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에 관한 비판적 고찰과 입법적 개선방안*

A Critical Review and Legislative Remedies of Seizure and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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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BSTRACT

    압수·수색은 수사실무에서 증거를 발견하고 확보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그렇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인권침해를 수반하므로 영장주의와 적법절차의 원칙을 통하여 규제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실무상 긴급성으로 인하여 영장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수사직권주의를 실현하기에는 많은 장애가 따른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사실상 독립적 긴급압수· 수색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체포할 필요도 없이 단순히 물적 증거의 확보만 필요한 때에도 불필요한 긴급체포를 남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례성의 원칙을 위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적법하게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던 중 영장에 기재되지 않았지만 우연히 당해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발견하였거나 혹은 다른 범죄와 관련된 증거를 발견한 때에 이 증거물이 폐기 내지 은닉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압수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 논문에서는 현행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제도를 비판적 관점에서 고찰한 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각국의 압수·수색제도를 검토하고서 그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적정한 수단에 의하여 증거의 확보를 가능하게 하도록 하는 입법적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로써 개인의 헌법적 인권보장이라는 사익과 국가의 형벌권 실현이라는 공익 사이에 균형을 통하여 형사사법적 정의를 실현하는데 일조하고자 한다.


    Search and seizure is the indispensable means to discover and secure evidence during investigation. However, as they involve violation of human rights inevitably, regulation through principles of warrant requirement and due process should be followed.

    Nonetheless, search and seizure without warrant is allowed due to urgency in investigation; but as this is very limited, there are many obstacles to realize discovery of substantive truth and Offizialprinzip. As a matter of fact, as our Criminal Procedure Code does not approve the independent emergency search and seizure, emergency arrests are unnecessarily abused many times, even when simply securing material evidence is needed without the need to arrest, and result in violating the principle of proportion. In addition, while a search and seizure warrant legally issued is executed, when evidence related to the incident but not written on warrant is discovered, or when evidence related to the other crime is discovered, it is not allowed to confiscate the evidence even when the proof is likely to be discarded or concealed.

    Therefore, after investigating the search and seizure system under the current Criminal Procedure Code from a critical point of view, this study reviews search and seizure of various countries and suggests legislative remedies to facilitate securing evidence by the investigative agency using proper mean based on the research results. Through this, this study tries to contribute to realizing criminal justice, through balance between the private benefit of the constitutional human rights for a person and the public benefit of realizing the state punishment power.

  • KEYWORD

    압수수색영장 , 영장 없는 압수·수색 , 독립적 긴급압수·수색 , 명백한 관찰의 원칙 , 영장주의

  • I. 문제의 제기

    압수‧수색은 증거를 발견하고 확보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효과적인 수단이다. 그렇지만 압수‧수색은 필연적으로 피의자 등 피수사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합리적인 제한을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압수‧수색에 대한 사법적 사전통제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의 자의에 의한 남용방지가 고려되어져야 한다. 헌법은 인권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에 대하여 영장주의를 채택하고 있으며, 형사소송법에서는 그 절차에 대하여 엄격히 규제를 하고있다.1) 그렇지만 형사소송법은 형사사법의 기능적 효율성을 위하여 이러한 사전영장주의의 예외도 허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행 형사소송법은 체포‧구속현장이나 범행현장 등 그 장소에 한정하여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거나2) 영장에 기재된 물건에 제한하여 압수‧수색을 인정하고 있다. 그 결과 체포‧구속현장이나 범행현장 이외의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는 경우나 정당한 압수‧수색과정에서 영장 기재외의 당해사건과 관련된 증거물3) 혹은 다른 사건과 관련된 증거물을 발견한 경우에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매우 높더라도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 이러한 매우 제한적인 압수‧수색의 허용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나 수사직권주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개인의 인권보장과 국가 형벌권의 실행이라는 공익과의 조화 속에서 법규범과 수사 실무상의 발생하는 압수‧수색의 간격을 메우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현행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제도의 문제점을 비판적 관점에서 고찰한 뒤,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각국의 영장 없는 압수‧수색제도를 검토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입법적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1)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근간을 선언한 헌법과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은 확고히 유지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 수사기관의 위법한 압수수색을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은 이를 통하여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도록 하는것이다(대법원 2007.11.15. 선고 2007도3061).  2)수사기관이 범죄행위 장소가 아닌 곳에서 긴급체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중한 범죄혐의의 피의자를 만났으나 도주 등의 이유로 체포하지 못한 경우에 그 장소에 있는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 수색할 수 없다(홍영기, 2011: 117). 왜냐하면 범죄장소와 무관한곳에서 피의자를 발견했으므로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장소’를 요구하는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이 적용될 수 없다. 또한 피의자가 체포되지 않은 상황이므로 ‘체포된 자’가 소유, 소지 또는 보관한 물건이 아니어서 동법 제217조 제1항에 의한 영장 없는 압수‧수색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 사안처럼 체포에 착수하였으나 체포에 실패한 경우에는 경찰관의 안전이 우려되거나 체포현장에서 피의자가 증거를 파괴, 은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동법 제216조 제1항 제2호도 적용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이 사안의 경우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높지만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는 문제점에 봉착한다.  3)검찰 수사관이 압수‧수색영장을 가지고 제주도 도지사 정책특보의 책상을 압수‧수색하고 있던 중에 도지사 비서관이 도지사의 집무실에 보관 중이던 제주도 도지사의 업무일지 등의 서류뭉치들을 끼고서 압수‧수색 장소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자 검사가 눈에 보이는 그 서류뭉치를 압수하였다. 이 사례에 대하여 대법원은 검사가 영장에 압수 할 물건으로 기재되지 않은 물건을 압수한 점, 영장 제시 절차를 누락한 점, 압수목록 작성‧교부 절차의 현저한 지연이 있은 점 등에 의한 절차위법이 있다면 원칙적으로 물적 증거라도 증거능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대법원 2007.11.15. 선고 2007도3061 판결). 비서관이 압수‧수색의 장소로 들고 들어온 서류뭉치를 검사가 우연히 명백한 시야범위 내에서 발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서류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압수대상물이 아니라면 이를 압수할 수 없다는 점이 이 판례의 쟁점이다. 이 사례는 후술하는 미국의 Plain View Doctrine과 관련성이 깊다.

    II. 현행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에 관한 비판적 고찰

    현행 압수‧수색 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므로 현행법상의 압수‧수색 제도를 검토한 뒤 이에 대하여 비판적 관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1. 현행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 제도

    현행 형사소송법은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을 기본원칙으로 하면서 긴급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영장에 의하지 않은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다.

    1)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관한 영장주의를 구체화하여 적법절차의 원리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에서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2항에서 사법경찰관의 압수, 수색도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하도록 함으로써 사전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

    압수‧수색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하여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수 있지만,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헌법 제12조에서도 인신의 체포‧구속뿐만 아니라 압수‧수색을 할 때도 반드시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게 함으로써 수사기관의 자의에 의한 남용을 방지하여 피의자의 인권을 보장하려고 사법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2) 영장에 의하지 않은 압수?수색

    형사소송법은 법원을 통한 대물적 강제처분의 통제라는 사전영장주의의 기본원칙에도 불구하고 형사사법의 기능적 효율성을 위하여 예외적으로 특정한 경우 영장 없는 압수‧수색를 허용하고 있다. 즉 체포‧구속에 수반된 압수‧수색(제216조 제1항), 범죄현장에서의 압수‧수색(제216조 제3항), 긴급체포 후의 압수‧수색(제217조 제1항), 유류물 또는 임의제출물의 영치(제218조) 등의 경우 사전영장 없이 압수‧수색이 가능하다.

    (1) 체포?구속에 수반된 압수?수색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는 수사기관이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제200조의2), 긴급체포(제200조의3), 현행법 체포(제212조) 또는 구속영장에 의한 구속(제201조)의 규정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船車) 내에서의 피의자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체포 또는 구속의 대상자인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 도피한 경우에 그 피의자를 발견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영장 없이 수색이 허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조항의 ‘피의자 수사’란 피의자를 발견하기 위한 ‘수색’으로 이해함이 타당하다(노정환, 2010: 32; 배종대 외 3인, 2013: 198; 백상진, 2014: 247; 손동권, 2011: 18; 이동규, 2014: 245; 이은모, 2011: 314; 이재상, 2013: 317). 이 경우의 수색이란 피의자가 체포되기 전의 수색을 말하며, 피의자가 체포된 이후에는 영장 없이 주거 등을 수색할 수 없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필요한 경우에 체포나 구속현장에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제216조 제1항 제2호). 이러한 긴급 압수‧수색은 체포 및 구속과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접착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이론이 없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접착성이 요구되느냐는 점에서 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고 있다(자세한 것은 노정환, 2010: 32; 손동권, 2011: 18; 홍영기, 2011: 131-132). 생각건대, 이 제도는 체포현장에서 흉기등을 소지하고 있는 피의자로부터 피의자 자신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방지, 도주의 수단이 존재할 경우 도주 차단, 피의자측(피의자 자신, 공범, 가족 등)으로부터의 증거의 은닉 및 파괴의 방지 등의 긴급성 때문에 체포현장에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4) 따라서 체포착수를 할 때에는 최소한 체포현장에 피의자가 존재하여야 하므로 피의자가 체포현장에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압수‧수색을 하거나 피의자가 존재했던 장소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5) 이 때 체포의 성공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6)

    (2) 범죄현장에서의 압수?수색

    수사기관은 범행 중 또는 범행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을 요하여 법원 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제216조 제3항). 범죄현장에는 범죄와 관련된 증거자료가 많이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를 보전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체포‧구속 목적의 피의자 수색(제216조 제1항 제1호)이나 체포‧구속현장에서의 압수‧수색(제216조 제1항 제2호)과는 달리 피의자의 체포나 구속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의자가 체포되었거나 압수‧수색현장에 있는 것을 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범죄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이미 범인이 도주한 경우에도 범죄현장인 주거 등을 영장 없이 압수‧수색할 수 있다. 그렇지만 범행이 종료하여 긴급성이 소멸한 후에는 범죄현장을 압수‧수색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발부받은 영장이 필요하다.

    (3) 긴급체포 후 압수?수색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긴급체포의 규정에 따라 체포된 자가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하여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한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긴급체포된 사실이 알려지면 피의자와 관련된 사람들이 증거를 은닉하거나 인멸 혹은 변질시킬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긴급체포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긴급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존재하므로 긴급체포시로부터 24시간으로 제한하여 긴급압수‧수색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그 대상도 긴급체포된자의 소유물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4) 기타 영장 없는 압수?수색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나 다른 사람이 유류한 물건이나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제218조). 압수의 대상도 증거물이나 몰수물에 한정되지 아니하며, 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반드시 적법한 권리자 권리자일 필요는 없다.

    특별법의 영역에서도 예컨대 조세범처벌절차법 제9조 제1항, 관세법 제296조 제1항, 통신비밀보호법 제8조 등에서 긴급을 요할 경우 사전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2. 현행 규정에 관한 비판적 고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체포‧구속 목적의 피의자 수색(제216조 제1항 제1호)이나 체포‧구속현장에서의 압수‧수색(제216조 제1항 제2호) 또는 긴급체포 후 압수‧수색(제217조 제1항) 등에 따른 영장 없는 압수‧수색은 체포나 구속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인신구속을 적법하게 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이에 수반된 증거물이나 몰수물을 별도의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인신구속의 부수처분으로 압수‧수색을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대인적 강제처분을 할 필요가 없이 단지 물적 증거의 확보만 요구되는 경우에도 피의자를 부득이 긴급체포하게 될 수 있고, 이러한 불필요한 인적 강제처분의 남용은 비례성의 원칙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같은 의견으로 김경수, 2010: 99; 손동권, 2011: 26). 일반적으로 대인적 강체처분은 대물적 강제처분보다 높은 혐의를 요구하므로 압수‧수색을 긴급체포와 같은 높은 혐의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긴급한 상황에서 매우 제한적으로만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증거인멸 등 긴급상황에 대처하는 데에는 한계에 봉착한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하더라도 영장에 기재된 장소와 물건에 한정하여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Roxin‧Schünemann, 2009: 34/12). 그 결과 적법하게 발부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던 중 영장에 기재되지 않았지만 우연히 당해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발견하였거나 혹은 다른 범죄와 관련된 증거를 발견한 경우라도 이 증거물을 압수하기 위하여 정식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7) 예컨대 강도죄의 범죄사실로 영장을 발부받아 수색하던 과정에서 강도준비를 위한 물품구입 대금을 결제한 자료를 하드 드라이브에서 발견하였지만 그 자료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경우 혹은 이 과정에서 살인죄에 관련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 그 증거물이 즉시 인멸될 것이 예상되더라도 영장 없이 이를 압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결과는 증거물의 멸실, 은닉 또는 파기를 조장하게 되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여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해야 하는 형사사법의 존립가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4)체포현장에서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취지에 대한 대립적 견해인부수처분설과 긴급행위설에 대하여 자세한 것은 노정환, 2010: 32; 손동권, 2011: 18 참조.  5)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체포장소에서 20m 떨어진 피의자의 집에서 영장 없이 압수한 물건에 대하여 증거능력이 부정되었다(대법원2010. 7. 22. 선고 2009도14376 판결).  6)왜냐하면 체포현장의 개념에 체포의 실패를 제외하게 되면 체포에 응한 피의자보다 도주한 피의자 더 유리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노정환, 2010: 32 참조).

    III. 영장 없는 압수?수색에 관한 비교법적 고찰

    증거인멸 등의 긴급한 상황에서 매우 제한적으로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인정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행법상 문제점의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하여 선진 각국의 영장 없는 압수‧수색의 입법례를 간단히 검토하기로 한다.

       1. 미국의 입법례

    미국은 영장주의에 의한 압수‧수색을 원칙으로 하지만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여부 및 판결을 통하여 확립된 영장주의의 예외에 속하지는 여부등에 따라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다.

    미국 연방 수정헌법 제4조8)는 국가기관에 의한 “부당한 수색 또는 압수로 인하여 국민의 신체, 가옥, 서류 및 동산이 안전할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선서 또는 확약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상당한 이유가 없거나, 수색될 장소 또는 체포될 사람 및 압수될 물건이 특정하여 기재되지 아니하는 경우 영장이 발부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연방 헌법 기초자가 가옥수색을 규율하기 위하여 수정헌법 제4조를 채택한 것이다.9) 즉 일반영장에 의하거나 영장 없이 가옥에 물리적으로 침입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하여 수정헌법 제4조를 제정한 것이다. 따라서 이 규정은 역사적 맥락의 측면에서 볼 때 압수‧수색을 할 경우 합리성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과 일반영장이 금지된다고 하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Bloom & Brodin, 2006: 15; Davies, 1999: 550).

    이후 미국법원은 각종 판결을 통하여 광범위하게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이 영장주의의 예외로서 긴급상황(exigent circumstances exceptions),10) 체포에 수반된 수색(searches incident to an arrest), 자동차와 트럭의 수색(car and container searches), 명백한 관찰의 원칙(plain view doctrines), 국경에서 수색의 예외(border search exception),11) 동의(consent)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자세한 것은 Allen & Stuntz & Hoffmann & Livingston, 2001: 406; Dressler & Thomas III, 2010: 211-344). 이 중 긴급상황에서 체포‧구속에 의하지 않은 독립적인 압수‧수색과 관련하여 특히 Plain View 원칙이 주목받고 있다.

    Plain View 원칙이란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특정한 장소에 진압한 결과시야 내에 보이는 물건이 범죄와 관련이 있다고 즉시 식별이 가능한 경우 영장 없이 이를 압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12)(Dressler & Michaels. 2005: 241-250; 민영성, 1999: 175; 오영식, 2009: 15). 주요 공공도로 상의 주거지 옆을 지나갈 때 일반시민이 관찰할 수 있는 범행증거를 수사기관 종사자가 이를 외면하며 눈을 가리고 지나갈 것을 미연방 수정헌법 제4조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Bloom & Brodin, 2006: 22). 이 원칙은 주거지나 서류 등에 대한 추가적인 수색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위치한 장소에서 우연히 발견한 증거물에 대하여 영장 없이 압수하는 것을 허용한다.

    이 원칙이 적용되기 위한 요건으로서 ① 수사기관이 대상물을 관찰할 수 있는 지점에 적법하게 도달하였을 것, ② 관찰한 물건에 대하여 수사기관의 물리적 접근권한이 있을 것, ③ 추가적인 조사 없이 대상물이 범죄와 관련되어 있음이 즉각적으로 명백히(immediately apparent) 알 수 있을 것 등이 거론되고 있다(Plain View Doctrine에 관하여 자세한 것은 Bloom & Brodin, 2006: 15-172; Dressler & Michaels. 2005: 241-250; 김기준, 2008: 17 이하; 민영성, 1999: 175; 백상진, 2014: 255; 이태훈, 1983: 2; 조국, 2003: 776; 최진안, 2013, 115-120 이하; 최창호, 2010: 75-78 참조).

    Plain View 원칙은 시각에 의한 명백한 발견에 대하여 영장 없는 압수를 허용했으나, 최근에는 미연방 대법원이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후각, 촉각에 의한 명백한 발견의 경우까지 확대하여 적용하고 있다(김기준, 2008: 20). 특히 Plain View 원칙의 특징인 우연성(inadvertency)13)의 요건을 폐기하였다(Citron, 2006: 406). 그렇지만 영장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압수의 대상물이 특정되어야 한다는 미연방 헌법 제4조의 명시적인 요건을 준수하기 위하여 우연성의 요건이 필요하며, 이 요건을 폐기함으로써 의도적 혹은 탐색적(exploratory) 수색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Dressler & Thomas III, 2010: 301).

       2. 영국의 입법례

    영국은 경찰 및 형사증거에 대한 규정(Police and Criminal Evidence Act: PACE)에서 대인적 강제처분에 부수하여 혹은 긴급성에 근거하여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다.14) PACE 제18조에서는 합리적 근거하에서 체포된 사람이 점유 혹은 관리하는 장소를 수색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인신구속에 수반되는 영장 없는 수색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15)

    PACE 제32조에 따른면 피의자가 자신 또는 타인에게 위험을 초래하거나 체포된 자가 합법적으로 구속되어 있는 타인의 도주를 돕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물건 또는 해당범죄의 증거일 수 있는 물건 등에 대하여는 긴급한 상황에서의 수색에 해당하며, 이 경우 영장 없는 수색이 가능하다.

       3. 독일의 입법례

    독일의 경우 압수‧수색은 판사의 명령에 의하는 것이 원칙이나 긴급한 경우에는 판사의 명령 없이 압수를 허용하고 있다. 독일 형사소송법 제98조 제1항16)에서는 “판사만이 압수를 명할 수 있으며,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검사와 그의 보조공무원(법원조직법 제152조)도 가능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 긴급을 요하는 경우란 법관의 명령을 받을 경우 압수가 위태롭게 되는 것과 같은 지체의 지체(bei Gefahr im Verzug)의 위험을 의미한다. 긴급상황의 여부에 대한 사후심사를 위하여 수사기관은 수색 전 또는 수색 직후에 관련사항을 조서에 기재하여야 한다(Roxin & Achenbach, 2006: 65-66) 사후의 사법적 통제절차로써 소지인 등의 이의신청과 판사에 대한 압수사실의 통보(동법 제98조 제2항17)) 그리고 압수물에 대한 판사의 처분권(동조 제3항18)) 등을 규정하고 있다.

    법원의 명령을 받지 않고 절차가 간소화된 가압수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도 허용하고 있다. 동법 제108조 제1항19)에서는 ‘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수색의 기회에 다른 범죄의 혐의를 입증할 물건을 발견한 때에는 이를 가압수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은 적법한 수색의 기회에 우연히 발견된(Zufallsfunde) 피의자 또는 제3자의 다른 범행의 증거물을 법관의 압수명령 없이 잠정적으로 압수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지체의 위험을 요구하지 않는다(Park, 2009: Rn. 215). 또한 우연을 가장한 의도적인 수색이나 수색영장에 기재된 물건을 압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증거물을 계속 수색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4. 오스트리아의 입법례

    오스트리아의 형사소송법도 독일처럼 영장 없는 긴급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122조 제1항 및 제2항에서 적법한 수색의 기회에 당해 범죄와 다른 범죄의 범행을 추론할 수 있는 물건을 우연히 발견한 경우 법원의 승인 없이 이를 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 증거물을 보전한 상태에서 지체없이 검찰에 통보하여야 하며, 검찰은 법원에 압수를 청구할 수 있다(제122조 제2항, 제113조 제3항).

       5. 일본의 입법례

    일본 형사소송법은 제220조에서 우리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과 거의 유사하게 체포현장에서 영장 없이 수색, 차압, 검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며, 미국이나 독일과 달리 일반적인 긴급압수‧수색이나 가압수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수사실무상에서는 긴급상황에서 압수‧수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제220조의 체포에 수반된 긴급압수‧수색의 범위를 우리와는 달리 해석상 넓게 인정하고 있다(김기준, 2008: 27).

    또한 가압수와 유사한 강제처분을 법률이 아닌 범죄수사규범 제154조에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범죄와 관련이 있다고 인정되는 물건을 발견하였지만 그 물건의 소유자나 보관자로부터 임의로 제출받기 어려운 경우 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증거인멸방지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이 방지조치를 가압수로 이해할 수 있다.

    7)대법원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법관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압수할 물건’을 특정하기 위하여 기재한 문언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함부로 피압수자 등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확장 또는 유추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9.3.12. 선고 2008도763 판결).  8)부당한 수색 또는 압수로 인하여 국민의 신체, 가옥, 서류 및 동산이 안전할 권리가 침해되어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선서 또는 확약에 의하여 뒷받침되는 상당한 이유가 없거나, 수색될 장소 또는 체포될 사람 및 압수될 물건이 특정하여 기재되지 아니 하는 경우 영장이 발부되어서는 아니 된다.  9)미연방 헌법 기초자는 제정 당시 다른 형태의 압수‧수색을 규율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10)긴급상황의 예외에 따르면, 상당한 이유에 기초하여 법위반 사실이 있고 영장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의 지체가 증거의 멸실이나 파손을 초래한다는 믿음이 있는 경우에 영장 없는 수색이 허용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긴급상황의 예외를 자동차 수색에 적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의 압수‧수색에 관하여 자동차 내에 금제품 또는 압수 대상물의 존재의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동차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이 허용되어 왔다. 자동차에 관한 예외의 근거로는 첫째, 자동차가 기동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영장입수의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과, 둘째는 자동차에 있어서는 프라이버시 기대가 감소한다는 것의 두 가지가 거론된다(김종구, 2009: 378).  11)국경에서의 수색이론에 따르면, 미국 내로 들어오는 사람과 재산에 대해서는 영장이나 상당한 이유 없이 수색이 가능하다. 미연방대법원은 이러한 국경 수색을 국가의 자기보호의 필요성에 근거하여 정당화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수색에는 두 가지 제한이 있다. 첫째, 수색이 국경에서 행하여져야 하며 둘째, 외국으로부터 들어오는 물품과 사람이 국가에 초래하는 어떤 위험이 현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김종구, 2009: 379).  12)예컨대 수사기관이 강도사건을 수사하기 위하여 적법하게 피의자의 가옥을 수색하던 중 이 사건과 무관한 살인사건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를 발견한 경우 이 자동차를 살인사건의 증거로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3)‘우연성’이란 수사기관이 적법한 수색을 하는 경우에 예기치 않게 우연히 대상물을 발견한 경우를 말한다. 이는 투망식 수색(fishing expedition)을 방지하고 상당한 이유만이 영장 없는 압수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원칙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다(Dressler & Michaels. 2005: 247).  14)영국의 경우 대인적 혹은 대물적 강제처분을 위한 기본원칙은 유럽인권협약(European Convention on Human Rights)이나 판례 등을 통하여 확립되어 왔다. 특히 실무에서의 구체적인 기준은 PACE에 명시되어 있다. PACE는 경찰의 범인검거부터 피의자의 최초 법정출석까지의 절차를 상세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과정에서의 경찰의 권한뿐만 아니라 형사절차상 증거에 관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한 PACE는 실무규칙(Code of Practice)과 더불어 경찰권 행사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기준이므로, 만일 경찰이 이를 위반하면 형사, 민사 및 징계책임이 야기될 수 있다.  15)PACE에서는 피체포자가 당해 점유 혹은 관리하는 장소에서 체포되지 않더라도 체포에 수반된 그 장소의 수색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 점에서 미국의 체포‧수색과 다르다.  16)압수명령은 법원에 의해서만 가능하며, 다만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검사와 그 수사요원(법원조직법 제152조)에 의해서도 가능하다. 제97조 제5항 제2문에 의한 편집국, 출판사, 인쇄소 또는 방송시설 내에서의 압수는 법원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17)법원의 명령이 없이 어떤 대상을 압수한 공무원은, 압수 당시 당사자 또는 성년인 그의 가족이 부재했거나, 당사자가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했거나 또는 당사자가 없어 성년인 가족이 이의를 제기했던 때에는 압수 후 3일 이내에 법원의 추인을 신청해야한다. 당사자는 언제든지 법원에 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 법원의 관할은 제162조에 따라 정한다. 당사자는 압수가 행해진 지역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에도 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당사자에게는 그의 권리를 고지해야 한다.  18)공소제기 이후 검사나 그 수사요원이 압수를 행한 경우 3일 이내에 법원에 압수 사실을 통지해야 하며, 압수 대상을 법원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9)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수색의 기회에 다른 범행의 혐의근거가 되는 대상을 발견한 때에는 이를 가압수할 수 있다. 당해 사실은 검사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제103조 제1항 제2문에 의한 수색의 경우에는 제1문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IV. 압수?수색에 관한 입법론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입법화를 위해서는 영장주의와 조화가 필요하며 그 요건을 엄격히 할 뿐만 아니라 사후의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다.

       1.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필요성

    현행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르면 영장에 기재된 증거물에 한정하여 압수‧수색을 허용하거나 체포·구속현장 혹은 범죄현장에서만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영장기재 이외의 증거물이나 다른 사건과 관련된 증거물을 우연히 발견하거나 체포·구속현장 내지 범죄현장이 아닌 곳에서 아무리 긴급을 요하더라도, 즉 정식으로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을 하면 증거가 파기 내지 은닉될 우려가 있더라도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 이로 인하여 수사기관이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어 국가의 형벌권을 통한 국민의 안전과 사회존립의 보장이라는 형사사법의 존립가치를 위태롭게 한다.

    영장은 일정한 범죄혐의를 전체로 발부되는 데, 이 범죄혐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할 합리적 수단을 보장하지 않고서 사전영장주의를 고수하는 것은 많은 무리가 따른다. 또한 영장 없는 압수·수색은 정형적인 수사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렇지만 실무상의 수사현실은 수사상황이 비정형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다양하므로 정형적 상황을 전제로 한 현행 무영장 긴급압수·수색으로 비정형적으로 매우 다양한 수사상황에 대응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형사소송법 제195조 및 제196조에서 수사기관이 범죄혐의를 인식한 경우에는 수사를 개시하여야 한다는 직권수사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적법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가운데 당해 혹은 다른 범죄혐의를 나타내는 증거물을 발견하고서도 새로운 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압수를 허용하지 않아 결국 증거물의 페기 내지 은닉을 초래했다면 직권수사의 원칙을 실현할 토대가 구축되어 있는지 의심스럽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증거인멸 등의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데에는 부족한 바가 많다. 따라서 인신구속에 부수하여 긴급압수·수색을 인정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라 불필요한 긴급체포가 남용할 수 있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행할 수 있으므로 인신구속을 수반하지 않는 ‘독립적인’ 긴급압수·수색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범죄에 대한 증거인멸을 방지해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즉, 적법한 영장집행의 과정에서 영장기재 이외의 증거물 혹은 다른 범죄사건과 관련된 증거물을 발견한 경우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영장 없이 ‘긴급’압수·수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을 통하여 법규범과 실무상의 괴리를 메워줌으로써 수사기관이 적정한 수단을 통하여 증거확보를 가능케 할 필요가 있다.

       2. 독립적 긴급압수?수색과 영장주의

    압수‧수색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필수불가결한 수단이다. 그렇지만 압수·수색은 필연적으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게 되므로 헌법 제12조 제3항에서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압수·수색을 받지 아니하며, 압수·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라고 영장주의를 천명하고 있으며, 동조 제1항과 제3항에서는 대인적 및 대물적 강제처분의 경우 적법절차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의 영장주의에 따라 형사소송법은 제215조에서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는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할 수 있다.”고 구체적으로 규정하면서 필요성을 압수·수색의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다.20) 이 필요성은 ‘필요한’이란 표현에도 불구하고 수사비례의 원칙 또는 수사상 적정성의 원칙을 의미하는 것으로써 적합성의 원칙, 필요성의 원칙, 균형성의 원칙 등의 3가지 모두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노정환. 2010: 12) 적합성의 원칙이란 목적달성을 위하여 효과적인 수단을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로서 압수의 대상이 처음부터 전혀 증명력이 없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장 없는 압수·수색은 수사의 효율성을 돕고 있으므로 대부분 최소한의 적합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필요성의 원칙이란 수사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본권의 침해가 최소한에 그치는가 하는 피해의 최소성을 의미하며, 형사절차에서 필요성 심사는 ‘그 수단 이외에는 다른 가능한 수단도 있을 수 있지만, 후자를 통해서는 합리적인 절차를 이루어낼 수 없는 경우’의 불가피성을 뜻한다(홍영기, 2011: 140). 즉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이 가능하다면 영장 없는 압수·수색은 허용되지 않지만, 증거인멸 방지를 위하여 영장을 청구할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에는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해야 된다는 것이 불가피성의 의미이다. 또한 균형성의 원칙이란 수사방법의 실행으로 인하여 보호하려는 공익이 침해되는 기본권보다 더 커야한다는 이익교량을 의미한다.

    헌법상 영장주의를 구체화한 형사소송법 제215조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는 수사의 합목적성이 존재하고, 다른 수단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영장 없는 압수‧수색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도 피의자의 권리를 최소한도로 침해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의 과정에서 우연히 영장에 특정되지 아니한 다른 증거물을 발견했거나 다른 사건의 증거물을 발견한 경우 처음부터 압수대상으로의 접근이 합법적이 며, 이미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허용된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외에는 새로운 기본권 침해가 없으므로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영장주의에 의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볼 수 있다.21) 따라서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입법화의 경우 그 요건을 엄격히 한 상황에 서 사후의 사법적 통제절차를 마련한다면 영장주의의 정신이나 적법절차의 원리에 반한다고 보기 힘들다.

    또한 현행 형사소송법에서는 대인적 강제처분의 경우에도 긴급한 상황에서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보다 훨씬 개인적 기본권 침해가 덜한 대물적 강제처분에 긴급압수‧수색을 허용하지 못할 이유를 발견하기 힘들다. 실제로 형사소송법에서는 대인적 강제처분에 부수적인 긴급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특별법(관세법, 조세범처벌절차법, 통신비밀보호법)에서도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에 일반적 긴급압수·수색을 규정하더라도 별 무리가 없이 보인다.

    앞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영장주의에 대한 광범위한 예외를 허용하고 있고,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도 긴급한 경우 영장 없는 긴급압수‧수색제도가 입법화되어 있고, 일본의 경우에도 범죄수사규범에 독일의 가압수와 유사한 제도를 두고 있으므로 비교법적 측면에서도 사전영장주의의 예외로서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입법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

       3. 입법적 개선방안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에 관하여 해석을 통하여 실현이 가능하다는 의견(김성룡, 2011: 251)이 있으나 영장주의의 예외나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제도 자체를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동일시 취급하는 상황이나 판례의 소극적 해석의 태도(대법원2009.3.12. 선고 2008도763 판결, 대법원 2007.11.15. 선고 2007도3061 판결)를 미루어 볼 때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보여진다. 따라서 입법을 통하여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정당성을 명백히 함으로써 국가의 적정한 형벌권의 실현을 위한 범죄통제장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제처분법정주의에 의하여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을 법률에 근거를 둔다면 이 규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러한 강제처분이 영장주의의 본질을 침해하거나 사법적 통제의 밖에서 이루어지는 경우에 비로소 적법절차의 원칙 내지 헌법적 권리보장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

    적법한 수색 중 범죄와 관련된 증거물임이 명백한 물건을 발견한 경우 이의 압수를 입법화하더라도 실체적 진실규명과 개인의 인권보장의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의 요건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요건으로서 체포나 구속을 전제로 하지 않은 긴급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증거인멸을 방지해야할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즉, 지체할 경우 증거인멸 등으로 수사의 목적이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하되, 사후의 법원영장을 통하여 이러한 긴급처분의 적법성을 확인하는 절차들 두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또한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되지 않았지만 당해사건과 관련된 증거물을 우연히 발견한 경우와 적법한 수색 중 해당 범죄사실과 관련이 없는 다른 범죄의 증거물을 우연히 발견의 경우도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요건의 요건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22) 이 경우 유효한 압수·수색영장 의 집행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증거물이고, 수색 자체는 적법한 근거에 의한 것이므로 증거인멸을 방지와 현실적 보전의 필요성 때문에 압수를 허용하더라도, 이는 피압수자의 프라이버시를 새로이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백상진, 2014: 258). 다만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에 따른 압수물의 압수를 종료하고 나서나 혹은 처음부터 다른 사건의 증거물을 발견하기 위하여 계획적이거나 의도적인 수색을 남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긴급성과 우연성을 요건으로 함과 동시에 추가적인 수색이 아닌 압수권의 확장만 허용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또한 이 경우에도 수사기관의 압수물에 대한 최종 압수를 위하여 사후영장 등 사법적 통제장치를 입법화하는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문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제215조의2(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범죄수사에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 ② 전조의 압수, 수색 또는 검증 중 해당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되나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증거물 또는 해당사건과 관계가 없는 다른 범죄에 관한 증거물을 우연히 발견한 경우에 긴급을 요하여 법원판사의 영장을 받을 수 없는 때에는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 ③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1항과 제2항의 경우에 사후에 지체 없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여야 한다.

    20)이 규정에서 필요성을 압수‧수색영장의 유일한 발부요건으로 하더라도 수사기관은 범죄혐의가 있을 때 수사절차를 개시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195조) 범죄혐의의 상당성도 당연히 그 요건으로 전제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21)미국 수정헌법 제4조의 영장주의는 1948년 미군정법령 제176호 ‘형사소송법의 개정’에 의하여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신동운, 2014: 162). 우리의 영장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미국의 경우에도 영장주의에 의한 압수‧수색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은 수색은 영장을 요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장주의에 대한 광범위한 예외를 두고 있다.  22)다른 사건과 관련된 압수물을 본건수사에 이용할 목적이 없이 우연히 발견했다는 점에서 별건압수‧수색과 구별된다. 이 우연성의 요건으로 인하여 특정된 영장이 일반영장으로 전환되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

    V. 결론

    정형적 수사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는 현행 형사소송법상 영장 없는 압수‧수색의 허용범위는 매우 협소하며, 비교법적 측면에서도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증거인멸 등 긴급상황에서 수사기관이 적정한 수단을 통하여 증거확보를 가능케 함으로써 형사소송법에서 요구하고 있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직권수사의 토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입법화를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로써 법규범과 수사 실무상 괴리를 메울 수 있다고 본다.

    수사절차에 있어서 개인의 헌법적 권리도 보장되어야 하지만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여 국가의 형벌권을 실현하는 것도 형사사송법의 중요한 목적이므로 이들의 균형적 조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요건을 엄격히 하고 사후 사법적 통제를 강화한다면 영장주의의 의미와 적법절차의 원리를 살릴 수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긴급성과 우연성을 독립적 긴급압수·수색의 요건으로 하여 그 남용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

    물적 증거만의 확보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 긴급체포의 남용을 피하기 위하여 체포‧구속과 독립된 영장 없는 긴급압수·수색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적법한 수색 중 영장 기재 외의 당해사건과 관련된 증거물 또는 다른 범죄와 관련된 증거물을 우연히 발견된 경우에도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영장 없는 압수·수색을 실행한 경우 그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사후의 사법적 통제가 필요하므로 사후영장주의를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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