가치와 내용이 훼손될 때 재난의 사회적 취약성도 더욱 두드러져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첫째, 민주주의는 공공성의 핵심 문제 중 하나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체계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단순히 민주주의 제도와 형식이 아니라, 의사결정 과정과 시민참여 같은 민주주의를 이루는 실질적 내용과 과정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거버넌스 접근은 오늘날 민주주의 문제에서 핵심적 제도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재난은 매우 복잡하고, 대규모적이며, 불확실하다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기존의 정부 역량만으로는 재난관리와 같이 복잡하고 ‘다루기 힘든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가 어렵다(배재현·이명석,2010: 191). 정부는 이제 무대 위의 유일한 주인공이 아니다. 이 점에서 ‘다양한 행위주체들이 상호조정과 협력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재난관리를 실행하는 체계’(정지범, 2012)로서 재난관리 거버넌스가 유용하다. 거버넌스는 재난 예방과 대응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합의형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높인다. 나아가 흩어져 있는 집단적·시민적 지식과 경험을 사회적 자산으로 존중하고 활용함으로써 재난에 대한 사회적 대응력과 복원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이영희, 2014).

    이와는 달리 정부중심의 중앙집권적 재난관리체계는 명령과 통제의 관리방식에 의존하고, 관료제나 위계적 조직체계를 중시하며, 정보관리에서는 강력한 통제와 폐쇄성을 특징으로 한다(O’Brien, 2006; 김은성 외, 2009; 정지범, 2012: 21-22). 민주적 의사대표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거나 공개성과 투명성이 높지 못할 경우 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소홀해져 정부 시스템의 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의사결정의 폐쇄성과 정보 비밀주의는 재난 위험을 높이고 재난 대응의 책임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3) 중앙집권적 시스템이 일사불란한 대응과 강력한 권한, 명확한 지휘체계를 통해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도 있지만, 최고의사결정기구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하위조직의 책임성이 약화되고 각 조직들 간에 책임전가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O’Brien, 2006; 정지범, 2012: 18). 게다가 관료제적 의사결정으로 인해 오히려 재난 대처가 지체될 우려도 있다.

    반면에 거버넌스 시스템은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와 사회적 역량에 기반하며, 관리의 투명성과 이를 통한 책임성 부여를 강조한다. 하지만, 권한 위임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곧바로 재난관리시스템이 잘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분권적 시스템이 행위자 간 소통과 협력으로 이어지지 않고 ‘분절적 시스템’으로 귀결된다면, 각 부문 간 협력과 조정은커녕 책임을 둘러싼 공방과 갈등으로 점철될 가능성도 높다.4) 이런 점에서 재난관리의 분권적 시스템을 곧 정부 역할의 축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정부의 핵심 역할은 과거처럼 명령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 및 사회 각 부문이 가진 자원을 동원하고 연결하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공공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느냐에 맞춰진다(이명석·배재현, 2010: 193). 따라서 민주적 참여와 합의 형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거나 각 부문 간 조정과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재난관리에서 정부 시스템의 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재난의 피해 정도와 유형은 사회적 자원배분 과정에 따라 달라진다. 이 점에서 자원배분과 관련된 공공성은 재난의 발생 및 대처방식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가 된다. 보이스(Boyce, 2000)는 재난에 대응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개인의 가용자원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주의 접근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의 기본권에 토대를 둔 공공적 접근이다. 시장주의 접근은 개인의 지불 능력에 따라 시장에서 재화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개개인의 행위가 모여 사회 전체적으로 재난 위험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재난은 개별 투자를 넘어서는 피해나 혜택을 집단적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시장에만 맡길 경우 적절한 위험 대비가 이루어지기 어렵다.5)(이현송, 2006: 159; 이재은, 2011:3). 또한 재난 피해와 복구 과정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반면 공공적 접근은 안전과 건강 등 기본적 권리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고르게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재난에 대비한 사회적 투자는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므로, 재난 위험이 큰 취약한 집단에게는 공공적 수단을 통해 자원이 더 돌아가도록 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난관리에 대한 사회적 투자의 혜택이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불완전한 공공재’(이현송, 2006: 161)로 나타나기 때문에, 재난관리에 투입되는 자원배분은 불균등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대의의 불평등(inequality of representation)’을 낳는다(Jacobs and Skocpol, 2005)는 점에서 재난관리 투자는 지역과 집단에 따라 더욱 불균등하게 나타나게 된다. 즉 빈곤층이나 흑인 같은 사회적 취약집단보다는 중산층과 부자, 백인의 선호와 이해관계를 우선적으로 반영하는 이른바 ‘정책의 체계적 선택’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재난 대비와 복구과정에서도 이 정치적 과정에 따라 공공정책이 체계적으로 선택되고 집단별로 차별화되는 방식이 나타나기 때문에, 재난관리의 자원배분 과정과 사회적 투자는 매우 불균등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한 사회가 불평등에 취약할수록 위험의 불평등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위험 불평등은 재난 복원력(resilience)에도 영향을 준다. [그림 1]처럼 사회경제적 불평등 조건에서 취약집단은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될 뿐만 아니라, 회복도 다른 집단에 비해 느리거나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Barnshaw and Trainor, 2007). 특히 공공적 접근의 약화는 이 경향을 가속화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공공성 수준이 모든 영역에서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정치사회적 측면에서 민주주의와 관련된 공공성 수준은 비교적 높은 반면,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자원배분을 둘러싼 공익성과 형평성 수준은 매우 낮은 모순적 양상을 보여준다(구혜란, 2015). 따라서 공공성의 취약성이 재난관리의 실패를 낳는 요인이 된다고 할 때, 공공성의 복합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정부 실패’와 ‘사회 실패’라는 측면을 함께 들여다보아야 현실 분석의 적실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카트리나 재난에서 왜 재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왜 흑인과 가난한 이들이 희생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이유이다.

    2)공공성 개념은 매우 다의적이고 포괄적이어서 한 마디로 정의내리기가 어렵다. 또한 공공성 개념에는 여러 상이한 속성들이 내포되어 있으며, 이 구성요소들의 분석적 차원의 결합양식에 따라 다양한 성격의 공공성이 존재할 수 있다. 공공성에 대한 다양한 개념과 유형들, 그리고 공공성 측정을 위한 분석틀에 대해서는 구혜란(2015)을 참조할 수 있다.  3)권위주의 체제는 정권의 정당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정보를 은폐하거나, 국제원조를 거부해 사태를 악화시키고, 부패로 인해 공정한 자원배분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정당성 훼손을 우려해 시민사회의 재난복구 참여를 가로막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정부 책임이 강하게 요구되고, 시민사회가 복구에 함께 동참하여 긍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사례가 많다. 권위주의와 비교할 때 민주주의 체제가 대체로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난다(정유선, 2014: 15-16).  4)카막(Kamarck, 2002)은 거버넌스 시스템의 치명적 문제로 책임 분산에 따른 참여자의 신뢰성 문제를 지적한다. 코리바 등(Koliba, Mills and Zia, 2011)도 민관 네트워크에서 제도적 책임성 확보 문제가 필수적 과제라고 지적한다. 관료제와 비교하여 거버넌스 참여자는 자신의 책임을 가볍게 여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위기관리에서 재난상황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정지범, 2012: 30 재인용).  5)이재은(2011)은 재난관리 서비스에서 ‘시장 실패’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첫 번째로 외부효과의 존재, 두 번째로 공재로서 소비의 비경합성과 배제 불가능성, 공공재 생산의 항시성 문제와 함께 세 번째로 불완전한 정보의 문제 등을 제시한다(이재은, 2011: 3-4).

    3. 재난관리시스템의 실패와 재구축

       1) 미국 재난관리시스템의 특징

    재난관리시스템은 재난의 유형 측면에서는 통합관리 시스템과 분산관리 시스템으로, 정부 간 관계 및 정부와 시민사회 간 관계의 측면에서는 중앙집권적 시스템과 분권적 시스템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분산관리 시스템은 재난의 종류와 발생 유형에 따라 담당기관별로 책임을 분산시키는 재난대응체계이다(김은성 외, 2009). 분산형 관리방식은 재난시 유사기관 간 중복대응 문제를 야기하고 다수 기관간의 조정과 통제의 어려움을 제기한다. 또한 재난 예방과 대비, 대응과 복구를 위한 종합적이고 통합된 국가정책의 결여로 인해 재난 대응능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에 통합관리 시스템은 정부재난관리 활동에 대해 하나의 기관이 조정하고 통제하는 재난대응체계이다. 특히 재난이 점차 대규모화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분산적 시스템으로는 효율적 대처가 어렵다는 점에서 최근 선진국에서는 주로 통합형 재난관리 방식을 채택하는 경향을 띤다.

    미국의 재난관리시스템은 재난의 유형에 상관없이 ‘모든 위험요인 접근법’(All HazardApproach)을 취한다(김은성 외, 2009: 15). 이것은 모든 재난이 피해범위, 대응자원, 대응방식에 있어서 유사하다는 점에 근거하고 있다. 이와 같은 통합형 재난관리체계는 미국연방재난관리청(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 FEMA) 창설의 근거로 제시된다. FEMA는 분산된 재난관리 권한과 책임을 한 조직으로 통합했다. 더욱이 2001년 9.11테러 이후 FEMA를 비롯해 흩어져 있던 22개 위기관리조직을 통합한 국토안보부(DHS)가 설립되면서 통합형 재난관리 방식이 더 강화되었다. 테러 대응뿐만 아니라 식품안전, 비상대비, 응급의료, 사이버안전, 교통안전, 국경보호, 기술재난 등을 모두 포괄하게 된 것이다.

    둘째, 미국 재난관리체계는 연방제와 자치주의 전통 속에서 재난 책임이 기본적으로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몫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주정부와 지방정부가 현장대응, 연방정부가 지원 중심의 역할을 분담해 수행하는 분권적 체제를 채택해왔다(배재현·이명석, 2010). 주목할 것은 9.11 테러 이후 재난관리시스템의 변화이다. 부시 정부는 위기관리 기능을 모두 국토안보부로 집중시키면서, 테러 공격과 국가위기에 대비한 여러 조치들을 강제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권한을 강화했다. 사회 각 부문에 대한 통제와 명령 권한을 확대하고 군사주의와 비밀주의를 강화함으로써 시민의 자유와 인권, 민주적 권리를 제한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Wright & Rogers, 2010). 반면에 자연재해와 같은 재난에 대해서는 주/지방정부와 분권적 체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연방정부의 역할을 점차 축소하는 방안들이 시행되었다. 이러한 모순적 결합은 ‘작은 정부, 강한 국가’라는 신자유주의 이념의 모순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미국의 위기관리시스템은 9.11 테러 이후 보다 중앙집권적인 형태로 발전하면서 명령과 통제 시스템을 강조하는 형태로 바뀌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FEMA가 국토안보부로 편입된 이후 재난관리 역량이 부실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6)

       2) 재난관리 협력체계의 미비와 조정의 실패

    (1) 재난관리시스템은 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나

    카트리나 대응의 총체적 부실은 무엇보다 정부 실패에서 비롯됐다.7) 여기서는 주로 재난관리시스템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해 국토안보부와 FEMA의 역할과 임무, 보고체계를 비롯한 조직구조,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체계, 시민참여와의 협력 거버넌스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검토한다. 아담스키 등(Adamski et al., 2006)은 1988년에서 2005년까지 발생한 22개 허리케인 관련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통해 2003년 FEMA가 국토안보부로 편입되는 재조직화가 진행되면서 이전에 비해 허리케인 대응에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그 원인은 9.11 테러 이후 국가위기관리 방향의 전환과 이에 따른 FEMA의 조 직적·구조적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Select Bipartisan Committee, 2006: 151-153; Adamski et al., 2006; 정지범, 2012; 배재현·이명석, 2010).

    첫째, 9.11 테러 이후 위기관리시스템의 초점이 ‘자연재해’에서 ‘대테러 대응’으로 이동하였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에 따라 FEMA는 재난관리와 테러 대응이라는 두 가지 상이한 목적과 역할 사이에 놓이면서 임무가 불분명해졌다. 전체적으로 테러 위기관리에는 많은 예산과 자원이 확충된 반면, 재난관리 기능은 축소되고 약화됐다. 예를 들어 테러 대응에는 매년 200억 달러가 사용되는 데 비해, 자연재해 대비와 경감을 위해서는 1억 8,000만 달러가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Adamski et al., 2006). 부시 정부는 ‘작은 정부’와 재정 감축 기조를 주장하는 가운데 재난안전 조직이 과대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인식을 보이면서 연방정부의 개입과 역할을 축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의회조사국(CRS)은 보고서에서 ‘국토안보부에 FEMA를 편입한 것이 재난관리 역량을 떨어뜨렸으며, 재난관리 기능과 예산 축소,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이 카트리나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CRS, 2007: 4-5).

    둘째, FEMA가 국토안보부 산하기관으로 편입되면서 재난 대응에 관한 FEMA의 조직적 자율성과 독자적 보고체계가 약화되고, 이로 말미암아 신속한 재난 대응이 저해되는 관료제적 조직구조의 문제가 나타난 점을 들 수 있다. 주요 의사결정이 국토안보부 조직체계를 거쳐 이루어짐에 따라 FEMA 청장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지 못하였고, 보고체계의 복잡한 절차와 위계적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정보 혼선과 조직 내 갈등이 빚어졌다(Select Bipartisan Committee, 2006). 재난관리 자원과 인력 요청도 국토안보부 내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나가는 체계로 변화하게 됨에 따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 간 조정을 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더 투입해야 했다. 이로 인해 신속한 재난 대응이 지체되는가 하면, 재난에 관한 전문적 식견과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거나 공유되지 못하는현상이 나타났다.

    셋째, 연방정부와 주정부 및 지방정부 간에 협력체계가 마비되면서 재난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을 지적할 수 있다.8) 재난관리 거버넌스에서 조정·협력의 허브 역할을 하는 FEMA의 쇠퇴는 카트리나 대응 실패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FEMA의 조직, 권한, 예산, 인력 등이 축소되고, 특히 주정부 및 지방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었던 지방 교부금과 프로그램, 인력 등이 대폭 줄어들면서 재난관리 거버넌스 조정자로서의 역할 수행에 문제가 나타났다.9) 결국 FEMA는 국토안보부에 소속되면서 독립성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자원동원능력을 갖추지 못하였고, 관련 부처나 민간조직들과의 네트워크 활동 및 동원도 적절하게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Cigler, 2007: 68-70).

    이에 따라 지방정부-주정부-연방정부로 이어지는 분권적 시스템은 유기적인 연결과 협력이 아니라, 정부 간 권한 및 역할 범위를 둘러싼 갈등이 표출되면서 재난에 대해 제각각 따로 대응하는 체계가 되고 말았다. 대형재난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협력하여 대응해야 함에도, 카트리나가 발생했을 때 주정부의 지원 요청이 있을 때까지 연방정부는 관망하는 자세였으며, 초기 대응에서 연방정부의 구체적인 활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Select Bipartisan Committee, 2006: 136-137).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현장대응 실패 문제도 컸다. 지역의 재난 대응 자원과 인력은 부족했고, 리더십도 큰 문제였다. 연방정부와의 협력체계 부재와 갈등 속에서 루이지애나 주지사 블랑코(Kathleen B. Blanco)는 비상사태 선포를 서둘러 요청하지 않았고, 추가물자를 요청하지 않았으며, 백악관의 군 투입 제안을 거절하였다. 뉴올리언스 내긴(RayNagin) 시장은 허리케인 상륙 20시간 전에야 강제대피령을 발동하는 늑장 대응 문제를 비롯해, 이재민 대피소와 구호품 준비 부족, 상황 보고와 현장지휘 혼선 등 부실 대응 문제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국가재난대응계획’(National Response Plan; NRP)과 ‘국가사고관리체계’(National Incident Management System; NIMS)와 같은 새로운 정책이 카트리나 당시 처음 적용되면서 재난관리 담당자들이 충분히 숙지하거나 훈련되지 못한 점이 초기대응에서 보고 및 지휘 체계의 혼선이 발생한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특히 FEMA 조직 개편 이후 지방정부에서는 누구에게 보고하고, 지원을 요청하며, 정보를 공유할 것인지 혼란을 겪었다.10) 이로 인해 협력적 대응이 필요한 다양한 정부조직들 간 역할과 임무에 혼선이 있었고, 이로 인한 갈등은 카트리나에 대한 부실한 대응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2) 자발적 시민참여와 협력체계의 미비

    정부의 부실 대응과는 달리 카트리나 구호과정에서 시민들의 자원봉사 활동은 단연 돋보였다. 미국 시민들의 가치지향은 개인주의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공공선에 대한 기여를 중시하고, 다른 집단에 대한 높은 관용성을 보여준다.11) 이는 다양한 정체성과 다원적 가치를 지닌 개인들의 선택에 기반을 두면서도 동시에 공공문제에 대한 활발한 시민참여와 공동체에 대한 폭넓은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힘이 된다.

    카트리나 재해 현장에서는 적십자사를 비롯한 비정부기구(NGO)와 시민들의 자발적 구호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음식, 의료, 임시숙소 제공 등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문제는 정부와의 협력체계가 없었다는 점이다. 시민 활동은 FEMA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유기적 공조 없이 개별적, 분산적으로 전개됐다. 정부는 NGO 활동을 체계적으로 배치하고 관리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Angela et al., 2007: 164-165). 정보공유와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지 못하여 NGO나 자원봉사자가 고립된 상태에서 활동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기업의 구호활동도 활발했지만, 정부와 연계 없는 독자적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월마트 경우는 상황실 운영, 본사‑지역‑매장관리자로 연결되는 신속한 커뮤니케이션 체계, 구호품과 물류의 집결과 신속한 전달 등 기업의 구호활동을 대표하는 사례로 꼽힌다(Horwitz, 2009). 하지만 정부는 기업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자원과 수단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다양한 구호 노력들을 조정하는 데도 실패하면서 민·관 재난협력체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했다.

    결국 9.11 이후 강화된 국토안보부의 관료적 운영, 테러 대비에 맞춰진 재난관리시스템, 재난 대응의 정부조직 간 역할 갈등과 혼선, 시민사회와의 체계적 협력 부재 등 재난 관리에서 전반적인 국가능력 약화가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FEMA의 재난 대응역량 약화와 조정의 실패는 효과적인 재난 대응을 어렵게 만든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 기관들이 제각각 움직이는 과정에서 갈등이 더 불거지게 되었던 것이다. 결국 미국의 재난관리시스템에서 핵심 관건은 일사불란한 명령과 통제가 잘 이루어지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연방정부와 주/지방정부, 공공과 민간부문의 협력적 거버넌스가 실질적으로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조정과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의 문제였다. 카트리나는 이러한 협력 거버넌스가 구현되지 못하여 효과적인 재난관리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3) 미국의 민주주의와 재난의 학습

    그렇다면, 카트리나 이후 재난관리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리고 그 변화를 추동한 힘은 무엇이었나? 재난관리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문제점 진단과 개선방향의 모색은 정부 혼자만의 판단과 결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회구성원의 참여와 협의에 기반한 민주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때 문제가 감춰지지 않고 제도적 차원의 해결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이렇게 특정 개인이나 한 기관의 책임에 떠넘기지 않고, 공론화 과정을 통해 위험을 객관화하고 투명하게 드러낼 때 재난관리시스템의 실패를 극복하고 새롭게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싹트게 된다.

    카트리나 이후 의회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졌다. 상하 양원, 의회조사국, 백악관, 국토안보부 등에서 1~2년 동안 각종 조사결과와 보고서가 발간되었을 뿐만아니라, 재난관리 대책에 대해 여러 수준에서 장기간 활발하게 공론화가 전개되었다. 부시 행정부는 카트리나 직후인 2005년 10월 재난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발 빠르게 내놓았으나, 의회는 행정부의 조치가 미흡하다고 보고 독자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상원은 FEMA의 문제점 진단 후 FEMA를 해체하고 독립적인 ‘국가재난대비·대응위원회’를 구성하여 재난관리시스템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으나, 이후 논의를 통해 FEMA의 위상과 자율성 확대 방안으로 수정·합의하였다. 하원은 2005년 9월 15일 재난이 발생한 지 2주일만에 공화, 민주 양당 의원이 참여하는 조사위원회(‘허리케인 카트리나 대비 및 대응 진상조사를 위한 초당파 위원회’) 출범을 결의했다. 위원회는 5개월 동안 광범위한 진상조사를 진행했다. 이러한 활동에 기반하여 2006년 2월 ‘이니셔티브 실패’(A Failure of Initiative)라는 보고서가 작성되었다.12) 이 과정에서 22회의 청문회, 83만 8천 쪽의 자료 검토, 325명의 증인 인터뷰가 진행되었다(Committee on Homeland Security and Governmental Affairs,2006: 3). 이와 같이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조사결과를 토대로 2006년 10월 ‘포스트카트리나 재난관리개혁법’(the Post-Katrina Emergency Management Reform Act)이 제정되고, 이를 계기로 재난관리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전기를 맞게 된다.

    재난관리시스템의 재구축을 가능케 한 것은 결국 미국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변화를 이끈 원동력은 민주적 절차가 확립된 의사결정 과정과 시민참여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정치체제는 민주주의 제도화 수준이 높고, 다양한 이익집단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정책과 입법 과정이 특징적이다. 투명한 정보 공개, 언론 자유등 개방성과 투명성 수준도 높다.13) 이 점은 공개적인 공론 형성과 문제 진단을 이끌어 재난 대응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된다.14) 미국사회는 문제를 숨기거나 ‘희생양 찾기’를 통해 문제를 외면하지 않았고, 공개적인 논의과정을 통해 재난관리시스템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카트리나 재난에 대한 ‘사후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공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시민사회 간 협력체계가 보다 강화될 수 있었다.

       4) 재난관리 협력 거버넌스의 구축

    카트리나 이후 재난관리시스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FEMA의 권한 강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청장의 위상이 강화돼 부장관급으로 격상되고,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대통령에 대한 직접 보고나 재난 정책의 의회 건의 등 권한이 강화되고, 국토안보부와의 관계에서도 독립적 의사결정 기구로 원상 복구되면서 조직 위상과 자율성이 높아졌다(CRS, 2007: 5-6). 또한 재난 대비 기능의 이전, 국가재난통합센터(NIC) 신설, 긴급재난대응팀 신설 등 종합적 재난관리 조직으로서의 위상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연방정부와 주/지방정부 간 갈등 및 거버넌스 실패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 있다. 우선 대형재난 발생 시 연방정부의 사전적, 즉각적 개입이 가능하도록 개선되었다(Starks, 2012). 연방정부의 개입 절차가 간소화되고 승인 요건도 완화되면서 주정부나 지방정부의 요청 없이도 연방정부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재난관리 지원 활동이 실질적으로 가능해졌다. 나아가 ‘국가재난대응체계’(National Response Framework;NRF)가 새롭게 마련됨에 따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 NGO 및 민간부문 등 각 기관의 역할 범위를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갈등 여지를 줄이는 등 협력체계의 재정비가 이루어졌다. 특히 카트리나 이후 국가재난대응체계에 계획 단계부터 민간참여 범위를 명시적으로 규정함으로써, 정부가 NGO의 다양한 지원 활동을 체계적으로 배치하고 조정할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White House, 2006).

    지방정부의 재난 대응역량이 강화된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로 평가할 수 있다. 카트리나에서 나타난 문제 중 하나는 지방정부가 큰 피해를 예상했음에도, 사회기반시설 파괴와 대응역량의 붕괴로 인해 대형재난을 감당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 시정부는 ‘통합뉴올리언스지구계획’(the Unified New Orleans Neighborhood Plan)을 수립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적 거버넌스를 통한 체계적 재난관리 계획의 수립과 지역사회 재건을 꾀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Williamson, 2007).

    지역사회의 복구와 회복 과정에서는 시민 참여가 돋보였다. 정부 지원만으로 불충분했다. 미국사회의 NGO 기반 및 자원봉사 활동에서 갖는 강점이 여기에서도 발휘됐다. 특히 주목할 것은 카트리나 이후 수많은 새로운 지역주민 조직과 이들을 네트워크로 연계하는 연합조직들(umbrella groups)이 생겨났다는 점이다.15) 지역 NGO 및 주민조직의 성장과 역할 증대는 지방정부의 반응성을 향상시키고 정책의 공공성 강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민들은 스스로 주민 회합을 주관하고 참여하였으며, 주와 시정부가 주관하는 수많은 회의에도 참석하여 미래 계획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충분한 의사결정 능력도 보여주었다(Weil, 2010). 국가적 수준에서는 의회 주도로 재난관리 정책에 대한 논의 구조가 형성된 반면, 지방정부 수준에서는 지역주민의 직접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지역사회 공공정책의 수립과 지역 활성화 방안을 함께 논의하는 협력 거버넌스 체계가 비교적 잘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카트리나는 훌륭한 반면교사가 되었다. 정부는 이후 재난 대처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 예로 2011년 8월 미 북동부 해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일린과 2012년 10월 허리케인 샌디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응이 있었고 시민사회와의 협력적 구호활동이 전개되었다. 이처럼 철저한 대비와 한 발 빠른대응 덕분에 허리케인의 위력에 비해 피해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다(Starks, 2012).

    6)미국의 재난관리시스템에 대한 기존 연구는 이 모순적 경향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각각의 측면만을 강조하여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한계가 있다. 김은성 등(2009)은 재난의 대형화와 테러 대응 등으로 인해 연방정부의 개입이 확대되면서 초기와 달리 중앙집권적 관료제적 체계가 확대·강화되는 과정이 나타났다고 본다. 이와는 반대로 배재현·이명석(2010)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분권적 재난관리시스템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방정부의 역할이 축소되고 협력관계가 약화되면서 제각각 따로 움직이는 형태가 되고 이런 문제에서 카트리나 대응의 실패가 발생했다고 평가한다.  7)카트리나 재난 대비와 대응에서 나타난 문제들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제기는 의회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인 ‘이니셔티브 실패’(A Failure of Initiative)(2006)에 잘 나타난다. 위원회는 수많은 청문회와 자료 검토를 통해 재난관리체계와 FEMA의 조직적 변화, 커뮤니케이션 장애, 군 동원과 현장의 명령과 통제체계의 혼선, 제방 보수와 이재민 대책, 법집행 문제, 의료 및 주거 제공, 자원봉사조직 등 재난관리시스템을 비롯한 정부 대응의 많은 문제를 세밀하게 진단하고 평가하고 있다.  8)앞에서 관료제적 조직구조의 강화와 분권적 재난관리체계의 지속은 일견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이 두 측면이 양립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조직 내적 측면에서 보면, 재난관리의 복잡한 보고절차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관료제적 조직구조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한편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 측면에서 보면, 연방정부의 자원동원력과 조정 역량이 약화되면서 정부 간 갈등이 발생하고 협력체계가 무너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9)이러한 점은 FEMA 구성원들의 인식 속에서도 잘 나타나는데, 2004년 조사에서 FEMA가 국토안보부에 편입되면서 그 역할과 기능의 약화가 나타났다는 데 동의하는 비율이 80% 정도에 달했다(Marek et al., 2005: Adamski et al., 2006:11 재인용).  10)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장덕진 외, 2014)에서 미 의회조사국(CRS)의 재난관리정책 연구자인 맥카시와 키간(McCarthy, F. & Keegan, N.)은 인터뷰에서 “FEMA가 국토안보부 하위부서로 배치되면서 컨트롤타워 문제가 불거졌고, 정보전달이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해 주정부 공무원들이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때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혼란을 겪었다”고 말한다.  11)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장덕진 외, 2014)에서 미국인들은 평등보다는 경쟁 가치를 중시하며(0.86점), 개인책임을 강조하지만(0.61점), 동시에 관용을 중시하고(0.73점), 연대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0.76점) 등 매우 복합적이고 모순적인 가치지향의 특성을 보여준다.  12)이 외에 대표적인 보고서를 보면, 연방정부(FEMA)는 카트리나 직후 정부 대응에 대한 진단을 담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리타에 대한 정부의 대응’(Governmental Gulf Coast response to Hurricanes Katrina and Rita. 2005.10.)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또한 대통령에게 제출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연방정부의 대응’(The Federal Response to Hurricane Katrina: Lessons Learned, 2006.2)이라는 보고서는 재난관리체계 및 FEMA의 문제점 진단을 통해 17개 교훈과 125개 권고안을 제시했다. 의회조사국(CRS)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연방재난관리 정책의 변화’(Federal Emergency Management Policy Changes After Hurricane Katrina, 2007.3)라는 독자적인 보고서를 제출했다.  13)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조사(장덕진 외, 2014)에서 미국의 정치적 자유와 시민권 보장 점수가 10점 기준으로 8.7점, 정당 간 민주주의 정도가 8점으로 비교적 높고, 특히 이익집단의 정책입안 역량이 8점, 협의 수준이 8.5점으로 높게 나타나 이익집단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정책결정의 민주적 제도화가 정착됐음을 알 수 있다. 정부를 감시하는 의회와 시민의 견제 수준을 보여주는 입법 자원 점수도 9.3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난다. 또한 언론 자유 및 정부 정보의 접근성 점수도 각각 9점으로 높게 나타나 투명성과 공개성 수준도 높음을 알 수 있다.  14)카트리나 이후 ‘카트리나 모멘트’(Katrina Moment)라는 말이 회자되면서 이 용어는 ‘결정적 사건을 계기로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는 현상’을 일컫는 일반명사가 되었다. 이와 같이 재난 예방과 대응에서 무능한 정부와 리더십에 대해 국민들의 냉철한 평가가 선거를 통해 직접적으로 표출되면서 결국 권력 교체로 이어진 점은 ‘결과의 불확실성’이라는 민주주의 제도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5)뉴올리언스 지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주민혁신조직으로는 the Urban Conservancy, City-Works, the New Orleans Institute, Greater New Orleans Community Data Center, LouisianaREBUILDS.info 등을 들 수 있고, 연합조직으로는 Neighborhoods Partnership Network, the Beacon of Hope Resource Center, Sweet Home New Orleans 등을 들 수 있다(Weil, 2010).

    4. 사회적 취약성과 위험 불평등

    울리히 벡(Beck, 1997)은 오늘날 위험사회의 특징으로 ‘위험의 민주화’를 말한 바 있다. 복잡성과 불확실성이 증대하는 위험사회에서 위험은 이제 특정 계층과 집단, 지역의 문제를 넘어선다. 인류 전체가 공동의 위험을 안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 현실이 보여주는 바는 재난이 결코 균등하게 전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는 지구촌 각 지역 간에 불균등하게 나타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자연재해 피해가 더 크고 심각하게 일어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 국가 내에서도 피해가 집중되고 재난이 빈발하는 지역이 따로 있다. 카트리나 당시, 문제는 ‘왜 뉴올리언스인가’ 라는 것이었다.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지역은 5개 주에 이르렀으나 유독 뉴올리언스만 도시 전체가 거의 침수되고 피해도 더 컸다. 그중에서도 흑인과 빈곤층에게 피해가 집중됐다. 이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살펴보고, 그 배경으로 공공정책의 성격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1) 미국사회의 불평등과 공공정책의 취약성

    미국은 전통적으로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우선시하는 자유주의 사회의 특징을 지닌다. 경제적으로도 개인의 선택과 효용성을 존중하는 자유시장경제를 선호하며, 국가의 개입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강한 편이다. 이러한 자유주의 전통 속에서 의료, 복지, 교육, 연금 등 공공서비스의 제공에 대한 국가의 역할은 그다지 크지 않은 반면, 시장 기능이 상대적으로 강조된다(Hacker, 2002). 이에 따라 공공부문 지출은 전반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을 나타낸다. 총사회지출 중 공적지출 비중이 64.5%로 OECD 주요국에 비해 매우 낮다. 이에 비해 기업복지 비중이 큰 편인데, 최근에는 기업복지도 점차 후퇴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국가복지와 기업복지가 동시에 후퇴하면서 개인과 가족에게 사회적 위험이 전가되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물론 미국의 복지체계는 역사적 국면과 정부의 성격에 따라 국가 역할이 상대적으로 강조되거나 공공부문 사회지출이 일부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나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국가 책임보다는 개인 책임과 자조, 근로윤리를 강조하는 특성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시장 경쟁과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복지, 의료, 교육 등과 마찬가지로 위험관리 및 안전과 같은 공공서비스의 제공에서도 국가 역할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이것이 공공성 수준을 직접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공공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사회적 책임의 구조가 아닌 개인 책임을 강조하는 경향이 높다는 점에서 공익성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시장 기반 공공서비스 방식은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도있지만, 비용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개인 및 집단의 기회가 차단된다는 점에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사회의 불평등 구조는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고 오래된 문제이다. 특히 빈곤 문제와 인종 간 사회경제적 격차 문제는 단순히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문제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소득불평등 수준은 OECD 주요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최근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이다. 미국의 지니계수는 2012년 0.389점으로 OECD 평균을 상회하며, OECD 34개국 중 31위로 심각한 소득불평등을 보여주고 있다(OECD,2014). 빈곤선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가는 인구 비율은 2013년 14.5%로, OECD 주요국들중 가장 높은 국가군에 속한다. 빈곤 인구는 4,530만 명에 달한다. 흑인과 백인 간 인종불평등도 뿌리 깊은 고질적 문제이다. 흑인과 백인 간 소득 격차를 보면, 백인의 중위가계소득은 5만 8,270달러인 데 비해, 흑인의 경우 3만 4,598달러에 불과하다. 흑인 빈곤율은 27.2%로 백인의 9.6%에 비해 약 3배가 높다(US. Census Bureau, 2014). 결국 빈곤층 규모및 소득격차, 인종 간 사회경제적 불평등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볼 때, 미국사회의 형평성 수준이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빈곤 문제 등에 대해 사회적 책임보다는 개인책임을 강조하는 미국사회의 이념적 전통과 사회적 분위기는 빈곤과 불평등 문제가 지속되는 요인이 되고 있다.

       2) 불평등한 재난: 흑인과 빈곤층에 집중된 위험

    카트리나를 얘기할 때 인종과 빈곤이라는 미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미국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 인종, 지역에 재난 피해가 집중되는 위험의 불평등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피해가 막심했던 뉴올리언스 지역의 사회경제적 취약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올리언스는 빈곤 집중도가 높은 지역이자 인종적 분리가 매우 큰 지역이다. 미국전체 평균에 비해 소득이 매우 낮고 실업률도 높은 편이다. 카트리나가 발생하기 이전2000년 지표를 보면, 빈곤율은 28%로 미국 전체 평균인 12%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주민 40% 이상이 빈곤층을 의미하는 빈곤밀집지구는 1980년 30개에서 2000년에 49개로 증가했고, 이 빈곤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9만 6,417명에서 10만 8,419명으로 증가했다. 빈곤밀집지구 거주 인구가 39%에 달하는데, 이것은 미국 50대 대도시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Squires & Hartman, 2006).

    특히 뉴올리언스의 흑인 비율은 68%로, 미국 전체 13%에 견주어 보면 흑인 비율이 매우 높은 지역적 특성을 지닌다. 흑인과 백인 간 사회경제적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난다. [표 2]를 보면 흑인의 소득은 백인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며, 흑인의 빈곤율은 35%로서 백인보다 3배 이상 높다. 흑인 대졸자는 백인의 1/4에 불과해 인종 간 교육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뉴올리언스 내에서 인종과 계층에 따른 거주지역의 공간적 분리도 위험의 불평등을 야기한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흑인과 백인 거주 지역은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가든 디스트릭트(Garden District), 레이크뷰(Lakeview), 오듀본(Audubon) 등은 백인 거주자가 85%이상을 차지한 반면, B.W. 쿠퍼(B. W. Cooper), 로워 나인스 워드(Lower Ninth Ward), 폰차트레인 파크(Pontchartrain Park) 등은 흑인과 소수 인종 비율이 거의 100%에 가까웠다. 뉴올리언스의 흑/백 격리지수는 71점으로 매우 높은데, 이것은 주민의 71%가 이동해야 자연분포 상태를 이룰 수 있음을 뜻한다(Bobo, 2005: 이현송, 2006 재인용). 흑인과 백인은 말 그대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소득계층별로도 지역적 분리가 뚜렷했다. B. W. 쿠퍼, 로워 나인스 워드, 세븐스 워드(Seventh Ward), 거트 타운(Gert Town) 등은 대표적인 빈곤지역이자 흑인 거주지역이기도 했다. 빈곤밀집 지역에 사는 흑인은 43%에 달하는 반면, 백인은 11%에 불과했다(Logan, 2006).

    카트리나로 인한 뉴올리언스 지역의 피해는 매우 불균등하게 나타났다. 흑인과 빈곤층은 대부분 침수 위험이 큰 저지대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방 붕괴로 인한 피해가 매우 컸다(이현송, 2006). 위의 [그림 2]를 보면, 침수 피해가 적은 고지대와 침수 피해가 큰 저지대 지역이 확연히 구분됨을 볼 수 있는데,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백인 중상류층이 거주하는 고지대는 대체로 피해가 거의 없는 반면, 저지대에 거주한 흑인과 저소득층의 피해가 큼을 알 수 있다. 뉴올리언스에서 피해지역 거주자의 75%가 흑인이었고, 29.2%가 빈곤층, 52.8%가 임대 거주자로 나타났다(Logan, 2006: 7). 이에 비해 가든 디스트릭트, 오듀본, 업타운(Uptown) 등 백인 중상류층이 거주하는 고지대는 침수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16) 뉴올리언스 침수 지역의 평균소득은 3만 8,263달러로 비침수 지역의 평균소득 5만 5,300달러에 비해 매우 낮아 저소득 지역에 침수 피해가 집중됐음을 알수 있다(Brookings Institution, 2005) .

    특히 흑인과 빈곤층 피해가 컸던 이유는 이들의 경우 다른 지역으로 떠나서 살기 위한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시정부는 대피 이외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고, 대중교통 수단 활용 방안은 미비했다. 특히 대피 수단이 취약한 흑인, 노인, 저소득층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결여되어 있었다. 뉴올리언스 가구의 30%가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고, 그중 2/3가 흑인이었다. 백인의 15%가 차가 없었던 데 비해 흑인은 그 비율이 35%에 달했다 (Brand & Seidman, 2008: 10). 대중교통 체계가 마비된 상태에서 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대피할 수가 없어 집에 남아 있거나 대피소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대피소 수용자 95%가 흑인 빈곤층이었다.17)

    재난을 키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재난이었음에도 재난 대비계획과 그에 대한 사회적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재난 대비를 위한 사회적 자원의 사용은 정치사회적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되는데, 그 수혜자가 사회적 취약계층일 경우 우선순위에서 뒤처지는 경향이 있다(Christoplos et al., 2001). 특히 재난 대비에 대한 공공적 접근 방식이 약화되면서 취약한 지역의 재난에 대비한 사회적 투자도 더불어 축소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뉴올리언스 지역의 재난 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데는 이런 이유가 작용했던 것이다.

    무엇보다 제방 붕괴 위험이 일찍부터 인지되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재난 대비 예산이 투입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제방 보수도 제때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큰 침수 피해가 초래되었다(김홍순, 2010: 23). 연방예산 지원은 우선순위와 정치적 고려에 따라 달라지는데, 당시 자연재해 대비 예산이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부시 정부의 이라크 전쟁 수행과 테러 대비에 예산 투입이 늘어나면서 자연재해 예산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도 한몫을했다.18) 2001년 이후 허리케인 관련 예산은 1억 4,700만 달러에서 그 절반 수준인 8,200만달러 수준으로 삭감되었다. 게다가 지역에 대한 연방지원금 지원이 매칭펀드(matchingfund) 분담 방식으로 이루어지면서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재난 예산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산 삭감에 따라 제방은 결국 보수되지 못했고, 대형 허리케인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관광경제에 따른 해안지대의 무분별한 개발도 문제였다. 개발로 인해 연간 60~100km 습지가 소멸되고 있었다. 운하 건설은 습지를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폭풍해일의 통로 역할을 함으로써 재난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김홍순, 2010). 더욱이 지방정부가 추진하던 도심재생 사업으로 인해 원래 고지대에 거주하던 저소득층도 계속해서 저지대로 밀려나는 결과를 낳으면서, 흑인과 빈곤층의 재난 피해가 가중되었다.19)

       3) 복원되지 못한 삶: 재난 이후의 재난

    위험의 불평등은 재난 복원력(resilience)에도 영향을 미친다. 카트리나 재난에서 흑인과 빈곤층은 피해 정도가 더 컸던 만큼 이후 복구와 재건 과정에서도 회복이 장기간 지연되었다. 특히 주거, 복지, 교육 등 공공정책이 위험의 불평등 구조를 완화시키지 못하면서 이들의 삶은 제대로 복원되지 못했다. 부시 정부는 카트리나 복구에 1,205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뉴올리언스는 좀처럼 예전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Greater New Orleans CommunityData Center, 2014). 부시 정부의 재건 계획은 주로 기업조세감면, 대출지원 등 기업경쟁력 강화와 최저임금제, 환경 등의 규제 폐지에 초점을 맞추었다.20) 공공정책의 방향은 재난피해자를 지원하고 지역주민의 생활을 회복하는 데 미흡했으며, 기존의 사회경제적 불평 등 개선을 위한 적극적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먼저 주거지원 정책을 살펴보면, 자가 소유자에게 더 많은 자금이 지원된 반면에 다수 세입자에게는 불리한 정책이 펼쳐졌다. 연방정부는 지역사회개발보조금 104억 달러를 주정부에 지원했다. 이에 대해 루이지애나 주는 ‘로드 홈’(Road Home) 계획을 통해 자가 소유자에게 80억 달러를 지원한 반면, 임대주택 재개발 프로그램에는 15억 달러만을 지원했다(Logan, 2009: 466). 공공주택 재건축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빈곤층 단지인 공공주택을 철거해 소득혼합 단지로 대체 개발하면서 흑인과 빈곤층이 오히려 쫓겨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21) 카트리나 이후 임대료가 30~40% 상승하고, 임대주택 공실률도 거의 제로에 가까워 세입자 주민들의 복귀가 어려워지기도 했다. 자가 소유를 촉진하는 정책적 지원이 세입자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던 것이다.

    이재민 임시주거 시설인 ‘FEMA 트레일러(trailer)’에서도 흑인과 백인 사이 재난 피해의 불균등성을 볼 수 있다. 임시시설에 거주하는 가구는 2006년 11만 4,000가구에 달했다(Greater New Orleans CommunityData Center, 2014). 그러나 임시시설 지역은 흑인과 빈곤층이 거주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고, 이에 따라 범죄 발생과 생활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입지선정 과정에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빈발했다. 백인과 고소득층 거주지의 경우 주민 반대와 지역 정치인의 로비에 의해 입지가 좌절되었고, 대부분은 흑인 거주지 주변에 밀집되었다. 그 결과 주거환경 개선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둘째, 교육정책은 공공적 접근방식이 약화되면서 흑인과 빈곤층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기보다는, 기존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공립학교 128개중 카트리나 이후 54개만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대부분 백인 상류층 거주 고지대에 몰렸다. [그림 3]은 이러한 교육의 지역적 불균형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학교 복구를 위한 연방정부 자금 지원도 대부분 차터스쿨(Charter School) 전환 촉진을 위해 사용되었다. 카트리나 이후 차터스쿨 신설이 크게 증가한 반면에 공립학교의 경우 교육예산을 삭감하는 조치를 취해 공교육의 질이 더 악화되었다. 이에 대해 ‘공교육 민영화’의 새로운 형태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Perez & Cannella, 2011). 교육의 다양성을 명분으로 공교육 기반을 잠식함으로써 계층 간 교육 불평등을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것이다. 교육은 계층이동의 사다리로 작용하여 계층 간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기제로 활용될 수 있지만, 반대로 계층 간 격차를 오히려 심화시키는 연결고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교육 기반의 침식은 재난 복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교통, 전기, 병원, 학교, 보육시설 등 공공서비스의 복구가 지체되고 좋은 일자리가 제공되지 못하면서 지역주민의 생활이 제 궤도를 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재난으로 인한 지방정부 세수 기반 붕괴 및 주민의 재산과 소득 손실 등으로 인해 공공서비스 복구 역량이 약화되었고, 게다가 공공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도 빨리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공공서비스 복구율은 매우 미미했다.

    재난 1년 후 2006년 지표를 보면, 재난 이후 버스와 전차 노선은 절반 정도만 정상 운영됐다. 이용자 수는 1/3 이상 감소했다. 지방교통국(RTA)은 무료 수송 및 보조수송수단을 제공했지만, 공공교통 서비스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에너지 공급도 미비했다. 가스 서비스는 이전 이용자의 41%, 전기는 60%에만 제공되었다. 주요 병원은 50%가 폐쇄돼 11개만 운영되었고, 보육시설은 275개 중 23%만 복구되었다(Brookings Institution, 2006: 6-7). 재난 이후 지역사회의 복원은 단순히 경제 활성화가 아니라 ‘질적 성장’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고용은 주민들의 삶의 복귀를 돕는 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카트리나 이후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저임금, 저숙련 일자리에 머물러 있어 고용의 악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무엇보다 재난 복구 과정에서 주거, 교육, 복지 등 공공서비스의 제공방식은 미국의 공공정책이 위험의 불평등을 완화하기는커녕 오히려 흑인과 빈곤층에 대한 ‘배제적 정책’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미국의 복지정책은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소득과 자산 기준에 따른 엄격한 자격 기준을 요구하는 잔여적 복지체계를 특징으로 한다. 이러한 복지 수급 기준은 재난 피해자에 대한 주거 및 복지프로그램 지원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FEMA는 재난 피해자를 ‘수급 자격자’ 대 ‘부적격자’로 엄격히 구분하여 지원하는 방식을 취했다(Reid, 2011: 746). 이러한 지원 기준은 재난 피해자의 다양한 조건과 처지를 고려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FEMA의 임대보조금 지원 프로그램 사례를 보면, 재난 피해자에 대한 연방정부의 각종 지원 규정을 명시한 스태퍼드법(Stafford Act)은 “재난 이전 각 주소지에 오직 한 사람만 임대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단일 핵가족 기준에 맞춰진 기준으로, 최근 미국의 가족구조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흑인과 저소득층의 경우 한부모가정, 동거, 확대가족, 다세대 비율이 높아 많은 수가 수급기준에서 배제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결국 FEMA의 지원 프로그램은 백인 중산층 가정의 기준에 맞춰짐으로써 다른 인종과 계층의 다양한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배제적 정책’의 성격을 띤다(Reid, 2011: 743).

    이와 같이 ‘자격을 갖춘 피해자’ 대 ‘자격 없는 복지사기꾼’처럼 지원 자격을 구별하는 기준의 적용은 ‘부정수혜자’, ‘복지의존병’과 같이 흑인과 빈곤층이 공적 지원을 남용하고 있다는 고정관념을 강화했다. 더구나 피해자 지원에 대한 이러한 배제적 정책은 수급자격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이것은 재난복구에서 인종과 계층의 불평등 문제가 지속되는 원인이 되는 공공정책의 성격을 잘 보여준 대표적 사례였다.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 지역경제는 얼마간 회복되었지만, 취약계층의 경우에는 일자리, 주거 문제 등으로 인해 삶의 복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표 3]을 보면, 뉴 올리언스 인구는 2000년 48만 5,000명이었던 것이 카트리나 1년 후 22만 3,000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최근 2012년에는 인구수가 36만 9,000명으로 증가했지만, 이것은 재난 이전의 76% 수준으로 현재까지도 완전한 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인종 구성의 변화를 보면, 흑인은 68%에서 60% 수준으로 비율이 감소한 반면, 백인은 29%에서 35%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것을 인종적 다양성의 증가, 나아가 ‘빈곤의 분산화’로 평가하는 견해도 있지만, 거주비용 부담 증가, 일자리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흑인 빈곤층이 뉴올리언스로 복귀하지 못한 데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평가될 수 있다(Johnson,2011).

    재난 복구에 있어서도 불평등은 여전했다. 백인과 중산층의 경우 생활, 집, 기업, 커뮤니티 등이 재건된 반면, 흑인과 빈곤층의 필요는 제대로 충족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인구회복에서도 지역적 불균등성이 나타났다. 뉴올리언스 내 지역에 따라 인구 회복률은 큰차이를 보이는데, 대체로 흑인과 빈곤층 밀집 지역에서 회복률이 현저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표 4]에서 2005년에서 2008년 사이의 인구 회복률을 보면 뉴올리언스 전체가 71.8%의 회복률을 보이는 가운데, 흑인 거주지역 중 로워 나인스 워드가 11.2%에 불과했고, 세인트버나드지구(St. Bernard Area)는 23.0%, 폰차트레인 파크는 38.0%에 그쳤다. 반면에 백인 거주지역인 레이크쇼어/레이크비스타(Lakeshore/Lakevista)는 88.6%, 시티파크(City Park)는 91.9%의 회복률을 나타냈다. 예외적으로 몇몇 백인 거주지역이 낮은 회복률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체로 흑인 거주지역에서 인구 회복이 더디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22)

    인종 간 사회경제적 격차도 여전했다. 2010년 기준으로 흑인 가계소득은 백인보다 44%가 더 낮았고, 흑인 대졸자는 13%에 그친 반면 백인 대졸자는 29%로 교육 격차가 여전히 컸다(Brookings Institution, 2010). 이 사실은 지역사회의 복구와 회복을 위해서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불평등을 완화하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4) 공공문제의 개인화와 사회적 배제

    카트리나 재난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단지 재난관리시스템의 실패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사회가 공공성이 취약한 사회적 기반 위에 있다는 것이다. 뿌리 깊은 빈곤과 인종 문제는 재난의 발생과 대응이 결코 평등한 과정이 아님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럼에도 빈곤과 인종 문제는 공적 의제로서 공론화되거나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9.11 테러의 경우 계층과 인종에 관계없이 하나로 결속된 공동체라는 광범위한 사회적 연대 속에서 지속적 관심이 쏟아졌던 반면, 카트리나의 경우 재난 발생 직후 빈곤과 인종 문제가 한때 떠들썩하긴 했으나 복구와 재건 과정의 핵심의제 설정에서 곧 사라졌다. 이렇듯 빈곤과 인종 문제가 공론화되지 못하고 계속 ‘내재화’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새로운 공공정책이나 사회시스템 개혁이 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가?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인종과 빈곤 문제가 공론에서 사라진 이유를 검토해야 한다.

    첫 번째로 인종 문제를 다루는 언론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과장과 왜곡 보도는 카트리나 재난을 흑인과 빈민의 ‘약탈장’으로 그려냈다. 한 예로 상점에서 식료품을 챙겨 이동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묘사를 보면, 백인에 대한 AFP의 사진 설명은 ‘발견’(finding)이었던 반면 흑인에 대한 AP의 사진 설명은 ‘약탈’(looting)로 보도했다(박성희·조유미 2006: 63-64). 이러한 언론의 상징조작은 흑인과 빈곤층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시키면서 재난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연대를 협소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두 번째로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대의의 불평등’을 낳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열악한 상황에 있는 흑인과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는 공론장에서 좀처럼 들리지 않으며, 그들의 요구는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난관리 정책도 목소리가 작은 흑인과 빈곤층보다는 중산층과 부자, 백인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방향에서 결정된다. 이렇게 볼 때, 다양한 이익집단들의 이해관계를 제도적으로 반영한다는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가 실질적 내용에 있어서는 사회적 배제를 용인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로 인종과 빈곤 문제가 제대로 공론화되지 않는 중요한 이유로 ‘위험의 개인화’ 현상을 들 수 있다. 빈곤 문제는 인종과 개인의 문제로 가려지면서 공론화에 한계를 보인다. 빈곤은 ‘인종별로 격리’되면서 특정 집단의 문제로 치부되었고, 빈곤을 ‘개인의실패’로 바라보는 인식으로 인해 심각한 공적 문제로서 표출되지 못했다. 특히 공공적 접근의 약화는 위험의 개인화를 부추긴다. 자유주의와 개인주의 전통이 강한 미국사회의 가치지향은 위험 문제의 개인 책임 전가를 정당화하는 기제가 됨으로써, 빈곤과 인종 문제가 구조적 문제로 다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공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웠다. 말하자면 불평등 문제 측면에서 위험은 ‘내재화’ 되었고, 미국사회의 구조적 개혁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16)계획지구(planning district)별로 보면, 흑인 비율이 95.7%로 높은 로워 나인스 워드와 86.8%인 뉴올리언스 이스트(New Orleans East)의 피해인구 비율은 각각 92.6%, 99.2%였으며, 빈곤밀집지역인 미드시티(Mid-City, 흑인82.9%, 빈곤층 44.4%)는 100%가 침수 피해구역이었다. 이에 비해 백인 거주 지역인 프렌치 쿼터(FrenchQuater/CBD, 흑인 13.3%, 빈곤층 16.9%)는 불과 12.2%만이 침수되었다. 다만 예외적으로 백인 중상류층 거주지역인 레이크뷰는 89.8%가 침수 피해구역이었다. 흑인 비율이 각각 68.2%, 56.6%로 비교적 많은 편인 뉴오로라(New Aurora)와 알제(Algiers)는 반대로 피해구역이 거의 없었다. 빌리지 드 라(Village de L’Est) 지구의 경우는 피해가 비교적 작았는데, 흑인 비율이 83.2%이지만 빈곤층 비율이 7.8%로 낮은 흑인 중상류층 지역이었다(Logan, 2006: 11-12).  17)카트리나 이후 갤럽 조사에서 주민들 중 흑인의 53%가 모든 것을 잃었다고 답변한 반면, 백인은 19%만이 그렇다고 답했다(Lavelle, 2006). 흑인과 빈곤층은 재해 취약지역에 격리되어 살면서 허리케인 피해가 예상되었을 때 ‘버려진 존재’로 취급되었다. 침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하버드 대학교 공동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백인 부유층의 요구에 대해서는 신속히 반응하나 흑인 빈곤층의 요구는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대답이 68%에 달했다(이현송, 2006).  18)다이슨(Dyson, 2006)은 테러와의 전쟁 때문에 뉴올리언스 제방관리를 담당하는 미국 공병단 예산이 삭감되었고, 이것이 뉴올리언스 제방 붕괴의 직접적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정지범, 2013:73 재인용).  19)흑인과 빈곤층의 대피 계획과 교통대책의 미비, 제방 보수 관련 예산 삭감 등 흑인과 빈곤층에게 피해가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는 점에서 재난 대비 계획은 단순히 ‘계획의 실패’가 아니라, ‘계획된 실패’(a planned failure)라는 주장도 제기되었다(Cutter & Gall, 2006).  20)카트리나 이후 추진된 부시 정부의 ‘경쟁력강화지대’(Gulf Opportunity Zone) 방안은 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부흥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부시 정부는 카트리나 직후인 2005년 9월 8일 연방정부 계약업체의 최저임금 보장을 규정한 ‘데이비스베이컨 법’을 재난지역에서 중지하는 등 규제 폐지를 추진했으며, 연안지역(GulfCoast) 석유정제소 허가, 석유시추권 승인 같은 환경규제 폐지를 의회에 요구하는 등 기업의 새로운 기회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지역사회의 복구와 재건에는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재난 복구와 재건 과정에 참여한 정부 계약업체에 대한 특혜 논란이 빚어지는 등 ‘재난관리의 민영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대두되기도 했다(Klein, 2008).  21)세인트버나드(St. Bernard), C. J. 피에트(C. J. Peete), B.W. 쿠퍼, 라피트(Lafitte) 등 많은 빈곤층 단지에서 공공주택이 철거되면서 흑인과 빈곤층은 살 집을 구하지 못하고 기존의 주거지역에서 대거 나와야 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정책은 ‘새로운 인종 정화 계획’으로 불리기도 했다(Lavelle, 2006).  22)물론 거트 타운, 페어그라운드(Fairgrounds) 등 몇몇 흑인 거주지역은 예외적으로 인구 회복률이 높은 경우가 있었으며, 레이크뷰, 웨스트엔드(West End)처럼 백인 거주지역이 회복률이 낮은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많은 경우 흑인 거주지역에서 대체로 인구 회복률이 낮은 경향을 나타낸다.

    5. 맺음말

    카트리나는 ‘이중의 실패, 절반의 복원’이라는 양상을 나타냈다. 재난관리시스템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조정과 시민사회와의 협력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재난대응의 총체적 부실을 낳았다. 미국사회의 불평등과 인종 문제는 사회적 취약계층에 재난 피해가 집중되는 위험의 불평등 문제를 초래했다. 카트리나 이후 정부 실패를 극복하고 재난관리 협력 거버넌스를 재구축하는 데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위험 불평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카트리나는 미국사회의 공공성이 갖는 복합적특성을 잘 보여준다. 재난관리시스템의 재구축 과정은 미국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주지만,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공공정책의 부재는 공공성이 매우 취약한 사회적 기반 위에 있음을 나타낸다.

    미국의 정치체제가 투명하고 민주적인 공적 의사결정의 제도적 조건과 시민참여 문화를 갖추고 있다는 점은 재난관리시스템의 재구축을 가능케 한 기반이 된다. 카트리나 이후 의회를 중심으로 문제점과 대책을 논의하는 장기간에 걸친 진상조사 활동과 공론화과정은 미국사회의 문제해결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공공부문의 역할 축소와 시장기반 공공서비스에 초점을 맞춘 자유주의 복지체제와 최근 신자유주의 정책 확산은 재난관 리에 대한 공공적 접근을 약화시킴으로써 재난의 구조적 발생 및 대처 방식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카트리나 이후 복구 과정에서 주거, 복지, 교육 등 공공정책은 위험 불평등 구조를 완화시키지 못했다. 이것은 재난 위험의 사회적 취약성 문제가 계속 반복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카트리나 사례를 통해서 본 미국의 재난 발생 및 재난 극복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 유사한 재난이 계속 반복되는 이유는 재난관리의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정치사회의 후속조치는 미국과 대조적이었다. 들끓는 여론을 일시적으로 비껴가기 위해 희생양을 찾거나 보상 위주의 특별법 제정을 남발하고, 문제가 있는 기존 조직을 폐지하고 새 조직을 만들거나 기존의 실패한 체계를 확대개편하는 것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것은 과거 재난의 경우처럼 허울뿐인 ‘재난종합대책’ 마련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렇게 해서는 재난에 대한 학습이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

    철저한 원인 규명과 체계적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단기적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 독립적 조사기구를 구성하여 장기간에 걸친 조사활동을 추진해야 한다. 공공과 민간 차원의 다양한 백서 발간 활동 등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면서 대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이와 같이 사회구성원들의 참여와 협의에 기반한 투명하고 민주적인 의사결정 과정이 이루어질 때 실질적 문제가 드러나고 제도 및 시스템 차원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세월호에서 ‘정부는 없었다’는 말이 회자된 것처럼 정부 대응은 총체적 부실로 얼룩졌다. 중앙집권적 재난관리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명령과 통제에 길들여진 관료제적 의사결정은 재난 현장에서 신속하고 유연한 결정을 하는 데 장애로 작용했다. 더욱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하위 조직의 자율성 약화와 책임 떠넘기기가 버젓이 나타났다. 모두 위만 쳐다보며 아무 결정도, 책임도 지지 않는 현상이 팽배했다. 그렇다고 미국과 같은 분권적 시스템이 무조건적으로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카트리나에서 나타난 것처럼, 각 구성원 간 신뢰와 협력이 없는 거버넌스란 혼란과 갈등을 야기하는 기제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

    중앙집중형 재난관리시스템과 분권형 시스템은 각각 장단점이 있고, 따라서 상황맥락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우 중앙집권적 행정 체계와 비교적 짧은 지방자치 역사 등으로 인해 공공과 민간의 자원이 충분치 않고 지역사회의 재난대응 역량도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거버넌스 체계를 채택한다 해도 형식적인 체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원소연. 2013). 따라서 재난관리의 협력 거버넌스를 제대로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지자체의 분산된 재난관리 조직을 통합하는 한편 지역 간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그 기반 위에서 중앙과 지방정부의 재난관리 조직이 서로 연계성을 갖는 상시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역할은 일방적 축소가 아니라 정부기관, 지자체, 기업, NGO, 시민 등이 지닌 자원을 이끌어내 연계하는 조정 역량의 강화로 재구성될 때 효과적인 재난관리도 가능할 것이다.

    셋째, 재난과 위험에 대처하는 공동체의 능력이 재난관리에서 핵심 요소라는 점에서 시민들 간의 협력적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제도적 환경 구축이 중요하다. 우리의 경우 재난 발생 시 국민적 기부와 자원봉사 활동 등 자발적 참여의 에너지는 매우 크지만, 이것을 연결하고 조직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부재한 실정이다. 관심과 열기가 급속하게 뜨거워졌다가 급속하게 식어버리는 반복적 패턴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개별적, 분산적 참여를 조직화하고 이를 제도적 과정으로 연계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조직이 필요하다.

    넷째, 카트리나 사례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에서 위험 불평등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유사한 재난 유형과 피해가 반복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질 향상도 요원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공공적 접근의 약화는 재난에 대비한 사회적 투자에 소홀하도록 만들고, 위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개인과 집단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작용한다. 세월호는 안전보다 비용 절감이 우선하는 사회의 비극을 보여주었다. 세월호 이후 우리사회는 공공문제에 대해 사회적책임이라는 차원에서 함께 논의하고 공동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구조가 아닌, 개인 책임문제로 전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러한 불평등과 분열의 구조는 정치사회적으로 열악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배제됨으로써 공론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어떻게 지체되고 왜곡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세월호 참사는 공공성 문제를 축으로 우리사회의 총체적 문제를 드러냈다. 바로 이지점에서 우리는 ‘세월호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우리사회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수준이 크게 향상됐음에도, 성장과 물질주의 가치관을 대체할 새로운 가치지향이나 새로운 시민성 출현은 아직 본격화되지 못했다. 사회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 전 세대와 계층을 망라해 팽배함에 따라 모두가 치열한 생존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협력과 연대성이 매우 취약한 기반 위에 놓이게 된 것이다. 공공성과 삶의 가치 대신 사적 이익 추구와 욕망의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는 안전, 건강, 교육 등 삶의 질 문제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가치의 전환’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안전과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현재의 자원배분 구조에 대한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 재난관리 영역은 항상 후순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정부 및 지자체의 정책결정과 예산편성에서 새로운 가치와 자원배분의 원리에 따라 우선순위를 새롭게 결정해야 한다.

    카트리나 사례는 우리에게 이중의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그 방향은 크게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과 재난에 강한 사회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 대안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재난관리는 단순히 정부 수준에서 조직역량 증대나 시스템 개선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재난에 대한 사회적 복원력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모색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삶의 기회를 고루 제공하고 사회통합을 공고히 하는 사회적 조건과 역량을 갖춘 사회가 재난관리에도 성공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공익성과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정부와 시민사회를 포함한 협력 거버넌스의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공공정책을 보다 강화함으로써 재난의 사회적 취약성 문제를 해소하고 이를 통해 재난 경감과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연계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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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1]] 위험 불평등과 재난 복원력
    위험 불평등과 재난 복원력
  • [[표 1]] 뉴올리언스 지역의 사회경제적 취약성 지표, 2000 (미국 전체와의 비교)
    뉴올리언스 지역의 사회경제적 취약성 지표, 2000 (미국 전체와의 비교)
  • [[표 2]] 뉴올리언스 지역의 인종 간 사회경제적 격차(2000)
    뉴올리언스 지역의 인종 간 사회경제적 격차(2000)
  • [[그림 2]] 인종·계층의 공간적 분리와 침수피해 지역 분포
    인종·계층의 공간적 분리와 침수피해 지역 분포
  • [[그림 3]] 카트리나 이후 공립학교의 지역적 분포
    카트리나 이후 공립학교의 지역적 분포
  • [[표 3]] 카트리나 이전과 이후 뉴올리언스의 사회경제 지표(2000, 2006, 2012)
    카트리나 이전과 이후 뉴올리언스의 사회경제 지표(2000, 2006, 2012)
  • [[표 4]] 뉴올리언스 지역별 흑인 비율과 인구 회복율
    뉴올리언스 지역별 흑인 비율과 인구 회복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